[NDC17] 게임 하나로 300억...“원빌드-기획력-시도”

디지털경제입력 :2017/04/27 15:15

글로벌 시장에서 모바일 게임 원빌드(하나의 버전에 다국가 언어 지원) 버전으로 최소 300억 원을 달성할 방법은 없을까.

윤성국 스마트스터디 부사장(몬스터슈퍼리그 디렉터)은 27일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2017(NDC2017)이 개최된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최소 300억은 버는 글로벌 게임 기획 - 몬스터슈퍼리그 사례 중심’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스마트스터디는 설립 8년차 기업이다. 직원 수는 140명으로, 지난해 성장률 80% 기록했다. 이 회사의 대표작인 몬스터슈퍼리그는 26개월 동안 35명이 개발했으며, 지난해 9월 출시 이후 6개월 누적 매출 2천만 달러(약 225억 원)를 기록했다. 이 게임은 지난 달 미국, 영국 ,이탈리아, 덴마크 등 15개 국에서 최고 매출 순위를 경신한 바 있다.

윤 부사장은 이날 디렉터와 경영자 입장에서 각각 글로벌 원빌드 버전으로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거나 서비스할 때 필요한 조건을 생생하게 전해줬다. 족집게 노하우 공유였다.

그가 생각하는 글로벌 흥행을 위한 조건은 수십여 가지. 글로벌 원빌드를 선택해야하는 이유부터 엔진, 세계관, 스토리, 퀘스트, 번역, 비즈니스모델(BM) 설계 방식 등 세부 내용을 하나하나 집었다.

윤성국 스마트스터디 부사장(몬스터슈퍼리그 디렉터).

윤 부사장은 이날 “글로벌 원빌드 버전으로 게임을 출시해야하냐는 질문을 많이 해주신다. 내 대답은 예스(Yes)다”면서 “원빌드는 3년차 이상 개발자의 전공선택과목이다. 성공 가능성을 1% 높이고 싶다면, 글로벌 흥행 노하우를 가지고 싶다면, 차기작을 계속 만들고 싶다면, 차기작에서 3배 이상의 성공을 바란다면 원빌드 버전 출시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래픽으로 보면 글로벌 시장 트렌드는 2D에서 3D로 넘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이용자의 몰입도를 고려해봤을 때다. 물론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따.

엔진 선택 부분에 대해선 “일단 유니티를 추천한다. 이용자의 장르 선호에 따라 다르지만, 비실사 그래픽을 채용한다면 유니티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물론 처녀작이라면 가장 손에 익은 엔진을 사용하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또 “(글로벌 시장에선)수많은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메모리 1GB 이하의 저사양 스마트폰의 경우 특정 국가에서 점유율이 높다. 한국 등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스마트폰 교체 주기 느리다는 점을 기억해야한다. 2014년 512MB 메모리를 기준으로 게임을 개발했지만, 이제는 1GB”라고 전했다.

경험이 있는 퍼블리셔사(유통사)와 손을 잡아야한다는 말을 꺼내기도 했다. 그는 “성공과 실패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사업 파트너가 필요하다. 하지만 파트너는 파트너다. 개발사와 파트너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윤 부사장은 몬스터슈퍼리그가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얻었던 것은 시장 트렌드의 변화를 예측해 게임에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랜덤형 아이템 수집(가챠) 방식에서 랜덤 능동형 아이템 수집(가챠와 포획)으로 변경한 것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탄탄한 세계관과 스토리 ▲퀘스트 ▲자동 전투 ▲에너지 사용량 ▲클랜(길드) 시스템 ▲채팅 시스템 등에 따라 흥행 여부가 갈린다고 했다.

그는 “세계관과 스토리는 투자수익율(ROI)에 영향을 미친다. 스토리가 있어야 몬스터 등 제작을 단축할 수 있다”면서 “모바일 게임을 처음 접하는 사람은 퀘스트에 익숙하지 않다. 양보다 쾌적한 동선을 구축해야한다. 보상 부분은 촘촘하게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이용자가 어떤 보상을 받았는지 기억하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자동 전투 시스템은 필요하다는 게 윤 부사장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그는 “제어 장치를 고민해 구현해야한다. 부실한 제어장치는 이용자 간 빈부 격차가 생겨 결국 게임을 종료하게 만든다”며 “24시간 자동 전투를 할 수 있게 하면 이용자 간 격차가 발생한다. 자동 전투의 사용시간과 횟수를 제한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에너지 사용량에 대해선 “아시아권과 북미 유럽권 이용자의 패턴이 다르지만, 굳이 제어할 필요는 없다. 플레이 시간을 보면 아시아권은 2~24시간, 북미 유럽은 2~6시간이었다. 국가 마다 시간의 가치가 다르다는 점을 기억해야한다”고 했다.

클랜 시스템과 채팅 시스템은 어떨까. 윤 부사장은 꼭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클랜 시스템 구축에 2~3개월 소요되지만, 필요한 작업이다. 몬스터슈퍼리그에 클랜 시스템을 구축 안 해 후회했다. 클랜 시스템 추가 이후 리텐션은 20% 상승했다”면서 “채팅 시스템을 잘 구축하면 플레이 타임을 30%이상 증가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자동전투의 꽃은 채팅이다. 활발한 채팅은 신규이용자의 게임 내 정착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국가별 튜토리얼과 경제 밸런싱, BM 얘기도 꺼냈다.

그는 “국가별 튜토리얼은 필요하지 않다. 전 세계 공통이다. 잘못 만들어진 튜토리얼이 아니면 D+1 리텐션에는 큰 영향이 없다”면서 “국가별 경제 밸런싱은 달라도 된다. 아시아권과 북미의 일인당 골드 보유량은 2~3배 차이가 난다. 문화권이 따른 소비 패턴을 잘 확인해야한다”고 했다.

또 그는 “몬스터슈퍼리그의 국가별 BM은 처음에 똑같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아시아권은 확률업, 한정 보너스 이벤트에 반응하더라. 이 기간 더 지출한다. 북미는 이벤트의 반응이 덜하지만, 평소에 자신에게 필요한 상품을 구매한다”고 밝혔다.

디렉터가 아닌 경영자의 입장은 어떨까. ▲다양한 경험을 갖춘 인재 구성 ▲재무성과(KPI) 설정 폐기 ▲프로젝트 실패는 회사가 책임 ▲공정하지만 공평하지 않은 보상 등을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 사랑 받는 게임이 되기 위한 첫 단추는 다양한 경험을 갖춘 팀 구성이라고 생각한다. 팀에 법학과 출신의 마법사, 와우 세계 랭커 시스템 디자이너, 판호 전문가가 있다. 저는 고고학과 출신”이라면서 “채용 속도가 느리다는 게 단점이지만, 학과 직업 등 다양한 경험을 가진 인재는 분명 필요하고 가치도 있다. 단, 높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춘 사람을 채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재무성과지표(KPI) 설정에는 반대했다. 그는 “연말 연초 항상 듣는 말. 바로 목표 수치다. 이건 아닌 것 같다. 여러 지표가 일정 수준 도달하면 매출도 오른다”며 “물론 양면성이 있다. 일반직원의 생산성은 상향된다. 반면 우수 직원은 하향평준화가 된다. 프로젝트의 흥행 여부는 우수직원에 의해 판가름 난다는 점에서 KPI 폐기를 추천한다. 시가총액 2천 억 원까지 올랐지만 개발, 사업, 서비스에 (KPI 설정은)불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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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프로젝트 실패 책임? 이는 회사가 짊어져야한다. 개인이 실패로 배우는 것은 사실 별로 없다. IT 특성상 성공했다면 10중 8을 배운다면, 실패로는 2 뿐 못 배운다”면서 “프로젝트 성공에 따른 보상도 있어야한다. 보상은 공정해야하지만, 공평하면 안 된다. 우수인재는 특례로 보안해야한다”고 말했다.

윤 부사장은 “경영자는 게임을 만드는 일이 직무? 아니다. 벤처 정신을 불어넣는 역할이다. 이런 정신을 잃은 회사에 다닌다면 가치는 낮아질 것”이라며 “몬스터슈퍼리그팀은 지금까지 기획, 운영방법에 다른 선택을 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냈다. 이런 개발팀의 정신은 차기 프로젝트에서 이어받을 것”이라며 강연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