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더 팔리는 '신기한' 그랜저...왜?

일평균 판매량 30대 더 늘어...'차급 파괴' 주효

카테크입력 :2017/03/03 08:42    수정: 2017/03/03 10:23

정기수 기자

현대자동차의 준대형세단 '신형 그랜저(IG)'의 판매 추이가 심상치 않다. 신차가 나온 지 3개월이 지났지만 일평균 판매량이 오히려 더 늘고 있다. 통상 신차 출시 후 1~2개월 정도 판매량이 정점을 찍은 뒤,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하향 곡선을 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디자인과 성능은 물론, 안전·편의사양 등 전 부문에서 강조한 '차급 파괴'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신형 그랜저는 지난 2월 9천990대가 판매돼 전월(9천414대) 대비 6.1% 증가했다. 지난달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영업일수(20일) 기준으로 일평균 499.5대가 팔려나갔다. 1월 일평균 판매대수(470.7대)보다 약 30대(28.8대)씩 더 판매된 셈이다.

신형 그랜저(사진=현대차)

신형 그랜저는 출시 첫 달인 지난해 11월 판매 돌입 불과 1주일 만에 4천606대가 판매된 데 이어 12월에는 3배 증가한 1만3천833대가 팔렸다. 설 연휴로 영업일수가 모자랐던 1월 주춤했지만 지난달 들어 다시 상승세에 돌입했다. 2월 역시 평달보다 영업일수가 부족했던 점을 감안하면 신형 모델 만으로도 1만대를 돌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형 그랜저의 지난달 말 기준 누적 계약대수는 7만대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주문이 밀리자 그랜저의 생산 비율을 높여 아산공장 라인을 풀가동, 월 1만2천여대 수준까지 생산량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계약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아직도 3만명 이상의 고객들이 차량을 건네받기 위해 대기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시장이 소비심리 악화와 계절적 비수기 영향 등으로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점과 3천만원대를 넘는 준대형세단 차급인 점을 생각하면 신형 그랜저의 꾸준한 인기몰이는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준대형 시장에서의 독주는 물론 차급을 넘어서도 경쟁 차종을 찾기 힘들다. 지난달 구형(764대)과 하이브리드(159대) 모델을 합친 그랜저 판매량은 총 1만913대로 전년동월 대비 3배 가까이 늘었다. 2위 기아차 K7(4천388)와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그랜저는 신형 모델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월간 1만대 판매를 3개월 연속 돌파하며 지난달에도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지켰다. 상용차인 2위 포터(7천691대)와의 차이는 3천대가 넘는다. 그랜저 효과는 현대차 내수 전체 판매에도 견인차 역할을 했다. 지난달 현대차의 국내시장 판매량은 5만3천11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 늘었다. 전월 대비로도 17.8% 증가했다. 그랜저가 현대차 전체 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가 넘는다.

신형 그랜저 가솔린 3.3 모델 측면(사진=현대차)

현대차는 여세를 몰아 기존 옵션과 신규 고급 사양을 기본 적용한 '그랜저 가솔린 3.3 모델'을 내놓고 판매에 돌입했다. 그랜저 가솔린 3.3 모델은 개선된 람다Ⅱ 3.3 GDi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90마력, 최대토크 35.0kg·m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기존 그랜저 최상위 모델이었던 가솔린 3.0 엔진보다 출력은 약 9%, 토크는 약 11% 향상됐다.

특히 현대차는 이달 말 서울모터쇼에서 공개되는 '그랜저 하이브리드'까지 총 6개 엔진으로 동급 최대의 라인업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올 하반기나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그랜저 최초로 2.0 다운사이징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한 스포츠 모델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는 지능형 안전기술인 '현대 스마트 센스 패키지'도 가솔린 2.4 및 디젤 2.2 모델의 엔트리 트림에까지 확대 운영키로 했다. 현대 스마트 센스 패키지는 그랜저 계약 고객들의 43%가 선택할 정도로 선호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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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그랜저의 올해 연간 판매목표 10만대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형 그랜저가 위로는 대형세단 엔트리부터 아래로는 중형 최고급 모델 수요까지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 판매목표 달성은 이미 기정 사실로 여겨지며 초과 달성 수준이 어느 정도일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