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낸 스냅, '트위터 vs 페북' 누구 닮을까

드러난 숫자는 트위터…'제2의 페북' 가능할까

홈&모바일입력 :2017/03/03 14:50    수정: 2017/03/03 17:02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제2의 페이스북이 될까? 아니면 ‘반짝 도약’ 뒤 부진의 늪에 빠진 트위터의 길을 갈까?

‘사라지는 메시지’로 유명한 스냅챗 운영업체 스냅이 상장(IPO) 대박에 성공했다. 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 데뷔한 스냅은 공모가(17달러)보다 44% 상승한 24.48달러로 마감했다.

첫날 거래를 끝낸 스냅은 시가총액 340억 달러(약 39조626억원)를 기록했다.

덕분에 에반 스피겔 최고경영자(CEO)와 보비 머피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두 창업자는 20대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했다. 둘은 모두 스냅 주식 20%(2억2천30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에반 스피겔 스냅챗 CEO (사진 = 씨넷)

■ 도약 성공한 페이스북 vs 제자리 걸음 트위터

스냅이 IPO를 순조롭게 끝내면서 향후 행보에 더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리코드를 비롯한 미국 IT 매체들은 스냅이 앞으로 페이스북과 트위터 중 어느 쪽에 가까운 행보를 보일 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2년 IPO를 단행한 페이스북의 첫 출발은 소박했다. 상장 직전 모바일 사업이 부진하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첫날 주가가 0.6% 상승하는 데 머물렀다.

이후 페이스북 주가는 1년 가량 공모가를 밑돌았다. 하지만 약점이던 모바일 사업이 성과를 내면서 주가가 뛰기 시작했다.

실제로 상장 당시 0%였던 페이스북의 모바일 광고 매출 비중은 지난 분기엔 84%까지 늘어났다. 여기에다 동영상 전략까지 찬찬히 실행하면서 탄탄한 수익 기반을 다졌다.

최근 분기인 2016년 4분기에 매출 88억1천만 달러, 수익 35억6천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사진=씨넷)

월간 이용자 수도 꾸준히 증가하면서 작년 말 현재 18억6천만 명에 이르렀다. 월간 이용자의 66%인 12억3천만 명이 일간 방문자일 정도로 이용자 기반이 탄탄한 편이다.

이중 모바일 월간 이용자 수도 17억4천만 명에 이를 정도로 모바일 파워도 강력한 편이다.

이듬 해 데뷔한 트위터는 ‘시작은 창대했지만, 끝이 미약한’ 모습을 보였다. 페이스북 후광을 등에 업고 2013년 11월 상장한 트위터는 첫날 주가가 73% 치솟으면서 대박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트위터는 강세를 지속할만큼 실적이 좋지 못했다. 뉴스피드를 활용한 광고 모델을 만들어낸 페이스북과 달리 트위터는 광고 사업이 여의치 않았다.

여기에다 이용자 수도 제자리 상태를 면치 못했다. 한 때 페이스북과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던 트위터는 3억5천만 명 내외에서 계속 머물면서 핀터레스트를 비롯한 후발 주자들에게도 역전당했다.

결국 트위터는 상장 1년 만에 주가가 40% 가까이 빠지면서 초반 반짝 강세로 끝나고 말았다.

화려한 첫 출발에 성공한 스냅으로선 자신들이 트위터보다는 페이스북에 더 가깝다는 점을 부각시켜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 스냅, 실적-이용자 수 IPO 당시 트위터와 비슷

드러난 성적표만 보면 페이스북보다는 트위터에 더 가깝다. 스냅은 지난 해 매출 4억400만 달러에 무려 5억1천400만 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했다.

리코드에 따르면 트위터는 상장 전해에 7천900만 달러 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페이스북은 10억 달러 이익을 올렸다.

현재 스냅의 하루 이용자 수는 1억5천800만 명이다. 이 수치 역시 트위터 상장 직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추정된다.

트위터는 상장 당시 월간 이용자 수가 2억1천800만 명이었다. 트위터는 하루 이용자 수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물론 트위터와 다른 부분도 있다. 스냅의 이용자 층은 18~34세 연령에 집중돼 있다. 상대적으로 타깃 광고가 수월한 이용자 군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스냅은 앞으로 투자자들이 조바심을 내기 전에 장기 성장에 대한 믿음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광고 외엔 뚜렷한 비즈니스 모델이 없는 만큼 18~34세 젊은 층의 지갑을 열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번에 상장을 하면서 스냅은 독특한 구조를 채택했다. 공개 거래되는 주식엔 의결권을 전혀 부여하지 않은 것. 이는 스피겔을 비롯한 경영진이 소신 있는 사업을 밀고 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조금만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판단할 경우 곧바로 주식을 매각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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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이 지난 해 엄청난 손실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IPO 대박에 성공한 것은 장기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과연 스냅 경영진들은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처럼 “날 믿고 기다리라”는 확신을 심어줄 수 있을까? 이 질문은 가까운 시일 내에 돈을 벌 가능성이 많아 보이지 않는 스냅의 젊은 경영진들 앞에 펼쳐진 숙제인 셈이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