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반 다진 T커머스업계, 올해 전략은?

사업 안정화·플랫폼 확장·제품 폭 확대 주력

인터넷입력 :2017/03/16 12:54

T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TV와 상거래(commerce)의 합성어인 T커머스는 TV와 리모컨만으로 상품 검색부터 결제까지 상거래 전 과정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케이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면서 T커머스 시장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T커머스협회에 따르면 선두주자인 K쇼핑밖에 없었던 2013년 당시 T커머스 총 취급고는 300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 같은 거래 규모는 3년 뒤인 2016년에는 1조원 수준으로 늘어났다.

T커머스 시장은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확장세를 보였다. 그 해 B쇼핑, 신세계TV쇼핑,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 등이 앞다퉈 T커머스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해까지 인프라를 다지는 데 주력한 T커머스 업계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 ‘흑자 전환’ 목표…내실 쌓는 KTH

KTH, K쇼핑

T커머스 업계 1위 KTH는 다년간의 노하우로 사업 안정화를 도모한다는 입장이다.

KTH는 2012년부터 T커머스 사업을 시작했다. 올해는 T커머스 선발주자로서 약 5년간 쌓은 노하우를 살려 흑자 전환에 성공, 수익을 창출하자는 목표를 세웠다.

다년간의 경험이 주로 유용할 것으로 예측되는 것은 상품 기획력이다. KTH 관계자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금까지 사업을 하면서 쌓은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미리 예측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보유 상품도 확장해 고객 접점을 넓히는 데 힘을 쏟을 예정이다.

또 KTH는 방송제작센터 구축을 통해 방송 인프라 및 인력을 강화해 세트의 다양화, 제작 편수 증대, 영상 제작 포맷의 다양화 등을 추구할 방침이다.

이번 달 들어 KTH의 T커머스 채널인 K쇼핑 브랜드 캐릭터를 출시해 마케팅 강화에 나섰다.

KTH 전략기획팀 양지수 대리는 “KTH가 콘텐츠 사업도 하다 보니 융합하여 시너지를 낼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캐릭터 사업을) 시작했다”며 “K쇼핑의 캐릭터를 통해 브랜드를 알리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있을 것으로 보고 캐릭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SK브로드밴드 B쇼핑

■ ‘채널 전쟁’ 접근성 확대 노리는 B쇼핑·GS마이샵

채널 번호 20번 내에 배치된 소위 ‘프라임 번호’를 유치하기 위한 T커머스 업체들의 경쟁도 심화되는 추세다.

현재 T커머스업체들은 대부분 채널 번호 20번 이후에 배치돼 있다. 지상파, 종편 채널 부근이라 시청자들에게 노출되기 쉬운 프라임 번호에 속해 있는 T커머스가 흔치 않은 상황이다.

SK브로드밴드의 B쇼핑은 최근 케이블 방송 사업자인 CJ헬로비전에서 3번을 획득하면서 시청자 접근성을 확대했다.

또한 B쇼핑을 자회사로 분리 추진하면서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IPTV법)에 따라 직사채널을 편성할 수 없다는 규제에서 벗어나 자사 IPTV 서비스인 Btv에도 B쇼핑을 편성할 전망이다.

SK브로드밴드 홍보팀 변형명 매니저는 “T커머스는 20번대 후반 번호가 많았다. CJ헬로비전에서 3번 채널을 확보하면서 소비자들에네 노출을 많이 시켜 접근성을 확대하자는 취지”라며 “올해도 소비자들에게 접근성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춰 사업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S홈쇼핑의 T커머스 채널인 GS마이샵도 플랫폼 확장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작년 LG유플러스, 스카이라이프, Btv 등 IPTV 업체 여러 곳과 계약한 데 이어 올해도 플랫폼 확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롯데홈쇼핑

■롯데OneTV, 중소기업 제품 늘려 상품 폭 확대

롯데홈쇼핑의 T커머스 채널인 롯데OneTV는 2015년 3월 오픈 이후 제품 입점에 있어 파격적인 방식을 도입했다.

롯데OneTV는 기존 TV홈쇼핑에 입점하지 못했던 중소기업들이 상품 입점이 다소 쉬워진다는 T커머스의 순기능에 초점을 맞췄다. TV홈쇼핑에 따르는 복잡한 입점 절차와 까다로운 상품 선정 기준을 완전히 없애고 누구나 판매 영상만 등록하면 입점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롯데OneTV는 올해도 입점과 퇴점이 자유로운 해당 방식을 유지해나가면서 소비자 상품 선택권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T커머스, 독자적인 신규 취급고 만들 수 있을 것”

T커머스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새로운 취급고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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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커머스가 기존 홈쇼핑에서 다루지 않았던 상품들이 판매 창구로 유용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SK증권 손윤경 연구원은 “각 홈쇼핑 업체의 TV 취급고가 1조8천억원 정도인데 T커머스는 많이 나와봐야 1천억원 정도다. 지금까지 T커머스는 기존 TV 홈쇼핑 제품의 또다른 판매처로서 운영됐는데, 상품의 폭을 넓히면서 방송에서 판매하는 상품 비중을 줄이고 매출을 살펴본 결과가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T커머스로 인한 취급고가 정체돼 있던 TV 취급고의 성장을 야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손 연구원은 T커머스의 취급고에 대해 “상품 폭을 넓혀서 1천억원에서 2천억원으로 취급고가 1천억원 늘어난다고 하면 무시할 수 없는 성과다. 현재 TV 쪽 매출 취급고가 거의 늘어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T커머스의 취급고가 전체 비중에서 큰 수준이 아닐지라도 성장 가능성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