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15분 충전…'포르쉐 선언' 가능할까

완성차 업체 중 유일...기술 현실화 문제 직면

홈&모바일입력 :2017/03/21 08:03    수정: 2017/03/21 13:14

“15분 내 충전 가능하며 한번 충전하면 최대 500km까지 가는 전기차를 만들겠다.”

올리버 브룸 포르쉐 AG 회장이 미국 씨넷, 영국 오토카 등에 밝힌 포부다. 현재 전기차 업계의 가장 큰 고민인 긴 충전시간을 단축시키겠다는 것이 그의 의지다.

완성차 업체에서 “15분 내 급속충전” 관련 발언을 한 임원은 브룸 회장이 유일하다.

그만큼 아직까지 15분 급속충전을 현실화해줄 만한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미국 씨넷도 브룸 회장의 발언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씨넷에서 운영하는 자동차 매체 ‘로드쇼’는 20일(현지시간) 보도에서 “브룸 회장이 훌륭한 발상을 했으나 현재 개념의 충전 인프라 상황에서는 불가능한 것이 15분 충전”이라고 지적했다.

그 이유는 급속충전 가능 용량(%) 한계와 충전기 효율 때문이다. 보통 전기차 급속 충전시 최대 80%까지만 진행할 수 있다. 더 이상 급속충전을 진행하면 전력 과부하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공공 급속충전기의 최대 효율은 50kW 정도 수준이기 때문에 15분 내 급속충전이 마무리 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

포르쉐 순수 전기 콘셉트카 '미션 E 프로젝트' (사진=포르쉐)

만약 포르쉐가 350kW 이상급의 충전기와 호환이 되는 하드웨어를 만든다면 브룸 회장의 계획은 현실화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시간이 많이 걸릴 수 밖에 없다는게 씨넷 로드쇼 지적이다. 미국의 경우 최대 150kW 효율의 전기차 급속충전기가 운영되고 있지만, 현재 시험 운영중이다.

테슬라는 홈페이지에 급속충전기 슈퍼차저의 최대 효율이 120kW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같은 지적이 있지만, LG화학과 삼성SDI 등 주요 배터리 업체들은 15분 전기차 충전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LG화학은 우선적으로 15분 충전 대신 20분 충전 시대를 연다는 방침이다. 상황에 따라 충전 시간을 더 많이 단축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LG화학 관계자는 “대규모 수주 성과와 함께 차별화된 선제적 R&D를 통해 향후 현재 주행거리보다 2배 이상 갈 수 있고, 충전시간도 20분 내로 이뤄질 수 있는 기술 등을 통해 가격, 성능, 안전성 측면에서 경쟁 우위를 지속 확보하겠다”라고 밝혔다.

삼성SDI는 내년이면 15분 급속 충전 기술이 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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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구 삼성SDI 중대형전지 마케팅그룹 부장은 지난해 SNE리서치 주최 전기차 컨퍼런스에서 "2018년에는 약 15분 정도 급속 충전이 가능한 배터리 기술이 나올 것“이라며 ”급속충전으로 인한 배터리 수명 단축 문제를 고려했다. 배터리 업체 사이에서는 15분 내외 급속충전 시간이 수명이나 안전성 측면에서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포르쉐는 오는 2020년 브룸 회장의 전기차 개발 계획이 담겨진 순수 전기 슈퍼카 ‘미션 E' 양산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포르쉐 순수 전기 콘셉트카 '미션 E 프로젝트' (사진=포르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