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안에 '리니지M' 3040 린저씨 노린다

리니지M, PC 게임 원작 스마트폰에 구현

디지털경제입력 :2017/03/31 11:17

"리니지에 푹 빠졌던 린저씨들이 리니지M에 다시 응답할까?"

20여 년간 온라인게임 시장을 주름잡았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가 스마트폰 게임으로 부활한다. 리니지M 얘기다.

리니지M은 원작 리니지의 주요 콘텐츠를 스마트폰 기기에 맞게 재탄생한 신작이다. 특히 이 게임은 스마트폰 기기를 통해 원작 수준의 게임성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일 또는 가정 때문에 온라인 게임을 멀리했던 30~40대 '린저씨'(리니지+성인 남성)가 옛 혈맹원(길드원)을 생각하며 리니지M에 손을 댈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때 PC방 주름잡았던 리니지, 그리고 린저씨

2002년 리니지 플레이 장면(사진: 플레이엔씨)

2000년 초반 PC방을 찾은 게임 이용자는 리니지,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2, 포트리스, 뮤온라인, 바람의나라, 카트라이더 등을 많이 즐겼다. IMF를 극복하던 어려운 시기에 저렴한 비용의 놀거리를 찾던 사람에게는 이러한 PC 게임이 단비와도 같았다.

이중 리니지와 스타크래프트는 오랜시간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명작으로 꼽힌다. PC방 점유율(2017년 3월 30일 게임트릭스 기준)을 보면 스타크래프트와 리니지는 각각 5위(4.59%), 9위(1.74%)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리니지는 지난해 매출 3천755억 원을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같은 기간 엔씨소프트의 전체 매출(9천836억 원)과 비교하면 비중이 높다.

리니지가 오랜 시간 인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혈맹이란 독특한 게임 문화와 공성전 시스템, 여기에 엔씨소프트가 이용자의 요구 내용을 반영한 콘텐츠 업데이트를 꾸준히 진행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리니지를 즐기는 PC방 이용자 모습.

물론 리니지는 다른 부분에서도 화제가 됐다. 게임 아이템 하나가 현금 수천만 원에 거래면서 ‘직장 그만두고 월급 번다’는 의미로 ‘리니지 아빠’란 신조어가 탄생했다. 또 넥타이를 맨 아저씨, 성인 남자가 PC방에서 리니지를 즐기는 모습이 자주 포착되면서 린저씨란 말도 생겼다. 지금까지도 린저씨는 리니지 이용자를 통칭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올해로 리니지는 출시된지 19년 됐다. 다르게 해석하면 리니지를 처음부터 즐겼던 이용자의 나이도 19년은 더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략 계산해 보면 리니지를 즐긴 이용자의 나이는 30대 중후반에서 40세 후반을 넘어선다. 게임만큼 이용자의 나이도 늘어난 셈이다.

나이 때문인지 리니지를 떠난 게임 이용자도 상당수다. 일 또는 가정 때문에 PC 앞에 앉지 못해 혈맹원과 이별을 했다. 이들은 리니지를 계속 즐기고 싶어했겠지만, PC앞에 앉기에는 현실이 녹녹치 않았다.

■리니지M 탄생, 린저씨 복귀 기대

이런 상황에 리니지의 옛 추억을 끄집어낸 소식이 전해져 눈길을 끌었다. PC를 켜지 않아도 리니지의 주요 게임성을 경험할 수 있는 리니지M의 탄생이다.

리니지M은 원작인 PC 게임 리니지와 판박이다. 원작의 주요 콘텐츠를 스마트폰 기기에 최적화해 그대로 옮겨왔다. 엔씨소프트는 스마트폰에 맞는 UI(사용자인터페이스) 등을 적용해 조작의 불편함을 없애는 노력도 했다.

리니지M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PC 게임 원작과 흡사한 부분을 느낄 수 있다. 최근 공개된 영상에는 스마트폰 창에서 대상을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아크 셀렉터(Arc selector) 시스템, 원작에서는 볼 수 없었던 개인 인스턴스 던전, 모바일 환경에 맞춰 변화된 단축 버튼(Quick Slot) 시스템이 소개된 바 있다.

리니지를 스마트폰 기기에 그대로 구현한 리니지M.

그렇다면 리니지M이 과거 원작을 즐겼던 이용자를 끌어올 수 있을까. 업계에선 게임 이용자의 향수를 자극, 좋은 반응을 예상했다.

IBK투자증권의 김한경 연구원은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의 사전예약을 다음 달 12일부터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통상적으로 사전예약 이후 1~2개월 이내 게임을 출시하는 경우가 많아 별다른 이슈가 없다면 상반기 내 출시는 가능할 것"이라며 "리니지 IP를 활용한 의의는 이용자의 향수 자극에 있는 만큼 원작 PC 리니지의 팬덤을 중심으로 좋은 반응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 게임 업계 고위 관계자는 "리니지M은 이미 과거 원작을 즐겼던 이용자의 주목을 이미 받고 있다. PC를 켜지 않아도 리니지를 즐길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반가움 때문"이라면서 "리니지M은 젊은 층보다 30~40대 층이 즐겨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엔씨소프트의 입장에선 리니지M의 출시가 또 다른 도전인 것은 분명하다. 최신 그래픽 트렌드가 아닌 오래된 2D 그래픽 PC 게임을 스마트폰 게임으로 재각색했을 때 과연 이용자가 응할지다. 그런데도 엔씨소프트는 리니지를 떠났던 이용자의 복귀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 회사가 리니지M의 카피 문구를 ‘리니지 그리고 리니지M, 진짜는 잊혀지지 않는다’로 선택한 것을 보면 강한 자신감이 엿보인다.

리니지M의 카피 문구.

엔씨소프트는 다음 달 12일 리니지M의 사전 예약을 전후로 출시 준비를 본격화한다. 게임 정식 출시는 상반기가 목표다. 시장의 전망처럼 리니지M이 흥행할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사전 예약 수치를 통해 일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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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엔씨소프트 측은 “리니지M의 출시를 준비 하고 있다. 공식홈페이지에 사전 예약일과 콘텐츠 소개 영상을 공개했다”며 “리니지M이 이용자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리니지M은 국내뿐 아니라 대만에서도 관심이 많다. 대만에서도 리니지의 인기가 꾸준하다. 이 때문에 리니지M은 높은 몸값으로 대만 게임사 감마니아에게 팔렸다. 이번 대만 수출 계약 규모는 리니지 레드나이츠의 중국 계약 규모와 맞먹는 1천만 달러(약 111억 원) 수준을 웃돈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