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8 붉은액정’ 논란…결함 가능성은 낮아

설정 메뉴 ‘색상 최적화’로 1차 조치할 수 있어

홈&모바일입력 :2017/04/18 17:29    수정: 2017/04/21 08:51

정현정 기자

삼성전자의 새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 화면이 지나치게 불그스름한 빛을 띤다는 일명 '갤럭시S8 붉은액정' 현상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같은 현상이 스마트폰 출시 초기 심심치 않게 보고되는 문제인 만큼 갤럭시S8 디스플레이 자체 결함 가능성은 낮게 보면서도 본격적인 출시가 이뤄진 이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8 붉은액정' 논란은 이날부터 시작된 갤럭시S8 사전 개통을 앞두고 제품을 배송받은 예약 구매 소비자들로부터 제기되기 시작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나 클리앙, 삼성 스마트폰 사용자 카페 등을 통해 소비자들은 자신의 제품과 다른 제품을 비교한 사진을 잇따라 게시하고 있다. 하루 만에 '갤럭시S8 벚꽃에디션', '레드게이트' 같은 신조어가 만들어졌으며, 갤럭시S8의 설정 메뉴나 '테스트 모드'를 활용해 색감을 조정하는 방법도 공유되고 있다.

갤럭시S8 판매 주체인 삼성전자는 '갤럭시S8 붉은액정' 현상이 디스플레이 자체 결함일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갤럭시S8 화면의 문제로는 파악되지 않았다"면서 "디스플레이에 따라 차갑거나 따뜻한 느낌으로 설정이 이뤄지는데 사용자들이 직접 원하는 색감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설정 메뉴가 마련돼 있으며 만약 설정 이후에도 색감에 이상이 있다고 느껴진다면 서비스센터를 찾아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도 엄격한 검사 공정을 거쳐 공급되는 디스플레이 패널 자체의 문제 보다는 제품 특유의 색온도 설정 등 튜닝 차이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디스플레이 튜닝 과정에서 색온도를 차갑게 설정하면 화면에 푸른기가 더 돌고 따뜻한 색감을 살리면 붉은기가 좀 더 도는 식으로 제조상의 색온도차가 존재하는 것은 정상적인 현상이다.

삼성전자의 새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 화면이 지나치게 불그스름한 빛을 띤다는 일명 '갤럭시S8 붉은액정' 현상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에 게재된 붉은액정 사진. (사진=클리앙)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OLED 디스플레이에서 전류 센서가 발광 소자를 완전히 제어하지 못해 빛샘 현상이 발생하거나 한 전례가 있기는 하지만 디스플레이가 공급되기 이전에 많은 검사를 거치는 만큼 이같은 가능성은 낮아보인다”면서 "디스플레이 자체 문제 보다는 세팅이나 튜닝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갤럭시S8의 경우 현존하는 스마트폰 최초로 디지털 시네마 표준 규격인 DCI(Digital Cinema Initiatives) 색영역을 100% 충족시키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붉은 색감이 강조된 세팅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기존에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색영역을 표현할 때 어도비RGB 기준을 주로 활용했지만 삼성전자는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노트7부터 DCI 기준을 사용하고 있다. DCI 색영역은 어도비RGB 보다 레드(R) 표현 영역이 더 넓다. 삼성디스플레이에 따르면 갤럭시S8 디스플레이는 DCI-P3 기준 색재현력에서 최대 113%를 달성했다.

최근 갤럭시S8에 탑재된 OLED에 대해 사상 최초로 가장 높은 점수인 '엑셀렌트 A+' 등급을 부여한 세계적인 화질 검증 기관 디스플레이메이트 역시 갤럭시S8이 색재현력 측면에서 113% DCI-P3를 충족시켰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갤럭시S8은 DCI-P3을 처음으로 100% 충족시키는 디스플레이"라며 "삼성이 이를 통해 '딥 레드(Depp Red)' OLED를 구현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서 이같은 불만이 제기된 것은 갤럭시S8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7과 갤럭시노트7은 물론이고 애플 아이폰 시리즈에서도 ‘붉은액정' 현상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화면이 노란 색감을 띄는 일명 ‘오줌액정(Yellow Tint)’이나 디스플레이 가장자리에 부분에 녹색 테두리가 생기는 이른바 ‘녹테 현상’ 등이 심심치 않게 보고됐었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화면 제조에 쓰인 접착제가 완전히 마르지 않거나 심한 발열이 생기는 경우, 혹은 디스플레이 공정상의 문제로 추측이 됐다.

업계관계자는 “'오줌액정' 같은 용어들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보편적으로 쓰이는 것을 감안하면 이같은 디스플레이 문제가 스마트폰에서 적잖이 발생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면서 "특히 색감은 주관적인 요소가 많이 작용하기 때문에 단순히 불량 여부를 판단하기 힘들지만 소비자들이 얼마나 불편을 느끼느냐가 가장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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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들은 갤럭시S8 설정 메뉴의 ‘색상 최적화’를 통해 일차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빨간색(R), 녹색(G), 파란색(B) 비중을 조정해 사용자의 눈에 편안하도록 균형을 맞추는 식이다. 보다 전문적인 설정을 위해서는 전화 다이얼에 '*#15987'를 입력해 색 균형을 맞추는 붉은 색감(Reddish) 보정 모드를 이용할 수도 있다.

색 감도를 새로 맞추더라도 화면 빛깔이 여전히 붉게 느껴지거나 디스플레이 상에 편차가 있는 경우에는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제품 교환을 요청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