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범 LGD 부회장 “10세대 투자 고민 지속"

"삼성전자에 LCD 패널 공급은 하반기부터나 가능할 듯"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7/02/20 15:56

정현정 기자

"글로벌 TV 시장에서 4K UHD TV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미미하고 8K는 더욱 그렇다. 때문에 8K가 투자의 주요 동인은 아니다. UHD 시장을 놓고봐도 삼성, LG와 3위 업체들과의 격차는 아직까지 굉장히 큰 상황이다. 10세대 투자 방향에 대해 시장에서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나오지만 우리는 100배 더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20일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열린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정기총회에 협회장 자격으로 참석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0세대 투자 결정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 상반기 파주 P10 생산라인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 곳에서 어떤 품목을 생산할 것인지를 놓고 시장에서 각종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LG디스플레이가 10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에 전격 나설 것인지, 아니면 10세대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라인을 먼저 가동하면서 대형 OLED 시장 개화와 생산 기술력을 확보를 위한 시간을 벌 것인지를 두고 관측이 엇갈려왔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를 기본 투자 기조로 정했지만 BOE와 CSOT 등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이 10세대 이상 LCD 생산라인 투자에 적극 나서면서 LCD 대응 투자에 나서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한상범 부회장은 “10.5세대 미래 대응을 위해고 P10 공장을 건설 중이고 내년 상반기 건물 완공을 앞두고 있다”면서 “대형 OLED와 플라스틱 OLED(P-OLED)가 투자의 기본 방향인 것은 맞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투자하고, 어떻게 수익을 낼 것인지를 두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사진=LG디스플레이)

삼성전자에 TV용 LCD 패널 공급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폭스콘이 인수한 샤프가 삼성전자에 TV용 LCD 패널 공급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물량 공급에 비상이 걸린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에 패널 공급을 요청하면서 양사 간 패널 공급 논의가 진행돼왔다.

한 부회장은 “제반 상황이 준비가 되지 않았고 스펙에 대해서도 협의를 해야하기 때문에 상반기 중에 공급은 힘들 것”이라면서 “이르면 하반기 초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 고객사 중 하나인 애플이 올해 나오는 아이폰 신제품에 경쟁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하는 OLED를 전량 탑재하기로 결정하면서 쏟아지는 우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 부회장은 “모바일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애플이, 플라스틱 OLED가 전부는 아니고 LTPS LCD 시장도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경쟁사에 비해 모바일 OLED 대응이 늦은 것은 사실이지만 하반기부터 구미 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하는 등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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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한 부회장은 정기총회 인사말을 통해 "중국을 포함한 경쟁국의 거센 추격 속에 LCD 가격이 일시적으로 상승했지만 장기적으로는 공급과잉으로 더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 이 시기를 우리가 재도약 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경쟁국과의 OLED 초격차 확보를 위한 혁신공정 R&D 추진 및 융복합 분야 R&D 예산을 확보하고, 디스플레이 고급인력에 대한 장비?부품소재 업계로의 고용연계와 후방산업의 중국 진출 확대 등 해외진출 기반 조성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