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부터 자동차까지…맥심 "전력반도체 접수"

[인터뷰] 맥심인터그레이티드코리아 최헌정 사장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7/04/25 17:57    수정: 2017/04/26 07:38

이은정, 정현정 기자

“아날로그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이자 맥심 비즈니스의 절반을 차지하는 전력 솔루션을 바탕으로 기존 주력 시장이었던 모바일과 자동차를 비롯해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산업용 제품군까지 영향력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미국 아날로그 반도체 업체인 맥심의 한국 법인인 맥심인터그레이티드코리아를 이끄는 최헌정 사장의 자신감이다. 다양한 포트폴리오와 핵심 솔루션을 바탕으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IoT 뿐만 아니라 모바일, 인더스트리, 통신 및 데이터센터, 오토모티브, 컴퓨팅 등 산업 분야를 아우르겠다는 설명이다.

맥심은 아날로그를 디지털 신호로 바꿔주는 아날로그 반도체 전문 업체로 생산하는 제품 종류만 수 천가지가 되지만 특히 전력관리반도체(PMIC)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본사 매출의 50% 이상을 PMIC에서 낸다.

최헌정 사장은 전력반도체의 성능을 판단하는 핵심 기준으로 ▲배터리 수명 ▲충전 속도 ▲전력 관리 세 가지를 꼽았다. 맥심 제품은 이 세 가지 특성을 뛰어난 성능으로 충족시켜 특히 하이엔드 제품을 만드는 고객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여기에 지난해 삼성 갤럭시노트7 발화 사고의 원인이 배터리 결함으로 밝혀지면서 안전성 확보도 업계 최대 이슈로 떠오른 상태다.

최 사장은 "오래 쓰고 빨리 충전하면서도 안전한 배터리, 어떻게 보면 상충될 수 있는 두 가지 요소를 모두 충족하기 위해서는 모니터링을 통해 배터리를 효율적인 상태로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스마트폰, 노트북 등 배터리를 사용하는 모든 제품들은 사용하다보면 열이 나기 마련인데 발열이 생긴다는 것은 전기에너지가 열에너지로 비효율적인 소비가 이뤄진다는 뜻이기 때문에 발열을 낮추는 알고리즘이 핵심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최헌정 맥심인터그레이티드코리아 사장 (사진=맥심인터그레이티드코리아)

신성장 분야인 웨어러블과 IoT 기기 분야는 배터리 수명 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제품의 크기는 계속 작아지는 반면 다양한 환경에서 장기간 안정적으로 작동해야하기 위해 배터리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체온측정, 인슐린 투입, 심박수 모니터링을 위한 의료용 패치는 긴 시간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하지만 실제 사용되기 전까지 오랜 기간 의약품 창고에 보관되는 경우가 있다. 또 전기계량기나 가스탐기지 같이 빌딩자동화 시스템에 쓰이는 수많은 센서를 충전과 유지 보수가 쉽지 않아 작동시간이 반드시 보장돼야한다.

맥심이 웨어러블과 IoT 시장을 겨냥해 최근 출시한 나노파워부스트 레귤레이터 'MAX17222'는 제품 크기를 최대 50% 줄이면서 업계 최대 95% 효율을 구현한다. 그동안 업계에서 이와 동일한 제품군의 효율은 90% 초반에서 머물러왔다. 효율이 1% 높아지면 사용 시간이 약 30분 증가하는데 90% 이상 효율에서는 1%를 올리는 것이 그야말로 한계와의 싸움이다.

또 제품명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제품은 대기전류를 300나노암페어(nA)로 업계 최초로 밀리암페어가 아닌 나노암페어 수준으로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IoT 제품의 경우 항상 통신망에 연결돼 있고 동작하는 시간보다 대기하는 시간이 훨씬 더 길기 때문에 배터리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대기전류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

최 사장은 "사용자들 입장에서는 웨어러블 제품의 배터리를 매번 충전하는게 번거로운 일인데 웨어러블이 생각만큼 확산되지 못한 이유에도 충전 문제가 작용했을 것"이라며 “사물인터넷 센서를 예로 들더라도 1년에 두 번 정도만 충전할 수 있다면 굉장히 편리해질 것”이라고 제품의 장점을 설명했다.

배터리 수명과 함께 IoT 기기의 또 다른 핵심 요소인 보안도 강화했다. 지난 3월 출시한 IoT 기기와 데이터 경로를 보호하는 딥커버(DeepCover) 임베디드 보안 레퍼런스 디자인 ‘MAXREFDES155#'이 대표적이다.

또 다른 신성장 분야 중 하나인 오토모티브 분야에서도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보유한 전기차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은 물론 내연기관 차량에서도 전장부품화 추세가 계속되면서 전후방 카메라, 레이더 제품군, LED 램프 등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IoT와 웨어러블 신사업 분야 확대에 맞춰 기존 대기업 고객사 뿐만 아니라 중견·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맥심은 외국계 반도체 업체로는 드물게 국내에 R&D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 한국어판 홈페이지 외에 국내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한 마이크로사이트도 열어 새로운 소식을 전하고 제품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소규모 개발사들도 회사의 제품으로 비용과 시간을 절약해 개발할 수 있도록 개발 키트를 제공해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내놓은 헬스센서플랫폼(HSP)이 대표적으로 HSP는 별다른 소프트웨어 개발 없이 플랫폼을 그대로 활용해도 될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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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사장은 “IoT 기기를 만드는 중소 개발사들이 개발 기간과 경비를 줄여 시장에 빨리 진입할 수 있도록 개발키트를 제공하고 있다”며 “고객이 얼마나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느냐를 최우선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최헌정 사장은 지난 30여 년 동안 반도체 업계에 근무한 전문가다. 삼성전자 PC 개발 담당 엔지니어로 출발해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와 내셔널세미컨덕터를 거쳐 1999년부터 맥심에 합류해 영업을 총괄랬다. 2010년부터 맥심코리아 사장으로 영업과 운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