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e스포츠대회, 美 반이민명령 직격탄

밸브 "도타2 디인터내셔녈 다른 나라 개최 고려"

게임입력 :2017/02/13 10:56

미국 '반이민 행정명령'이 세계 최대 규모 상금이 걸린 e스포츠 대회까지 뒤흔들고 있다. 그 동안 미국에서 열렸던 이 대회가 올해는 다른 국가에서 열릴 전망이다.

북미 IT 전문 매체인 벤처비트는 밸브가 도타2 디인터내셔널을 미국 외 다른 국가에서 개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타2의 글로벌대회인 도타2 디인터내셔널은 지난해 총 상금이 2천만 달러(약 228억원)를 돌파하면서 e스포츠리그 중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해 우승팀인 윙즈 게이밍은 상금으로 912만 달러(약 104억원)를 받았다.

올해 열리는 도타2 디 인터내셔널 2017은 6월 대륙별 지역 예선을 거친 후 8월 초 본선 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도타2 디 인터내셔널.

밸브의 게이브 뉴웰 대표는 “반 이민법으로 인해 도타2 디인터내셔널 등 자사가 개최하는 글로벌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는 선수가 발생할 수 있다”며 “모든 선수가 경쟁에 참여할 수 있도록 대회를 다른 나라로 옮겨서 진행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령한 반이민 행정명령은 테러 혐의가 있는 이라크, 이란 시리아 등 이슬람국가 7개국의 이민을 금지하는 행정 명령이다.

하지만 이 행정명령은 시애틀 지역법원에서 불법 판정을 받으면서 집행이 정지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집행정지를 해제해달라는 신청도 함께 했다. 하지만 지난 9일(현지시간) 연방항소법원은 트럼프 측 요청을 기각하면서 집행 정지 처분이 그대로 유지됐다.

항소심 본안 소송은 다음달부터 본격 진행될 예정이다.

밸브는 반 이민법이 실행될 경우 해당 국가의 선수 비자를 발급받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대회를 진행하는데 많은 차질이 생긴다고 전했다.

게이브 뉴웰 대표는 “그 동안도 실업상태인 시리아 출신 선수를 위해 비자를 발급하느라 마리아 켄트웰 상원의원의 도움을 받아 3단계의 복잡한 순서를 거쳐야 했다”며 “반이민 행정 명령 이후에는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며 미국에서 대회 개최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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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타2의 개발자인 에릭 존슨은 “우리는 어떤 일이 있어도 행사를 진행할 것이고 선수를 위한 비자 취득이 어렵다면 우리는 다른 길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선수뿐만 아니라 행정명령으로 인해 자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직원도 있다”며 “우리에게 반이민 행정명령은 큰 관심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