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3사 적자 ‘갈수록 태산’

작년 쿠팡·위메프·티몬 총 적자 7천871억원

유통입력 :2017/04/14 17:42

큰 폭의 성장세와 적자폭 개선을 기대했던 국내 이커머스업계가 또 다시 주춤거리고 있다.

쿠팡, 위메프, 티켓몬스터 등 주요 3사들이 지난 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매출은 온라인쇼핑 평균 성장치보다 크게 늘었지만, 계속된 대규모 적자폭이 업계 성장에 적지 않은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곳간 비어가는 이커머스

14일 쿠팡이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의 영업손실은 5천65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5천470억원 적자에 이어 또 다시 5천억원을 웃도는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티켓몬스터 역시 지난해 적자 1천585억원을 기록, 전년에 비해 12%가량 손실 규모가 늘어났다.

지난 6일 발표된 위메프 적자 636억원까지 더하면 이커머스 세 회사의 지난해 총 적자금액은 7천871억원에 달한다.

2015년 8천300억원에 달했던 세 회사의 적자는 지난해 5% 정도 줄긴 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손실규모를 나타냈다.

특히 쿠팡은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 등으로부터 총 1조6천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확보했으나,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손실금액을 빼면 남는 현금은 3천600억원 정도로 계산된다. 지난해 수준의 적자가 날 경우 버틸 자금이 더 이상 없다는 뜻이다.

위메프의 경우 자본잠식 상태며, 티몬 역시 추가 투자 유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매출은 온라인쇼핑 성장 평균치 웃돌아

매출은 세 회사 모두 크게 뛰었다. 쿠팡은 1조1천337억원에서 1조9천억원으로, 위메프는 2천165억원에서 3천691억원으로, 티몬은 1천958억원에서 2천860억원으로 증가했다.

세 회사 매출을 종합하면 전년에 비해 65%에 달하는 매출 성장이 이뤄진 셈이다.

이는 통계청의 온라인쇼핑 성장 평균치인 20.5%를 웃도는 성장세다.

쿠팡은 “매출 대비 손실비율이 전년도보다 40% 가까이 감소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고, 수익성의 주요 지표로 사용되는 공헌이익 또한 작년 4분기부터 흑자전환 됐다”면서 “이는 이후 발생하는 매출로 그 동안의 인프라 투자비를 회수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위메프는 매출이 전년에 비해 70% 이상 상승하고 영업손실도 55% 이상 나아졌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위메프 관계자는 "지난해에 손익 관리에 대한 스터디가 어느 정도 마무리됐고, 올해는 성장과 함께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위메프의 속도에 기반한 '낭비 없는 성장'의 기조를 십분 살리고, 치열해지는 경쟁 환경에서 보다 기민하게 대응함으로써 거대 플랫폼들과의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티몬의 경우는 기존 투자사들의 유상증자로 현금자산이 전년도에 비해 55% 늘어난 1천467억원으로 확대됐고, 곧 추가 투자 유치도 기대돼 성장동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투자비용 외에 기존 중점 사업에서의 손실이 줄고 있다고 알렸다.

티몬 관계자는 “지난해 의미 있는 성장과 투자를 통해 트래픽 등 사용자 확보는 물론 시장에서 롱런 할 수 있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신한다”면서 “신규 비즈니스에 대한 투자비용 이외에 기존 중점 사업에서의 손실은 계속 줄고 있어 효율화를 갖춘 성장동력을 발판으로 올해 크게 비상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직원 불만에 여론 악화도 ‘악재’

전체적인 국내 이커머스 기업에 대한 우려는 단순히 반복된 큰 폭의 적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쿠팡의 경우 얼마전 로컬 사업 중단 결정에 따른 직원 전환 배치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의 반발이 있었고, 부산 물류센터 폐쇄 과정에서도 여러 가지 논란을 초래했다. 여기에 쿠팡맨들의 동의 없이 평가제를 회사 임의대로 바꿨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다.

직원들의 복지와 처우를 강조해온 쿠팡 기업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안긴 셈이다.

위메프의 경우 전년도에 비해 매출은 70%가량 늘리고, 손익도 55% 가량 개선하면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았으나 무허가 통신중개업 추진 논란에 휩싸였다. 정식 절차 없이 오픈마켓과 같은 통신판매중개업으로 전환하고, 사업자 책임을 줄인 내용으로 소비자 약관 개정을 추진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티몬 역시 스포카에 매각한 티몬플러스가 고객정보 이관 과정에서 말썽을 일으켰다. 티몬플러스 고객의 개인정보를 스포카로 이전한다는 동의 절차가 뒤늦게 이뤄졌고, 꼼꼼한 고객 동의 없이 티몬플러스에 가입된 고객들이 불만을 터뜨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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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얼마 전에는 세월호 침몰을 연상시키는 제품을 판매해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기업 3사 모두 매출은 기대 이상 올랐지만, 적자 감소폭은 기대 이하였다"며 "이베이코리아도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16% 가량 줄었고 11번가 역시 3천억대 적자를 기록해 올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전망은 기대만큼 밝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