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 마중물 될 5G 시대 로드맵 고민해야"

[리셋 IT 코리아] 이경주 미래경영전략연구원장 인터뷰

홈&모바일입력 :2017/03/23 10:08

정현정 기자

"4차산업혁명은 5세대(5G) 이동통신과 인공지능(AI)의 결합으로 빛을 볼겁니다. 유선에서 무선으로, PC에서 모바일로, PC 프로그래밍에서 인공지능으로 전환되면서 사물도 지능화되고 이에 따라 새로운 서비스와 사업 모델이 나오는 것이죠. 다행인 것은 4차산업혁명도 우리가 강점을 가진 정보통신 기술이 기반이 된다는 점입니다. 강점은 살리고, 부족한 것은 전략적 제휴를 하거나 인수합병(M&A)을 통해 시간을 아껴야합니다."

이경주 미래경영전략연구원장은 4차산업혁명 시대 대한민국의 미래를 비교적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정보통신 기술 분야에서 가진 강점, 사물인터넷(IoT)과 스마트홈 서비스를 위한 필수 조건인 가전, 기반이 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기술력 등 4차산업혁명 시대의 자산을 든든하게 보유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는 삼성전자 무선 전략기획팀과 한국 총괄 모바일 영업팀에서 27년 간 근무한 전략가다. 그동안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미래경영전략연구원을 설립했다. 국내 전·현직 상장기업체 임원급 등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커뮤니티인 허브원(hub1)의 의장이기도 하다. 지난해 말에는 4차산업혁명을 앞두고 개인, 기업, 국가 차원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을 방안을 담은 미래전략서인 '4차 산업혁명, 앞으로 5년'을 펴내기도 했다.

이 원장은 "삼성에서 20년 넘게 전략기획 업무를 맡으면서 늘 경쟁사와 우리 회사에 대한 고민을 했는데 회사를 나오고 보니 우리나라 전체가 보이더라"면서 "미국과 중국은 미래에 대한 준비를 엄청나게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느긋한 이유가 리더들이 잘 공부를 안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우리가 어떤 전략을 가지고 대응해야 할 지 방법론을 제시하기 위해 책을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경주 미래경영전략연구원 원장 (사진=지디넷코리아)

그는 4차산업혁명 시대 자산을 강점으로 바꾸기 위해 우리 사회가 변화해야 할 과제로 미래 교육 시스템 재구축, 정직한 신뢰 기반 사회 구축, 수평적 기업 구조 혁신을 꼽았다. 특히 중소·중견 기업과 스타트업 생태계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한국이 지금까지 산업을 발전시켜 올 수 있었던 데는 최고의 부품으로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수직적 기업구조의 힘이 컸다"면서 "하지만 4차산업혁명 시대가 되면 대기업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 싸워야하고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일자리는 중소·중견기업에서 나올 수 있는 만큼 이제는 수평적 기업구조로 혁신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하청 구조를 끊고 대기업이 힘의 논리로 소규모 기업을 억압하는 부분이 있다면 공정위가 기업 경찰의 역할을 강화해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가능성 있는 중소·중견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 등 지원을 강화하면서 '영웅'을 만들 필요가 있고 그렇게 되면 우수한 인력이 대기업이나 공무원으로만 빠지는 것이 아니라 중소·중견 기업으로도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공적인 창업 모델을 만들기 위해 청년들과 중장년 은퇴자들이 힘을 합치는 '하이브리드 창업'을 장려해야한다는 아이디어도 냈다. 부사장 출신 70세 은퇴시니어가 30대 여자 CEO가 이끄는 스타트업의 인턴으로 취직해 다채로운 경험을 살려 회사가 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을 주는 내용을 담은 영화 ‘인턴’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이 원장은 “일자리가 부족해지니 국가적으로 창업을 권장하고 있지만 사회적인 경험이 없고 자본력도 부족하고 인적 네트워크도 약한 청년들이 그냥 창업에 나서면 거의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정부가 한국의 자산인 경험 많은 은퇴자들과 청년들은 매칭시켜주는 하이브리드 형태의 창업을 제도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원장은 5세대 이동통신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는 오는 2020년이 4차산업혁명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4세대 LTE 이동통신 시대 개막과 함께 화면을 키운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기획해 대성공을 거둔 그에게 5세대 스마트폰과 5세대 이동통신 기반 사업모델의 가능성을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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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장은 "5세대용 스마트폰은 인공지능, 통·번역, 가상·증강현실 콘텐츠, 건강을 체크해주는 센서 등을 결합해 단순한 정보기기가 아니라 없으면 안 되는 생활의 일부, 나를 지켜주는 만능 기기로 발전해나갈 것"이라면서 "이런 콘셉트 위에 구글 글래스처럼 안경타입이 될 지 두루마리 타입 등 하드웨어를 어떻게 가져가야할지 고민하며 로드맵을 만들고 관련 기술과 부품 개발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5세대 이동통신은 4세대 보다 속도가 빠르고 응답속도가 줄어들면서 반경 1제곱킬로미터(㎢) 내 무선기기를 백만개 이상 접속할 수 있다"면서 "수저에 센서를 집어넣고 무선인터넷을 연결해 수저를 드는 순간 내 건강정보가 클라우드와 연결되서 당뇨가 있는 사용자가 몸에 좋지 않은 음식에 갖다대면 빨갛게 변한다든지 입에서 쓴맛을 내도록 할 수도 있고 반려견에 센서를 달아서 어디가 아픈지 센싱해 의사전달이 가능하게 하는 등 다양한 사업모델이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