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프트웨어(SW) 업계를 아우르는 최대 협단체인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차기 회장 선임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임원사와 협회 임직원들은 지난 4년간 협회를 이끌어준 조현정 회장이 한 번 더 맡아주길 바라고 있지만, 조 회장은 “봉사는 이제 그만”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3일 협회에 따르면 신임 회장을 선임할 총회가 오는 24일로 다가왔지만, 추대위원회가 후보로 낙점한 인사들이 모두 고사해 차기 회장 인선에 난항을 겪고 있다.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해 지난해 말 꾸려진 추대위원회는 지금까지 10여 차례 공식·비공식 회의를 진행했지만, 조현정 회장의 연임 이외에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협회 관계자는 “추대위원회가 최종적으로 조현정 회장 외 한 명을 후보로 추천했지만 그 분이 못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사실상 조 회장 이외에 다른 적임자를 찾지 못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추대위원회뿐만 아니라, 회원사와 협회 직원들도 협회와 SW업계를 위해 조 회장이 연임 결정을 내려주길 바라고 있는 분위기다. 조 회장 취임한 2013년 이후 협회의 활동 성과가 확연히 늘어서다.

협회 회원사 수는 2012년 1천123개에서 지난해 1천450개로 약 30% 가량 늘었다. 안랩이나 네이버 같이 대표성 있는 회사들이 새롭게 회원사로 참여했다. 협회 매출도 늘었다. 2012년 53억원이었던 것이 지난해 101억원을 기록해 두배가 됐다. 회원사들의 활동도 활발해졌다. 3개 분야 수석부회장제를 신설하고, 수석부회장 산하 7개 위원회 13개 협회의를 설립 운앵해 연간 80여건의 활동을 수행했다.
이밖에도 SW천억클럽을 매년 발표해 SW업체들의 성장을 독려하고, 2015년 SW기업 특별사면도 이끌어 냈다.
조현정 회장 개인이 이뤄낸 성과도 있다. SW기업은 코스닥 상장 기준이 달라야한다고 건의해 상장 규정을 바꿨다. 이에따라 SW기업 상장 수가 3~4개에서 2015년 8개, 지난해 7개로 큰 폭 늘었다.
연임에 대한 주변의 압박이 계속되자 조 회장도 고민에 빠졌다. 3일 비트컴퓨터 근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난 조 회장은 “1월 중순까지 연임 가능성에 대해 누군가 물어보면 제로(0)라고 말했는데, 지금은 20~30% 정도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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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전히 조 회장은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력하다. 조 회장은 연임하고 싶지 않은 이유에 대해 “4년간 충분히 봉사했다고 생각한다. 이제 본업인 비트컴퓨터에 충실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회장은 순전히 이타심으로 하는 일이다. 봉사할 마음이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해온 것이지, 벤처협회장을 할 때나 SW협회장을 하면서 비트컴퓨터에 이로운 일은 일부러 피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한편 협회는 총회 일주일 전인 오는 17일 이사회를 열고 회장 선임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총회에서 협회장이 결정되지 않을 경우, 총회를 연기하는 일도 발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