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쇼핑도 쓰는 딥러닝 CNN을 아시나요

패션 취향 맞춰 상품 추천하는 인공지능

인터넷입력 :2017/03/19 08:43    수정: 2017/03/22 10:50

손경호 기자

미국 방송 매체인 CNN은 알겠는데, 네이버 쇼핑에도 쓰인다는 CNN이 뭘까?

이런 궁금증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최근 네이버에서 쇼핑 검색을 담당하고 있는 이정태 박사를 찾아갔다. 그는 검색 분야 알고리즘을 연구해 왔던 전문가로 최근에는 네이버 쇼핑 검색에 딥러닝 기술 접목하는 방안을 시도하는 중이다.

인공지능(AI) 기반 기술이 이미 곳곳에 사용되기 시작했으나 그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가졌고, 최근 성능이 크게 개선된 것이 이미지 인식이다. 2012년부터 이 분야에 AI 기반 기술 중 하나인 딥러닝이 도입되고, 컴퓨팅 연산을 위한 자원들을 싼 값에 투입할 수 있게 되면서 생긴 변화다.

현재는 주어진 이미지를 보고 이것이 개인지 고양이인지를 분간해내는 수준을 넘어 온라인 쇼핑몰에 올라온 상품들이 어떤 느낌을 가졌는지 구분하고, 사용자들에게 비슷한 취향의 상품을 추천하는 정도까지 발전했다. 네이버는 이러한 기술을 '스타일추천'이라는 이름으로 패션상품 추천에 베타서비스 형태로 적용했다.

CNN이 입려된 상품 이미지를 인식해 특정 패턴에 따라 서로 다른 감성태그로 분류하고, 다시 이를 다시 학습하는 모습.(자료=네이버 공식 블로그)

국내서는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자체 서비스 중인 스토어팜, 윈도시리즈 등을 통해 약 4억건에 달하는 쇼핑상품 데이터베이스(DB)를 갖고 있는 네이버가 이런 분석에 유리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면 이 회사는 수많은 DB를 갖고 어떻게 러블리, 귀여운, 화려한, 로맨틱 등과 같은 감성 키워드에 맞는 스타일을 추천해 줄까?

AI에 쓰이는 딥러닝 기술의 일종인 '컨볼루션 신경망(Convolutional Neural Network, CNN)'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네이버가 쇼핑 상품을 검색하고 추천하는데 CNN을 쓰기 시작한 것은 지난 1년~2년 사이 일이다. 이러한 기술을 도입하게 된 배경 은 이전까지 상품 DB를 분류하는데 너무 많은 인력이 투입돼야했던 탓이다.

이정태 박사에 따르면 이전까지 사용자가 네이버에 키워드를 입력해 적당한 상품 검색 결과를 내놓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해당 상품에 맞는 키워드를 일일이 입력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상품 판매자들이 상품에 대한 정보를 잘못 입력하거나 누락시키는 경우들이 종종 있는 탓에 이런 정보들을 직접 수정하는 작업을 거쳐야했다.

사전에 학습을 거친 CNN은 주어진 이미지에서 상품 관련 영역을 찾아낸다. 그 다음 예를들어 '#보헤미안룩'이라는 키워드가 입력됐을 경우 해당 이미지에서 이 키워드에 맞는 부분이 있는지를 구분한다.

CNN은 이런 작업들 중 많은 부분을 자동화 한다. 이정태 박사는 이를 두고 양동이에 비유해 설명했다.

"컨볼루션(Convolution)은 어떤 것들을 서로 결합한다는 뜻이죠. 예를 들어 양동이 두 개에 서로 다른 정보가 담겨 있는데 이것들을 한 곳에 부어서 결합된 정보들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수많은 이미지를 픽셀 단위로 분석해서 특정 대상이 어떤 선과 점으로 이뤄졌는지 분석하고 이런 것들이 모여서 다음에 입력된 이미지가 원피스인지, 고양이인지 등을 구분해낼 수 있게 되는거죠."

원피스라는 태그를 붙인 이미지를 CNN에 수없이 반복 입력해서 공통점을 뽑아내게 하면 이후에 여기에 새로운 이미지를 입력했을 때 이것이 원피스인지 아닌지를 구분해낼 수 있게 되는 식이다.

이정태 박사는 "'원피스'와 같은 명확히 구분되는 태그를 가진 이미지는 특정 패턴을 뽑아내기까지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 수가 적지만 '귀여운'과 같이 추상적인 태그를 가진 이미지를 구분하기 위한 패턴을 뽑아내는데는 훨씬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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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앞으로 "네이버 쇼핑 검색에서 감성적인 부분들은 물론 정형화된 속성들까지 뽑아내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원피스라고 하더라도 반팔, 긴팔, 꽃무늬패턴 등과 같이 상품의 다양하고, 구체적인 속성까지 구분하도록 CNN을 가다듬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이미지 뿐만 아니라 상품명이나 테스트 정보 등까지 활용할 계획이다.

이미 11번가에서 선보였던 것처럼 네이버도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진을 촬영하는 것만으로 그 안에 담긴 사물과 유사한 상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특히 정면이나 옆모습이 아니라 다양한 각도에서 찍은 사진들에 대해서도 정확히 어떤 종류의 상품인지를 알아내 비슷한 상품을 추천해준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