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TV 개편 두 달...어떻게 달라졌나

다양한 분야 콘텐츠 확보, '카톡 거부반응'이 해결 과제

인터넷입력 :2017/04/19 17:52    수정: 2017/04/19 18:03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카카오TV 개편이 두 달째를 넘겼다. 카카오TV는 지난 두 달 동안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었을까?

일단 이용자 지표 상승과 다양한 콘텐츠 확보 등은 긍정적인 성과로 꼽힌다. 반면 이용자 반감 해소 문제는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아 있다.

지난 2월 18일 카카오는 다음tv팟과 카카오TV 플랫폼을 통합해 '카카오TV' 서비스로 출범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카카오TV는 새롭게 출범하자마자 기존 다음tv팟 이용자들의 거센 항의에 부딪쳤다. 지난 10년간 다음tv팟에 쌓인 영상들 중 카카오TV로 이전 신청을 하지 않은 영상들은 유실된다는 것이 가장 큰 불만요인이었다.

이 외에도 불안정한 서비스로 인한 이용자들의 불만 폭주로 앱 평점 1점대를 기록하는 등 출범 초기 개편을 두고 부정적인 여론이 일었다.

개편을 두고 잡음이 컸던 카카오TV가 이후 두 달 간 이용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을까. 객관적인 수치를 보면 긍정적인 답이 나온다.

카카오TV 설명페이지.

■개편 이전 대비 이용자 대폭 증가

이용자 수치 측면에서 카카오TV는 다음tv팟 시절보다 크게 나아졌다.

우선 카카오TV에 올라온 VOD 재생 수가 개편 전 대비 2.5배 이상 증가했다.

카카오 측은 이에 대해 카카오TV 콘텐츠와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를 연동한 결과로 해석했다. 또 포털 서비스 다음의 PC 첫 화면 개편으로 카카오TV 섹션이 생기고, 카카오TV 메인 페이지가 신설되면서 이러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개편의 주요 목표였던 라이브 서비스 이용 증가도 이뤄냈다. 카카오 측에 따르면 카카오TV 라이브 앱 방문자 수는 출시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또 개인방송 후원 거래액도 개편 전 평균에 비해 63% 증가했다고 밝혔다.

카카오TV

■게임 위주→다양한 분야로 카테고리 확장

카카오TV 이용 증가를 불러온 요인 중 하나는 개편 전에 비해 콘텐츠 종류가 다양해졌다는 것이다.

다음tv팟 시절 생방송 콘텐츠가 게임 중심이었던 것에 반해, 현재 엔터테인먼트·교육·뷰티·취미 등 다양하고 대중적인 생방송 콘텐츠들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 개그맨, 의사, 자영업자, 장애인 등 다양한 직업군이 카카오TV 생방송 콘텐츠를 생산하는 PD로 활약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영화배우와의 실시간 채팅을 제공하는 '롯데시네마', 김기열·양상국 등 연예인의 일상 공유 라이브, 아이돌 팬 커뮤니티를 다루는 '팬질은 팬덤' 외에 방송사 공식 채널의 기자간담회 생중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그외 일본어 교육 방송인 '쟈링', 역사 토크쇼 '하늘수아', 메이크업과 뷰티 상담이 주요 콘텐츠인 '이사배', 신청곡을 즉석에서 연주하는 '베이지 피아노' 등 다양한 분야의 인기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변화했다.

또 자사 메신저 앱 카카오톡과 연계해 게임 크리에이터 도티와 대도서관, 윰댕 등 PD 관련 이모티콘을 출시하고 PD 밴쯔와 연예인 차오루의 콜라보 방송을 진행하는 등 플랫폼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카카오톡과 연계한 비디오커머스 구현도 논의 중이다.

■ 초기 문제 대부분 해결...남은 과제는 '카톡 거부반응'

카카오TV 개편 초 제기됐던 여러 문제들은 현재 대부분 개선됐다.

개편 당시 이용자들은 특히 지난 10년간 다음tv팟을 통해 올라온 영상 대부분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점에 대해 불만을 가장 크게 쏟아냈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다음 계정과 카카오 계정이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계정 연동 신청을 하지 않는 이상 임의로 동영상을 옮길 수 없게 돼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카카오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 개편 이후 상당 부분의 영상들은 카카오TV로 이전됐다. 카카오 관계자는 "과거 다음tv팟에 올라왔던 영상들이 스마트미디어랩을 통해 제공되는 TV 채널과 관련돼 있기 때문에 이전되지 않은 영상 비중은 적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불안정 문제도 상당 부분 해결됐다. 개편 다음날인 19일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진행하는 카카오TV 개인방송이 원활하지 않아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이후 서버 안정화 작업을 거치면서 추가 불편 사례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또 다음tv팟 iOS 앱을 지원하던 데 반해 카카오TV 개편 이후 iOS 앱을 지원하지 않아 해외 이용자들의 불만도 나왔지만 지난 3월 9일 iOS 앱을 출시한 상태다.

그 동안 작성했던 즐겨찾기 리스트가 개편 이후 삭제된다는 점도 이용자들이 제기한 불만사항 중 하나였다. 이는 다음tv팟 영상 이전과 같은 문제로, 다음 계정에 저장된 정보를 임의로 카카오 계정으로 옮길 수 없어 초래된 결과였다. 카카오는 개편 초반 즐겨찾기 기능을 대신할 목적으로 플러스친구 기능을 소개했지만, 이용자 의견을 반영해 현재는 즐겨찾기 기능이 추가됐다.

다만 현재까지도 구글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카카오TV 앱이 각각 평점 1.5, 1.3을 기록하는 만큼 이용자들의 반감은 사그러들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카카오는 올해 초 카카오톡을 다양한 서비스와 연동해 생활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카카오TV도 그런 움직임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카카오TV의 경우 호평을 받던 다음tv팟 서비스를 개편하면서 새롭게 선보인 서비스들이 이용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개편 초 이용자들의 불만은 '잘 쓰던 서비스를 쓸데없는 업데이트로 망쳐놨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이같은 불만은 카카오TV에서만 나타난 것이 아니다. 과거 카카오는 내비게이션 앱 '국민내비 김기사'를 '카카오내비'로 업데이트하면서 김기사 앱 이용자들의 불만을 초래한 바 있다. '다음지도'를 카카오맵으로 통합한 직후에도 다음지도 앱 이용자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카카오맵은 현재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서 평점 4.1을 기록하고 있지만 애플 앱스토어의 경우 평점 1.5로 이용자들이 낮은 서비스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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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서비스에 충성도를 나타내는 이용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카카오톡 연동이 기존 서비스 이용자의 만족을 이끌어낼 수 있을 만큼 효용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렇지 않을 경우 기존 서비스에 익숙한 이용자들은 개편에 거부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다.

카카오TV는 여러 측면에서 개편 초기보다 서비스가 개선됐다. 다만 개편 초기 형성된 부정적인 여론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기존 다음tv팟보다 확연히 나아진 서비스로 이용자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