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뜨는데…P2P 대출업계는?

“중금리 알리는 기회…쏠림현상은 우려”

인터넷입력 :2017/04/10 17:45

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서비스 개시 초기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카카오뱅크도 최근 본인가를 획득하면서 상반기 중 출범을 앞두고 있어 이들 서비스가 개인간(P2P) 중금리 대출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끌고 있다.

P2P 중금리 대출 업계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선전에 "유리한 측면과 불리한 측면이 모두 있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중금리 대출을 널리 알리는 것은 유리한 측면이지만 자칫 대형 인터넷전문은행으로의 쏠림현상이 일어나는 상황을 배제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P2P 중금리 대출업 vs 인터넷전문은행

크라우드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P2P금융성장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P2P 업계 취급 대출액은 3천34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496억원에 비해 57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누적기준 취급 대출액은 9천629억원을 달성, 이달이면 1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한국P2P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에 등록된 P2P 대출 업체는 40여 곳에 달한다.

주요 사업자로는 테라펀딩, 8퍼센트, 빌리, 렌딧, 펀다 등이 있다.

중소형 건축자금대출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테라펀딩은 얼마 전 누적대출액이 1천100억원을 돌파했으며, 빌리는 약 653억원, 8퍼센트는 약 630억원, 렌딧은 약 400억원 이상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은 기존 P2P 대출 전문 업체들에겐 적지 않은 부담이다.

대규모 자본으로 시작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이 본격적인 운영에 나설 경우 규모의 경제에서 크게 뒤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의 초기 자본금은 2천500억원이며, 카카오뱅크 초기 자본금은 3천억원이다. 케이뱅크는 KT와 우리은행 등 21곳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으며, 카카오뱅크에는 카카오와 KB국민은행 등 9개사가 주주로 참여해 지분을 보유 중이다. 기존 은행권과 인터넷 기업 등이 하나의 회사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특히 케이뱅크는 본격 영업 일주일만에 신규 가입자가 15만 명에 달할 만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상반기 중 영업에 나설 카카오뱅크도 카카오톡 이용자풀과 다양한 혜택을 앞세워 사용자를 빠르게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럼에도 P2P 대출 전문 업체들은 아직도 소비자들에게 생소한 중금리 대출 시장이 확대되는 기회가 열릴 것이란 긍정적인 평가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렌딧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중금리 시장을 대중에게 알리는 데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렌딧의 강점은 2년 가까이 쌓아 온 개인신용 중금리 대출에 대한 데이터와 그간 이미 검증해 온 분석 인사이트”라고 설명했다.

또 “심사 로직 및 채권 운용에 검증된 데이터들을 적용해 보다 정교하게 다듬어나가는 단계에 들어가고 있다는 점이 렌딧이 보유한 강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8퍼센트 관계자는 “핀테크 기업과 인터넷전문은행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게 되면, 금융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힐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로 인해 기존 금융기관들도 보다 좋은 가치를 제공하려는 건전한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금융당국이 투자자 보호를 명목으로 5월 적용을 예고한 P2P대출 가이드라인도 기존 P2P 대출 기업들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관련기사

최근 금융위원회는 개인 투자자의 경우 연간 최고 투자액을 한 건당 500만원, 중개업체당 1천만원으로 제한했다. 연간 이자배당소득이 2천만원을 넘거나 사업근로소득이 1억원을 넘는 ‘소득적격 개인투자자’는 중개업체당 4천만원(한 건당 2천만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 또 자금이 모이기 전에 업체 자금으로 먼저 대출을 내주는 선대출도 금지된다.

이에 업계는 제도권 금융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P2P금융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또 한 P2P 중금리 대출 업체는 소액의 개인 투자가 많아 금융당국의 규제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