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시장 뛰어든 테슬라, 뜰까

"전기차 대중화 가속" vs "찻잔 속 태풍"

카테크입력 :2017/03/15 11:19    수정: 2017/03/15 11:41

정기수 기자

테슬라가 15일 경기도 하남 스타필드에 첫 매장을 오픈하고 국내 영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오는 17일에는 서울 청담동 스토어도 문을 연다.

브랜드 런칭을 알리는 대대적인 기념행사도 생략했다. 언론 등 광고도 일절 계획에 없다. 브랜드 이미지와 제품 성능에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우선 정부 인증 절차를 마친 중형 스포츠세단 '모델S 90D'부터 판매를 개시한다.

온라인으로 예약을 받은 뒤 주문 제작한 차량을 배송하는 국내에는 생소한 커스텀 메이드 방식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 온라인으로 신청한 고객들을 대상으로는 시승 기회를 제공한다. 테슬라코리아는 오는 6월께 첫 고객 인도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테슬라 청담 매장에 전시된 S 90D. 뒷편에는 '디자인 스튜디오'와 각종 홍보 문구가 자리잡고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친환경차 분야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갖춘 테슬라의 상륙으로 인해 국내 전기차 시장의 대중화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모델S 90D는 배터리용량이 90kwh로 1회 충전 주행거리는 국내에서 378㎞를 인증받았다. 현재 국내 판매 중인 전기차 중 가장 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4초, 최고 속도는 시속 250㎞다. 반자율주행 기능인 오토 파일럿을 지원하며 17인치 터치스크린, 미세먼지 등 오염 물질을 99.97% 걸러내는 공기 정화 시스템 등 편의 시설도 갖췄다.

다만 업계에서는 테슬라의 국내 시장 안착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우선 부족한 충전 인프라가 1차 관문으로 지적된다. 완충까지 75분 정도가 소요되는 테슬라 슈퍼차저는 서울 2곳을 비롯해 연말까지 총 6~7개소가 국내에 설치될 예정이다.

완속충전소인 데스티네이션 차저는 연내 이마트와 스타벅스 등 신세계그룹 계열의 다양한 유통채널 25곳에 들어선다. 완충하는 데 급속은 75분, 완속은 14시간 정도 소요된다. 하지만 설치 계획대로 충전소가 설치되더라도 현대차 등 국내 업체들이 가지고 있는 충전 인프라에 비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급속충전 방식이 국내 표준과 다른 '타입2'라는 점도 선결 과제다. 국가기술표준원은 급속충전 방식을 '콤보 타입1'으로 통일키로 하고, 관련 개정안을 고시한 상태다.

부족한 충전시설에 대해 테슬라코리아 측은 한국전력이 운영하는 개방형 충전소에 있는 일반 충전설비 'AC3상'을이용해 충전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호환은 가능하지만 테슬라 전용 설비가 아니기 때문에 급속이 아닌 완속으로만 충전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사용자들의 가장 큰 불안은 주행 중 방전"이라면서 "테슬라의 충전 인프라 부족은 구매를 망설이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급속충전기 '슈퍼차저'로 충전중인 테슬라 모델 S

고가에 형성된 차량 가격도 부담이다. 모델S 90의 국내 판매가격은 1억2천100만원이다. 오토파일럿 등을 포함한 풀옵션 가격은 무려 1억6천100만원에 달한다. 환율과 세금 탓에 미국 가격 9만4천달러(약 1억700만원)보다 비싸게 책정됐다.

가격이 비싼 데다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현행법상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받으려면 10시간 이내에 완속충전이 이뤄져야 한다. 올해 전기차에 지급되는 정부 보조금은 1천400만원, 지자체 보조금은 300만~1천200만원이다. 1억이 훌쩍 넘는 테슬라 전기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는 2천만원 안팎의 보조금도 포기해야 한다. 서비스네트워크도 2곳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A/S를 받기 위한 불편도 감수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에 전기차 모델을 판매하고 있는 업체들도 당장 미치는 파장의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A업체 관계자는 "국산과 수입을 막론하고 테슬라 모델S의 경쟁 전기차를 딱히 꼽기 힘든 상황"이라며 "국내 친환경차 시장이 아직 태동 단계라 하이브리드카 위주로 형성된 상황에서, 고가의 전기차인 모델S가 전체 시장에 영향을 줄 만한 주류로 자리잡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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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코리아는 100D, 80D, 75D, 60D 등 모델S의 다른 트림들도 정부 인증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이르면 온느 5월부터 추가로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X는 연내 인증을 마치고 내년 출시할 예정이며, 보급형인 모델3의 국내 시장 출시 시점은 오는 2019년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편, 이날 테슬라 매장 개장에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참석해 니콜라스 빌리저 테슬라 아태부사장과 환담을 나눈 뒤 전시된 차량과 매장을 둘러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