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보고서]로봇 탓에 일자리·임금 감소 실증

산업로봇, 美서 17년간 일자리 67만개 없애

컴퓨팅입력 :2017/03/29 11:05    수정: 2017/03/29 11:05

로봇이 실제로 미국 내 일자리를 점령하고 있으며 노동자의 임금을 감소시키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28일(현지시간)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최근 발행한 보고서를 인용해 로봇 도입이 미국 내 사람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기사를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수 십 년간 1천명의 근로자 당 한 대의 로봇이 인간 일자리 6.2개를 감소시키고 임금 수준을 0.7 % 하락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대런 애쓰모글루 교수, 미 보스턴 대학의 파스컬 레스트레포 교수 등 유명 경제학자들이 참여한 것으로 로봇 도입이 인간 일자리에 주는 영향을 정량화한 최초의 연구라고 할 수 있다.

아디다스가 도입한 로봇 생산 시스템인 스피드 팩토리 (사진=아디다스)

이 두 명의 경제학자는 지난해 5월 자동화가 진행되면 새롭고 더 좋은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고, 결국 고용과 임금 수준이 로봇 도입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을 담은 논문을 발표한 적이 있다.

■수동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이 피해 커

하지만 최근 공개된 논문은 작년에 발표된 보고서에 비해 더 비관적이고 암울한 미래를 보여주고있다.

연구진들은 실제로 미국 제조업의 일자리 감소분을 상쇄시킬 만한 다른 직업군의 고용 증가가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앞으로 타 직업군의 일자리 증가가 나타날 수 있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으며 자동화로 인해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피자헛 아시아가 매장 내 카드 결제에 일본 소프트뱅크의 인간형 로봇 페퍼를 시범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또, 로봇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가 거의 모든 직종에 걸쳐 확인됐으며, 특히 블루컬러 직종과 조립, 기계, 운송 등 수동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이들의 피해가 가장 컸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국 노동 시장에서 산업용 로봇 도입의 효과를 분석한 것으로, 미국 산업용 로봇은 1990년~ 2007년 동안 미국 생산직 근로자 일자리 67만 건을 감소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향후 산업용 로봇의 보급 대수는 4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인간 일자리 감소 추세는 훨씬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여성보다 남성의 일에 두 배 정도 더 영향 미쳐

대런 애쓰모글루 교수는 “전반적으로 고용과 임금이 회복되더라도 그 과정에서 패자는 있을 것이며 이를 회복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로봇이 남성과 여성의 일자리에 모두 영향을 줬지만 특히 남성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여성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낮은 수준의 임금을 받더라도 계속 일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일자리 또는 임금 수준도 로봇으로 인해 감소되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자리 창출 정책도 새로운 각도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로봇이 인간 대체하기보다 보완할 것이라는 희망은 가져

하지만 로봇이 상식, 공감능력 같은 인간의 특성을 똑같이 복제할 수 없기 때문에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기 보다는 보완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며, 이번 논문 결과가 해당 주제에 대한 최종 결과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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