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韓 스마트카 경쟁력, '컨트롤타워'가 살릴까

인프라 확대 등 적극 추진…'시장성 확보’ 과제 남겨

홈&모바일입력 :2017/02/07 17:52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정부 주도 컨트롤타워가 국내 스마트카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산업통상자원부가 주도한 자동차산업발전위원회가 7일 공식 출범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의 스마트카 시장 경쟁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스마트카 개발 속도는 해외에 비해 2~3년 뒤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주요 업체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글로벌 선두주자들엔 한 발 못 미치는 상황이다.

스마트카는 자율주행차, 전기차, 커넥티드카를 아우르는 단어로 통용된다. 기존 모델보다 진보된 개념의 자동차란 의미다.

■ 전기차 상위모델 30개에 국내 모델 없어

자동차산업발전위원회가 전격 출범한 것은 이런 위기 의식을 반영한 결과다.

국내 스마트카 산업에 대한 위기의식이 점차 높아지고 중국과 인도 등의 후발주자들의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데 자극을 받은 것.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를 견제하고 산업 발전을 위한 자동차산업발전위원회를 출범했다.

물론 국내업체들도 이 분야에선 나름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7'에서 아이오닉 완전 자율주행차를 선보였다. 이 차는 미국 자동차공학회(SAE)에서 규정하는 자율주행 단계 중 ’고도화된 자동화‘를 뜻하는 ’레벨 4‘를 받았다. 전방을 주시하지 않아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SAE가 제시한 자율주행 단계 최고 단계는 ’레벨 5‘다

하지만 현대차의 완전 자율주행차 개발 속도는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와 구글 웨이모에 비해 2년 정도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구글 자율주행차 브랜드 ‘웨이모’의 경우 지난해 초부터 레벨 5를 획득했다. 벤츠도 비슷한 시기에 4단계를 획득했다.

자율차와 마찬가지로 전기차 보급 속도도 다른 나라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웨덴 글로벌 전기차 데이터베이스 분석사이트 ‘이비볼륨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상위 30개 모델 기준의 총 판매량은 77만3천563대로 전년 대비 4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모델들은 상위 30개 모델 순위에도 오르지 못했다.

공중전화부스 활용 전기차 급속충전기에 충전중인 기아차 쏘울 EV (사진=KT링커스)

현대자동차는 CES 2017에서 아이오닉 일렉트릭 완전자율주행차를 공개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우여곡절 끝에 자동차 ‘컨트롤타워’ 출범...전기차 리스크는 존재

국내 자동차 관련 산업의 컨트롤타워인 자동차산업발전위원회의는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이른 시간 내에 7대 주요 과제(아젠다)를 해결한다는 목표다.

7대 아젠다는 ▲미래 자동차 경쟁력 강화 ▲자동차 부품산업 생태계 혁신과 융합 촉진 ▲자동차 연관 서비스 신산업 창출 ▲수출 구조 혁신과 통상정책의 전략적 활용 ▲산업발전과 환경 및 안전 규제의 조화 ▲국제수준에 부합한 노사관계 정립 ▲자동차산업 정책 컨트롤타워 구축 등으로 나눠진다.

이중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는 자율차산업 발전과 전기차 인프라 구축 확대다.

국내외 완성차 업체 5곳 대표와 학계 및 협회 관계자들이 자동차산업발전위원회 출범식에서 포즈를 잡았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자동차산업발전위원회’ 제 1차 회의를 주재한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올해 말까지 전기차 인프라 수를 기존 1만대 수준에서 2만대로 두 배 늘리겠다고 밝혔다. 자율차 관련 센서 개발에 1천100억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이날 1차 회의에는 정진행 현대차 사장, 박한우 기아차 사장,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 박동훈 르노삼성차 사장, 최종식 쌍용차 사장 등 업체 대표와 학계 및 협회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IT 관련 자문을 위해 박청원 전자부품연구원장도 참석한 것이 눈에 띈다.

업체 대표들은 자동차산업발전위원회가 국내 자동차 산업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공감했다. 하지만 전기차, 자율주행차 산업을 발전시키기엔 여러 가지 위험 요소가 존재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최종식 쌍용차 사장은 1차 회의 종료 이후 기자와의 만남에서 “회의 도중에 전기차 자체에 대한 시장성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앞으로 이같은 부분이 해결이 안되면 업체 입장에서 전기차를 내놓을 때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IT업체 대표 없어…"완성차업체들이 참여 유도해야"

이날 회의에서는 IT 업체 대표들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앞으로 발전 속도가 빠를 스마트카 산업 대응을 위해서는 IT 업체들의 참여도 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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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아직까지 IT업체들은 스마트카 산업 자체를 어떻게 마련해야 하는지에 대한 노하우가 축척되지 않았다”며 “완성차 업체들이 스스로 나서 IT 업체들의 위원회 참석을 유도할 수 있는 자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형환 장관도 국내 업체들간 합종연횡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앞으로 7대 아젠다를 기반으로 한 위원회 주최 회의가 지속될 것”이라며 “아젠다에 따라 IT 업체 대표들이 참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