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왜 3D 프린터가 주목받나

스트라타시스가 꿈꾸는 혁신의 비결 공개

홈&모바일입력 :2017/03/15 16:50    수정: 2017/03/22 09:33

정현정 기자

디자이너의 아이디어가 곧바로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시장에 나오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다. 그 과정에서 만들었다 폐기되는 시제품도 한 두 개가 아니다. 물론 그 때마다 디자인, 목업, 금형, 사출 등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시안이 바뀔수록 타임투마켓(시장 적시 출시)은 더 힘들어진다.

3D 프린터가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시제품 제작, 즉 프로토타이핑 과정을 몇 시간으로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3D 프린터로 시제품을 만든 뒤 지적 사항이 있으면 설계 도면에 반영한 뒤 다시 출력하면 된다. 업계에선 현재 프로토타이핑 제품들 중 3D 프린터로 출력한 것들이 23%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

이런 장점 덕분에 3D 프린터는 4차산업혁명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술이다. 4차산업혁명의 근간은 소비자 맞춤형 생산과 유통, 물류 서비스의 기반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오는 29일 지디넷코리아와 국회 4차산업혁명포럼 공동 주최로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리는 '독일 인더스트리 4.0을 통해본 한국형 4차산업혁명 미래 모델' 컨퍼런스에서는 세계 1위 3D 프린터 업체 스트라타시스의 한국 지사 스트라타시스코리아의 천백민 이사가 참석해 3D 프린팅의 가능성을 소개한다.

스트라타시스코리아에서 전략사업 및 파트너 비즈니스 총괄 이사을 맡고 있는 천 이사는 ‘3D프린팅으로 기존의 제조 방식을 바꾸다 : 미래 제조 산업에서의 스트라타시스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3D 프린터가 바꿔놓을 제조업의 미래를 설명할 예정이다. (컨퍼런스 등록 바로 가기)

메이커봇의 3D 프린터를 활용해 제품을 출력하는 모습 (사진=지디넷)

3D 프린터란 말 그대로 3차원으로 특정 물건을 찍어내는 장비를 말한다. 3차원 캐드(CAD) 설계도만 있으면 있으면 얇은 층을 위로 쌓는 방법으로 3차원 공간 안에 실제 사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러다보니 3D 프린터가 만들어내는 유연한 제조 환경은 시제품 수준에 머무르지 않는다. 개인 맞춤형 제작에도 응용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한번 상상해보자. 매장에 설치된 러닝머신을 가볍게 뛴다. 그 장면을 스캐닝한 뒤 데이터 분석을 통해 발 모양과 압력 부위를 측정한다. 그런 다음 내 발에 꼭 맞는 운동화를 몇 시간 만에 뚝딱 만들어준다면 어떨까.

만화 같은 얘기가 아니다. 세계적인 신발 전문업체 아디다스는 ‘퓨처크래프트 3D’라는 이름으로 3D 프린팅을 활용한 개인맞춤형 운동화 제작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 3D 프린터, 제조용 툴링 시장도 빠르게 확대

현재 3D 프린터의 주용도인 시제품 제작 외에도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도구를 제작하는 제조용 툴링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기존 생산 공장 내에서 부품이나 생산품 이동에 쓰이던 도구나 받침대 등 제품들은 관행적으로 메탈로 만들어졌지만 간단한 도구들의 경우 3D 프린터로 출력하면 금속 가공에 걸리는 시간을 크게 단축시키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최근 미국 포드는 자동차 제조사 중 처음으로 스트라타시스와 협업을 통해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자동차 부품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포드는 제조용 툴링과 시제품 제작, 개인 맞춤형 부품 제작과 같은 분야에서 제조 공정의 혁신과 비용 절감 효과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는 자동차 제조사나 가전 제조사들의 부품 창고가 사라질 수도 있다. 그동안 제조사들이 사후서비스(AS)를 위해 일정기간 각 모델별 부품을 보관해야했지만 이제는 설계도만 있으면 언제든 소비자의 수요가 있을 때 찍어내기만 하면 그만이다.

궁극적으로는 소비재 분야의 맞춤형 생산에도 3D 프린터가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의족과 의수 같은 의료용 보조기구들이 가장 대표적인 예다. 또 스마트폰 케이스처럼 소비자들의 취향이 반영되는 제품들도 3D 프린터 생산을 시도해볼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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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3D 프린터 도입이 예상보다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 언스트앤영이 3D프린터에 대한 글로벌 서베이를 진행한 결과 국내 기업들 중에 48% 정도가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 3D 프린터 채택에 장애물로 작용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들 절반은 아직 3D프린터 도입에 소극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다니엘 톰슨 스트라타시스코리아 지사장은 최근 지디넷코리아와 인터뷰에서 "3D 프린터를 도입하면 과거의 제조 방식과 달리 신속한 타임투마켓이 가능하고 재고도 줄일 수 있으며 분산형 제조도 가능해진다"면서 "3D 프린터 분야도 4차산업혁명의 영향을 받아 로보틱스와 제조 시스템과의 통합, 리얼타임 모니터링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과거와는 다른 업무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엄청난 기회가 될 것"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