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옵테인SSD, 데이터센터 시장서 통할까

3D크로스포인트로 D램 수요 일부-전면 대체 꿈꾼다

컴퓨팅입력 :2017/03/21 17:43    수정: 2017/03/22 06:07

인텔이 데이터센터 시장을 겨냥한 '옵테인SSD' 제품을 내놨다. 저장용량당 성능을 놓고 보면 '저렴한 대용량 D램'과 '비싼 고속 낸드플래시'의 중간 자리를 파고든 모양새다. 고성능 애플리케이션과 대용량 서버 메모리 구성을 원하는 데이터센터 인프라에서 유의미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옵테인SSD라는 이름에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들어갔지만 이게 흔한 SSD는 아니다. 낸드플래시가 아닌 3D크로스포인트(3D Xpoint) 메모리를 저장매체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3D크로스포인트는 인텔과 마이크론이 함께 만든 차세대 비휘발성메모리(NVM)로 2년전 처음 소개됐다. 당시 인텔은 3D크로스포인트가 같은 용량의 낸드플래시보다 1천배 빠른 속도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텔 옵테인SSD P4800X 제품군 중 애드인카드(AIC) 형태 모델.

이 메시지는 지난주 인텔의 사전 브리핑에서 구체화됐다. 옵테인SSD 제품에 녹인 3D크로스포인트 메모리와 이를 활용한 옵테인SSD의 기술적 특성, 장점, 목적별 사용 시나리오, 자체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가 제시됐다.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기술을 공급하는 파트너 생태계를 조성해 수요 확산을 꾀할 전망이다.

■"낸드플래시 동급 용량에 1천배 속도"

인텔은 사전브리핑을 통해 3D크로스포인트와 이를 기반으로 만든 옵테인SSD의 이점을 한껏 과시했다. 3크로스포인트가 SSD를 쓰는 '스토리지 영역'과, D램을 쓰는 '메모리 영역'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인텔 옵테인SSD 미디어브리핑 발표 자료 일부. 3D크로스포인트 메모리의 저장 데이터 크기와 레이턴시를 다른 저장매체와 비교하고 있다.

인텔 NVM솔루션즈그룹 설명에 따르면 3D크로스포인트는 낸드플래시에 준하는 데이터 용량을 D램의 속도 10분의 1 정도로 처리할 수 있다. 낸드플래시의 속도는 D램의 1만분의 1 정도다. 따라서 3D크로스포인트는 낸드플래시보다 1천배 빠르단 계산이 나온다.

이런 3D크로스포인트의 이점을 바탕으로 인텔의 프로세서에 탑재된 메모리 및 스토리지 컨트롤러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녹인 결과물이 이번에 시판되는 '옵테인SSD DC P4800X' 제품군이다. 이는 낸드플래시 기반인 SSD DC P3700 제품군처럼 데이터센터 시장을 겨냥했다.

■"낸드플래시 대비 성능·QoS·내구성↑ 지연시간↓"

인텔은 옵테인SSD P4800X 제품군으로 4가지를 실현했다고 주장했다. 우선 낸드플래시 기반 SSD로 낼 수 없던 뛰어난 초당입출력(IOPS) 수치 등 처리성능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빠른 서비스에 예측성가능성을 더해 주는 향상된 서비스품질(QoS) 수준을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데이터를 읽고 쓰는 작업 수행 중에도 즉각 반응하는 짧은 지연시간을 보여 주며, 높은 내구성도 갖췄다고 덧붙였다.

인텔 옵테인SSD 미디어브리핑 발표 자료 일부. 인텔의 기존 낸드플래시SSD 제품군 P3700 시리즈 대비 우월한 성능, QoS, 작업중 반응성, 내구성을 비교한 벤치마크테스트.

인텔 벤치마크상 P4800X 제품군의 낮은 큐깊이 성능(LQDP)은 최고치 기준으로 낸드플래시기반 P3700 제품군 대비 랜덤읽기 속도 10배, 랜덤쓰기 속도 3배, 혼합워크로드 속도 8배다. 또 기록작업간 P4800X의 P3700 대비 반응속도는초당 200메가바이트(MB) 쓰기 중 12.5배, 400MB 쓰기 중 25배, 600MB 쓰기 중 35배다. 혼합워크로드 환경에서 P4800X의 99% QoS는 60배, 99.99% QoS는 77배 우수하다.

■"D램 역할 일부 대체"…완전 대체 가능성도 시사

이런 옵테인SSD는 어디에 어떻게 쓰일까? 인텔은 2가지 유형의 사용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하나는 기존 낸드플래시SSD의 역할을 일부 대신해 '더 빠른 스토리지'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기존 D램의 역할을 일부 대신해 '용량이 풍족한 메모리'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사전브리핑에서 인텔이 강조한 시나리오는 후자였다. 옵테인SSD가 D램만큼의 속도를 내진 못하지만, 인텔 칩에 탑재된 메모리 제어기술과 연계시 서버의 D램 메모리 용량을 많이 소비하는 특정 업무, 애플리케이션, 이를 위한 운영체제(OS) 성능을 최적화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

인텔 옵테인SSD 미디어브리핑 발표 자료 일부. 기존 데이터센터 시스템에 적용 가능한 옵테인SSD 활용방식 2가지를 제시했다.

제온칩의 '메모리드라이브테크놀로지(MDT)'가 이를 돕는다. 옵테인SSD와 MDT를 함께 사용하면, 해당 시스템의 OS와 애플리케이션에서 옵테인SSD의 저장공간이 D램 메모리와 한몸처럼 인식된다. 이를 위해 OS와 애플리케이션을 수정할 필요가 없다고 인텔 측은 강조했다.

인텔은 모든 메모리를 D램으로 구성한 시스템을 기준으로, 일부 메모리를 MDT 연동 옵테인SSD로 구성한 시스템의 성능 측정치도 제시했다. 행렬곱셈같은 일부 연산 성능은 1.1배로 오히려 높았고, 온라인트랜잭션처리(OLTP) 업무는 80% 수준 성능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인텔은 향후 D램 대신 3D크로스포인트를 사용한 듀얼인라인메모리모듈(DIMM)까지 만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지금처럼 PCIe 인터페이스로 연결되는 SSD 제품이 아니라 프로세서와 DDR 인터페이스를 통해 본격적인 D램 메모리 수요까지 공략하겠다는 야심찬 구상이다.

인텔 옵테인SSD 미디어브리핑 발표 자료 일부. 옵테인SSD를 사용한 시스템메모리 확장 시나리오가 지금은 일부 D램 역할 대체에 머물고 있지만, 향후 DIMM 모듈형 제품으로 온전한 D램 역할 대체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다.

■모델 6종 중 1종만 제한적 출시…본격 시판 아직

인텔은 옵테인SSD DC P4800X 제품군을 용량 및 형태에 따라 6가지 모델로 출시키로 했다. 용량은 375기가바이트(GB), 750GB, 1.5테라바이트(TB), 3가지다. 형태는 서버에 부착하는 애드인카드(AIC), 범용 저장장치 인터페이스 U.2 지원모델, 2가지다.

U.2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모델은 3가지 모두 미출시 상태다. 375GB 모델은 2분기중, 750GB와 1.5TB 모델은 하반기중 출시 예정이다. AIC 형태 제품 가운데 375GB 모델만 초기출시프로그램 방식으로 제공된다. 750GB 모델은 2분기중, 1.5TB 모델은 하반기중 출시 예정이다.

다만 구체적인 가격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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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옵테인SSD 미디어브리핑 발표 자료 일부. 옵테인SSD 제품군의 AIC 및 U.2 폼팩터 지원 모델 6종과 각 모델별 시판 일정이 담겨 있다.

인텔은 P4800X 제품군을 활용하려는 사용자, 이 특성을 살린 소프트웨어 개발 파트너(ISV), 이를 활용한 시스템을 만드는 하드웨어 제조 파트너(OEM)를 열거하며 광범위한 옵테인SSD 활용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옵테인SSD 사용처로 중국의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언급됐다. 주요 ISV 파트너로 마이크로소프트, VM웨어, 세프(ceph), 레디스랩스, 블록앱스, 에어로스파이크 등이 제시됐다. 주요 OEM 파트너로 델EMC,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 레노버, 뉴타닉스, 슈퍼마이크로가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