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기도 온라인으로"…유통업체들 아이디어 전쟁

이마트, 카톡과 제휴…오픈마켓은 유기농 배송

인터넷입력 :2017/04/26 08:50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지만 가는 길은 다르다.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같은 듯 다른 '장바구니 점령작전'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그 동안 채소, 야채를 비롯한 신선식품 판매에 많은 공을 들였다.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했던 신선식품까지 자신들의 품목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장바구니를 온라인 쇼핑으로 채우겠다는 목표는 같지만 구체적인 전략은 유통업체마다 확연하게 다르다. 이런 차이 속엔 각 유통사들의 고민이 그대로 담겨 있다.

오프라인 유통에 주력하다 최근 온라인 유통 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이마트는 이용자 확보를 위해 쇼핑 편의 제공에 힘쓰고 있다. 반면 오픈마켓은 서비스 초기에 비해 상품 품질이 향상됐다는 이미지를 주기 위해 프리미엄·유기농 상품을 내놓는 모양새다.

매출 확대가 곧 성장과 직결돼 있는 소셜커머스 업체는 이용자들의 구매 빈도를 늘리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배송 서비스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 카카오와 제휴…온라인 이용자 증대 노리는 이마트

이마트는 온라인 매출 향상이 당면 과제다. 오프라인 시장에서 성장 한계에 직면한 것으로 평가받는 대형마트 입장에선 높은 매출 성장률을 보이는 온라인 유통에 눈을 돌린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기존 온라인 쇼핑 이용자들을 자사 플랫폼으로 유인해아만 한다.

쉽지 않은 이 과제를 위해 이마트는 국민 메신저와 손을 잡았다. 지난 19일 카카오와 손잡고 '카카오톡 장보기' 서비스를 시작한 것. 카카오톡에서 이마트몰의 상품을 곧바로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용자들이 자주 구매하는 상품을 전면 배치하고, 이마트몰의 배송 시간 예약 서비스 '쓱배송'도 적용된다는 점이 눈에 띈다. 또 카카오톡 이용자를 초대해 원하는 품목을 같은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도록 했다.

이마트는 카카오톡 이용자들 사이에서 서비스 편리성을 인정받게 되면 빠른 속도로 입소문이 날 수도 있다. 카카오톡의 국내 활성 이용자 수가 4천만명을 웃도는 만큼 이용자 유치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이마트 측은 기대하고 있다.

지마켓 자체 식품 브랜드 '지테이블(Gtable)'.

■ 유기농 상품으로 인식 전환 노리는 오픈마켓

오픈마켓들은 이미 신석신품 판매를 해 왔다. 판매자가 상품을 등록하고 거래를 중개하는 오픈마켓 특성상 상품 종류에 제한이 없었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상품 품질도 판매자에 따라 천차만별이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오픈마켓에서 거래되는 신선식품 품질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최근 오픈마켓이 펼치는 신선식품 전략은 고품질 제품을 내세우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 3월말 오픈마켓 G마켓에 온라인 전용 프리미엄 식품 브랜드 '지테이블'을 출시했다. 자사 직원이 직접 생산지로 찾아가 생산·가공·포장·배송 등 전 과정을 검수한 제철 신선식품 9개를 선보였다.

성과도 나왔다. 지테이블 출시 이후 약 한 달 간 자사 신선식품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지테이블 제품 중 하나인 오렌지는 3일 만에 1만개가 완판됐다. 삼겹살과 바지락도 완판해 현재 추가 수량 판매 중이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신뢰 가는 식품을 선보이는 방향으로 지테이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며 "판매자 실명제나 생산 공정을 담은 사진·영상을 제공하는 등 소비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여러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플래닛에서 운영하는 오픈마켓 11번가도 비슷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해 12월 친환경 프리미엄 식품 온라인 판매 기업 헬로네이처를 인수했다.

헬로네이처는 신선식품 유통·물류 전문가 등이 검증된 생산자 네트워크로 친환경 상품을 공급하고, 새벽배송·24시간 내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약 1천여 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SK플래닛 관계자는 "헬로네이처 인수는 프리미엄 제품, 유기농 제품을 강화하는 차원"이라며 "배송 서비스도 혁신적이라 협업하면서 장점을 11번가와 접목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 '오프라인 구매처럼 빠르게' 배송 속도 올리는 소셜커머스

적자를 감수한 경쟁 속에서 몸집 불리기에 여념없는 소셜커머스는 매출 확대가 다른 유통업체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신선식품에 뛰어든 이유도 마찬가지다. 매출 확대를 위해 구매 주기가 짧은 장바구니 공략에 나선 것은 플랫폼 접근 빈도를 늘려 상품 구매를 촉진하겠다는 의도를 품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신선식품를 구매하기 위해 주로 오프라인 유통업체를 이용하던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는 결정적 차이인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 속도 차 해결이 중요했다.

실제로 소셜커머스인 티몬과 위메프 모두 타 제품보다 배송 서비스 속도를 높였다.

티몬은 특히 직매입한 신선식품을 지정한 시간에 예약해주는 배송 서비스 '티몬프레시'를 지난 1월 말 개시했다. 개시 첫 주 대비 두 달 뒤인 3월 첫 주 신선식품이 진열된 '슈퍼마트' 코너의 전체 매출이 240% 증가했다고 밝혔다. 구매자 수도 3배 가까이 늘었고, 타 상품을 함께 구매하는 교차구매율도 89%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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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은 서비스 출시 당시 서울 17개구에 한정해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현재 위례 신도시에도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5월 1일부터는 분당 6개 지역에도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위메프도 지난 11월 소셜커머스 업계에서 처음으로 신선식품 직배송 서비스 '신선생'을 발표했다. 밤 10시까지 주문하면 익일까지 배송되는 서비스다. 서비스 출시 9주 만에 신선식품 판매수량이 5배 증가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