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甲 '티볼리' 소형SUV 독주 가속

월점유율 60%...'튀는 디자인·ADAS 기능' 女心 저격

카테크입력 :2017/02/15 08:36

정기수 기자

쌍용자동차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의 질주에 가속도가 붙었다. 마땅한 경쟁 상대를 꼽기 힘들 정도로 국내 소형SUV 시장에서 독주 체제가 공고해 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소형SUV 시장 첫 10만대 시대를 여는 데도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티볼리 성공의 원인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꼽는다. 톡톡 튀는 젊은 감성의 디자인은 물론, 경쟁 차종에 없는4륜구동 모델을 라인업에 구비하고 동급 최초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적용했지만 가격대는 경쟁 차종 중 가장 저렴하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티볼리 판매량은 3천851대로 시장 점유율이 59.7%에 달한다. 지난달 국내에서 팔린 소형SUV 10대 중 6대는 티볼리라는 얘기다. 2위인 한국GM 트랙스(1천436대)와의 격차는 2천415대에 달한다. 기아차 니로(973대)와 르노삼성 QM3(192대)는 판매량 측면만 놓고 보면 경쟁 차종으로 지목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세 모델의 점유율을 모두 합쳐도 티볼리에 미치지 못한 셈이다.

2017 티볼리 플라밍레드(사진=쌍용차)

티볼리는 2015년 1월 선보인 이후 지난달까지 총 10만6천97대가 판매됐다. 출시된 지 23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내수 판매 10만대를 돌파하며 쌍용차 창사 이래 역대 최단 기록을 다시 썼다. 렉스턴이 갖고 있던 기존 기록(28개월)을 5개월가량 단축했다. 누적 수출 역시 4만9천166대를 기록하며 해외시장 개척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신차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등 경쟁 모델들의 시장 진입에도 불구, 티볼리의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이다. 출시 첫 해부터 4만5천21대가 판매된 티볼리는 전체 시장 점유율 54.7%를 기록하며 선두 자리를 꿰찼다. 처음으로 국내 소형SUV 시장이 10만대 판매를 넘어선 지난해에는 5만6천935대가 팔려나갔다. 전체 판매량(10만4천936대)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54.3%로 여전히 절반을 웃돌았다.

업계 관계자는 "출시 후 2년이 지난 지금도 티볼리는 국내 소형SUV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며 "올해 국산은 물론 수입차업체들까지 새로운 소형SUV 모델을 앞다퉈 선보일 예정이지만 티볼리의 아성을 넘어서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긴급제동보조시스템을 시연 중인 2017 티볼리(사진=쌍용차)

티볼리의 인기 비결은 경쟁 차종 대비 우월한 가성비라는 데 이견이 없다. 출시 당시부터 기존 국산차와는 다른 차별화된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대로 눈길을 끈 티볼리는 SUV의 명가로 불리는 쌍용차의 볼륨 모델답게 국내 판매되는 소형SUV 가운데 유일하게 4륜구동을 탑재했다.

여기에 2017년형에는 동급 최초로 고급차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ADAS까지 적용했다. '스마트 드라이빙 패키지' 옵션으로 60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추가할 수 있는 이 기능은 전방 차량과의 거리가 일정 수준 이하로 가까워지면 ▲전방추돌경보시스템(FCWS)이 경고음을 울리다 운전자가 제동을 하지 않을 경우 ▲긴급제동보조시스템(AEBS)이 스스로 차량을 정지시킨다.

또 운전자의 의도와 관계 없이 차량이 차선을 벗어나려 할 경우 ▲차선이탈경보시스템(LDWS)이 경고하고 ▲차선유지보조시스템(LKAS)를 통해 원래 차선으로 복귀시킨다.

조명이 부족한 도로를 주행할 경우 상향등을 비추다가 맞은 편 차량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조정해 상대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 ▲스마트하이빔(HBA)도 적용됐다. 2017년형 티볼리 전체 계약 고객 중 약 30%가 스마트 드라이빙 패키지를 선택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ADAS를 적용한 티볼리가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고급차만을 위한 것으로 인식됐던 프리미엄급 안전사양을 소형 SUV에 적용함으로써 ADAS 대중화를 위한 초석을 놓았다"고 말했다.

차선유지보조시스템이 탑재된 2017 티볼리(사진=쌍용차)

외관은 쌍용차가 새 디자인 철학의 출발점이라고 밝힌 만큼, 기존에 없었던 혁신이 반영됐다.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투톤 컬러와 LED 램프는 타깃층인 20~30대의 성향을 잘 반영했다. 비상하는 새의 날개를 형상화한 쌍용차 패밀리룩의 핵심 요소인 전면부 숄더윙 그릴은 향후 쌍용차가 올 상반기 선보일 대형SUV Y400(프로젝트명)은 물론 코란도 C 후속(프로젝트명 C300) 모델의 개발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티볼리 에어는 여기에 기존 시장에 없던 SUV 타입의 슈팅브레이크 디자인을 채용, C세그먼트(준중형)급 SUV의 적재공간을 구현했다. 리어 오버행(차량 후면부터 뒷바퀴 차축 중심까지의 거리)이 티볼리보다 245㎜ 길어져 트렁크 공간이 기존 423ℓ에서 720ℓ로 늘어났다. 여행용 가방 4개를 싣고도 공간이 남는다.

쌍용차 관계자는 "티볼리가 '생애 첫 SUV'를 기치로 20~30대 엔트리카 수요에 집중했다면, 티볼리 에어는 차체와 트렁크를 넓히면서 유모차나 레저용품 등을 싣기 편해져 가정을 꾸린 30~40대를 주요 고객으로 타깃을 달리 했다"며서 "이같은 차별화 전략으로 두 모델의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됐다"고 말했다.

티볼리 에어 가솔린 댄디블루(사진=쌍용차)

국내 자동차 업계 최초로 '6컬러 클러스터'를 적용해 운전자 취향에 따라 계기판을 선택할 수 있게 하고, 스포츠카에 주로 사용되는 '스포티 디컷 스티어링 휠'을 적용한 점도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데 일조했다.

차량 외장은 7가지 1톤 컬러와 5가지 2톤 걸러로 운영되며 인테리어 컬러도 3가지를 구비했다. 여기에 일체형 루프박스', 범퍼가드세트, 사이드 실 세트, 윙 스포일러, 립 스포일러, 스키드 플레이트 세트, 스포츠 페달, LED 도어 스커프, 포그램프 몰딩 등 다양한 커스터마이징을 운영해 개성과 적재공간 효율성을 원하는 고객들을 겨냥했다. 동급에서 찾아보기 힘든 열선 스티어링 휠, 2열 히팅 시트, 운전석·동승석 히팅·통풍시트, 듀얼 풀오토 에어컨 등 편의사양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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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티볼리의 장점들은 특히 소형SUV의 주요 고객층으로 부상한 여성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쌍용차에 따르면 티볼리의 여성 고객 비중은 지난해 초 약 40%에서 현재 50%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달 초 티볼리 에어를 구매한 40대 워킹맘 이미영씨는 "디자인이 좋아서 선택했는데 운전과 주차가 모두 편해 만족스럽다"며 "두살배기 아이를 혼자 둘 수 없어 동승하는 경우가 많아 이동시 짐이 적지 않은데 적재 공간도 크다"고 전했다.

티볼리 에어 트렁크(사진=쌍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