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퀀텀닷’ 킬러 LG ‘나노셀’ 출격

"패널에 나노셀 직접 적용, 퀀텀닷보다 색재현율 높아"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7/03/19 10:15    수정: 2017/03/19 11:12

[파주=이은정 기자]“LG의 나노셀 TV는 인셀 기술로 필름을 이용한 퀀텀닷(양자점)보다 앞섰습니다. 나노셀은 광학시트, 백라이트가 아니라 사람의 눈과 가까운 패널 자체에 적용해 색재현율을 극대화했습니다.”

LG전자 TV화질팀 강경진 연구위원은 LG전자 주최로 17일 경기도 파주시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에서 진행한 ‘나노셀 TV 기술설명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나노셀 기술을 적용한 LCD TV로 삼성전자의 퀀텀닷 기반 QLED TV를 저격한 셈이다. 나노셀은 지난 1월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 CES 2017에서 공개된 3세대 ‘슈퍼 울트라HD TV’ 신제품의 핵심 기술이다.

나노셀은 5년만에 탄생했다. LED 백라이트 광원의 특성을 이용한 인셀 기술로 패널에 직접 나노셀을 적용해 R(빨강)·G(초록)·B(파랑) 3원색의 순도를 높여 색재현율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LG전자가 나노셀 TV를 3세대 LCD 기술로 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LG전자는 17일 경기도 파주시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에서 진행한 ‘나노셀 TV 기술설명회’를 진행했다.(사진=지디넷코리아)

LCD TV의 경우 색재현율을 높이는 위치에 따라서 광원, 광학 시트, 패널 방식의 3개 세대로 발전 과정을 구분한다. 1세대는 백라이트 유닛에 적용되는 방식으로 광원 자체를 개선해 색순도가 높여 형광체 물질이 LED에 적용됐다. 2세대는 백라이트와 패널 사이에 형광체가 적용된 광학필름을 적용해 빛이 시트를 투과하는 과정에서 색재현율을 높였다. 3세대는 편광판에 필름없이 나노셀을 패널에 직접 적용했다.

삼성전자가 주력 TV 제품인 퀀텀닷 TV는 LCD 패널과 백라이트 사이에 퀀텀닷 필름을 붙여 색재현율을 높이는 방식을 쓴다. 삼성이 올해 공개한 QLED TV 신제품에는 퀀텀닷 입자 코에에 메탈을 입히고 코어를 덮는 셀 외곽에 산화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해 높은 발광효율을 내면서 고순도의 색을 낼 수 있도록 개선했다. 하지만 이 역시도 필름 방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만큼 나노셀 TV가 더 성능면에서 우월하다는 게 LG 측의 설명이다.

한상범 부회장은 CES 2017에서 "퀀텀닷 TV는 1세대와 2세대를 거쳐 3세대로 진화하면서 휘도가 향상됐는데 이는 퀀텀닷 자체의 효율을 높인 덕분도 있지만 대부분 백라이트에 의해 좌우되는 부분"일면서 "기본적으로 퀀텀닷 시트를 붙이면 휘도가 20% 정도 감소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퀀텀닷 필름을 사용하지 않고 나노셀이 적용된 편광판을 사용해 별도의 공정을 추가하거나 제품의 설계를 변경할 필요가 없어 원가를 낮췄다. 제조단가를 낮춰 중국 TV 제조업체 스카이워스, 콩카 등에 공급량을 늘리고, 올해 출시하는 30여 개 슈퍼 울트라HD TV 제품 중 절반 이상의 모델에 나노셀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LG 디스플레이의 파주 사업장 LCD 패널 생산라인 모습.(사진=LG전자)

이 나노셀은 나무, 열매 등 자연에서 채취한 형형색색의 염료를 약 1나노미터(nm) 크기로 균일하게 만든 물질이다. LG는 이 미세 분자들을 이용해 색재현율을 높였다. 예컨대 빨간색을 구현할 때 기존 LCD는 백라이트에서 빛을 내보낼 때 색상을 조합해 노란색, 주황색이 미세하게 섞여 실제 빨간색과 달라진다. 나노셀은 미세 분자들이 색의 파장을 정교하게 조정(흡수)해 더 정확한 색 표현이 가능하다.

또 외부에서 LCD로 들어오는 빛을 흡수하는 특성이 있어 TV 화면에 반사되는 빛의 양을 30% 줄였다. 기존에는 TV 시청 시 실내등, 외부에서 반사되는 빛으로 눈부심 등 불편함을 겪지 않아도 된다. 이를 IPS 기술과 접목해 시야각은 60도로 넓어졌다. IPS는 전극을 수평으로 배치해 전극이 수직으로 이뤄져 각도에 따라 색이 다르게 보이는 VA 패널보다 시야각이 넓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회사는 나노셀 기술을 시청 환경을 반영해 프리미엄 모니터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나노셀 기술과 함께 LG 프리미엄 TV 투트랙 전략의 다른 핵심 축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TV에 대한 강조도 이어졌다. 자발광 방식의 올레드 TV와 삼성의 QLED TV는 기술적으로 확실히 다르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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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진 연구위원은 “나노셀 기술도 프리미엄 LCD 제품에 적용되지만 올레드는 초프리미엄으로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두고 있다”며 “QLED는 LCD의 진화된 기술로 올레드 자발광 수준에 있어 퀀텀닷보다 우위에 있기 떄문에 비교할 만한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QLED가 자발광이 아닌 이유는 시트를 붙였는데 시트는 광량을 조절하는 소자가 아니고 색을 통과시키는 것 뿐”이라며 “진짜 QLED(자발광)를 개발했다는 유튜브 영상이 있는데 아주 작고 초록색 빛을 내는 모습이었으며 상용화는 5년 뒤에나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