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의 진화…"영상 콘텐츠로 소통 강화"

20대 이용자 확보 차원에 실시간 방송 활용

인터넷입력 :2017/03/22 14:17

영상 콘텐츠로 이용자와 소통하기 위한 온라인 유통업계의 다양한 시도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온라인 상에서 인기를 끌었던 영상 형식을 차용한 콘텐츠 마케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광고라는 인식을 주기보다는 그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로 소비되는 걸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엄지족'이 많은 20대 고객을 잡기 위한 전략인데, 모바일과 친숙한 온라인 쇼핑몰뿐 아니라 홈쇼핑 업체들도 동영상 콘텐츠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제품 홍보보다 흥미 중시...'접근성'에 집중

CJ오쇼핑 '아는 언니 뷰티쇼' 인스타그램 생중계 화면.

그 동안 온라인 쇼핑 업계에서 '동영상(비디오) 커머스'로 불리던 마케팅은 엄밀히 말해 동영상 형식을 빌린 광고였다. 방송 내용도 판매하고 싶은 물건을 홍보하는 수준에 그쳤다.

최근 들어 이런 추세가 바뀌고 있다. 유통업체 스스로 영상 크리에이터의 콘텐츠처럼 영상을 기획하고, 하나의 즐거움을 전달하는 콘텐츠로 완성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도 한정짓지 않는다.

CJ오쇼핑은 지난 1일 자사 뷰티 전문 프로그램인 '아는 언니 뷰티쇼'의 인스타그램 생중계를 진행했다. 홈쇼핑 생방송 스튜디오 현장을 휴대폰으로 별도 촬영해 TV 화면으로 송출되지 않는 스튜디오 현장을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인스타그램 생중계는 실시간 소통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쇼호스트가 방송 도중에 시청자들에게 말을 걸기도 하고,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채팅에 담당 MD가 실시간으로 답변해주는 형식이었다. 방송 내용을 비교적 꼼꼼히 사전 준비한 뒤 진행하는 기존 TV 홈쇼핑과 다른 모습이다.

22일 방송에서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손대식이 인스타그램 생중계를 진행한다. 이날 생중계는 방송 전 스튜디오와 분장실의 준비 상황을 주요 내용으로 채운다. 상품 홍보보다 비하인드 스토리를 우선해 콘텐츠로서의 특색을 강화한다고 볼 수 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22일 이후로도 한 달에 한 번 꼴로 인스타그램 생중계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셜커머스도 영상 크리에이터의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티몬 '티비ON'.

티몬이 지난 6일 시작한 영상 콘텐츠 서비스인 '티비ON'은 연예인이나 유명 셰프, 인기 블로거 등 영향력 있는 개인이 등장해 다양한 방식으로 화장품, 패션, 식품 위주의 상품 20여종을 소개한다. 제품 설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활의 유용한 팁 등을 콘텐츠로 보이게끔 연출했다.

실제 미리 테스트를 해본 여성의류 ‘오키’의 청바지 제품은 하루 만에 1천600벌이 팔렸다. 이미지와 글만으로 컨텐츠를 구성했던 같은 상품 판매 대비 3배 이상이다. 티몬은 스타일리스트 서수경씨가 모델과 함께 스키니진을 직접 입어보며 사이즈 고르는 요령 등을 코믹하게 연출한 동영상이 구매자들의 눈길을 끈 결과라고 봤다.

티몬은 특히 쇼핑의 재미에 집중하는 소셜커머스다. 티몬 사업기획실 김현수 실장은 “수많은 이커머스 채널 가운데 고객이 특정 쇼핑몰을 찾는 이유로는 가격과 서비스 이상의 차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티몬은 ‘즐거움’ 이라는 요소로 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오픈마켓인 11번가는 인기 유튜버와 협업하는 방식을 택했다. 11번가는 인기 뷰티 유튜버인 디바 제시카와 이사배의 '먹방(먹는 방송)'을 기획, 지난 17일에 이어 24일에도 방송할 예정이다. 해당 방송은 실시간 생중계 콘텐츠로 기획돼 봄 메이크업 소개와 먹방 방식으로 진행된다.

11번가에서 진행하는 '쇼핑라이브' 프로모션.

SK플래닛 전효순 부장은 "뷰티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영상 크리에이터들이 많다. 화장품은 제품 특성상 방송으로 사용하는 장면을 보여주면 실제 제품력을 알기 쉽기 때문"이라며 "영상 마케팅을 활용했을 때 제품 구매로 이어지는 확률이 높아 해당 콘텐츠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 미래 고객인 20대에 눈높이 맞추려는 노력

온라인 유통업계의 변신은 미래 주류 고객층인 20대 이용자가 스낵컬쳐, 실시간 스트리밍 등의 성격을 띤 영상 콘텐츠에 익숙한 세대인 점에서 비롯됐다.

전통적인 유통 채널의 시장 점유율이 줄고, 모바일 쇼핑 점유율이 계속 증가세를 보이는 것도 '엄지족'이 많은 20대 고객 잡기에 열심인 이유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11번가에서 기획한 화장품을 소개하는 뷰티 유튜버와 먹방의 만남도 오픈마켓 주 이용자인 젊은층의 수요에 기인한다. 젊은층에 인기 있는 먹방과 영상 마케팅을 활용했을 때 효과가 탁월한 뷰티 상품을 접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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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오쇼핑 관계자는 인스타그램 생중계에 대해 "SNS를 통한 소통과 생중계 스트리밍 콘텐츠는 최근 대세라 마케팅에 도입했다"며 "기존 홈쇼핑 주 이용층이 40대라 젊은층이 많지 않다. 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SNS를 활용해 20~30대의 관심을 끌어보자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뷰티 제품이 전체 판매 중 15~20%를 차지하는데, 젊은층과의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아는 언니 뷰티 쇼를 중심으로 해서 이런 시도를 계속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