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민정책 없다면 애플-페북도 없었다"

트럼프 반이민정책에 IT업계 강력히 반발

인터넷입력 :2017/02/02 11:22    수정: 2017/02/02 11:5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주 이라크, 이란, 소말리아, 수단, 시리아, 리비아, 예멘, 등 7개 무슬림 국가 국민에 대해 미국 비자발급과 입국을 90일 동안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해당 국가 출신들은 미국 영주권을 갖고 있더라도 해외에 나가 있을 경우 다시 미국에 들어갈 수 없게 된다.

이번 조치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은 미국 IT업체들이다. 실리콘밸리에는 특히 다양한 국적의 이민자들이 많이 근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IT 업체 최고경영자(CEO) 중에는 이민자 출신도 적지 않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 CEO와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인도 출신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이민자의 증손자이고 아내 프리실라의 부모는 중국과 베트남 난민 출신이다.

상황이 이런 만큼 IT 업체들은 트럼프의 행정명령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위키피디아)

하지만 트럼프는 이와 같은 반응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모든 것이 잘 되어 가고 있다”고 일축했다. 그는 또 이번 조치는 나쁜 의도를 가진 나쁜 사람들이 미국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IT매체 씨넷은 1일(현지시간) 트럼프의 반(反)이민 행정 명령에 대한 미국 IT업체들의 입장을 한데 모아 소개했다.

■ 구글

구글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사진=씨넷)

구글의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지난 달 29일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의 중동 및 아프리카 7개국 국민 입국금지 행정명령 반대 시위에 직접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직원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이 행정명령 때문에 우리 직원들이 피해를 보는 것은 고통스럽다. 우리는 해당 이슈와 관련해 우리의 입장을 이미 밝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100명 이상의 직원이 이번 행정명령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현재 외국에 있는 직원은 즉시 귀국할 것을 지시했다.

구글 사무실 근처에서 열리고 있는 항의 집회 모습 (사진=트위터 동영상 캡쳐)

또, 그는 이민자와 난민구호단체를 위해 400만 달러(약 47억 원)의 기금을 조성해 기부할 것을 밝혔다. 일부 구글 직원들은 현재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항의 집회 모습을 해시태그 #GooglersUnite를 붙여 SNS를 통해 전달하고 있다.

■ 애플

애플 공동 창업자이자 애플의 최고 전성기를 이끈 스티브 잡스는 1952년 시리아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자의 아들이었다.

팀쿡 애플 CEO (사진=씨넷)

팀 쿡 애플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이민 정책 없이 애플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공언했다.

그는 또 "이번 정책에 대한 직원들의 우려를 계속 듣고 있다"면서 '이번 행정명령은 우리가 지지하는 정책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의 증조부모들은 독일과 오스트리아, 폴란드에서 왔으며 나의 아내인 프리실라의 부모님은 중국과 베트남에서 온 난민이었다."라며 "수십 년 전 미국이 이민의 문을 닫았다면 그녀는 지금 미국에 있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마크 저커버그와 그의 아내 프리실라 챈 (사진=씨넷)

그는 또한 “미국을 안전하게 지켜야 하지만, 이 조치는 실제로 위협을 가하는 사람에게만 해야 한다. 실제 위협이 되는 사람 이 외에 다른 사람에게까지 확대 적용하면, 위험이 되지 않은 불법 이민자는 강제송환에 대한 두려움 속에 살겠지만 자원이 다른 용도로 전용돼 미국이 불안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우버

트래비스 칼라닉 우버 CEO는 곧 열리는 재계자문단체회의에서 이번 행정명령에 대한 우려를 트럼프에게 전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이 조치는 무고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반이민 행정명령으로부터 영향 받은 직원들을 돕기 위해 300만달러(약 35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번 조치로 입국하지 못하고 해외를 떠도는 는 우버 기사들에게 월급 3개월 치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 MS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이민자이자 CEO로서, 이민이 우리 회사와 국가, 세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경험했고 봐왔다"면서 "우리는 계속 이 중요한 주제에 대해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 넷플릭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트럼프의 행정명령은 전 세계 넷플릭스 직원들에게 상처를 주고 우리 모두를 괴롭히고 있다.”며 “이는 미국을 더 안전하게 하는 게 아니라 덜 안전하게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의 이런 움직임을 반 미국적(un-American)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 트위터

잭도시 트위터 CEO는 “이번 조치로 인한 경제적, 인류애적 피해는 실제적이고 파괴적이다. 이민자와 난민들이 미국에 가져다 준 것들로 우리는 혜택을 받았다.”고 트위터를 통해 말했다. 또, 트위터 투자자 크리스 사카는 이 정책과 싸우고 있는 미국 시민 자유 연맹에 15만 달러(약 1억7천만 원)를 기부한다고 밝혔다.

■ 아마존

제프 베조스 아마존CEO (사진 =씨넷)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 겸 CEO는 30일 해당 조치에 영향을 받는 직원들에게 아마존의 모든 자원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워싱턴 DC에 위치한 아마존 정책팀이 해당 조치에 대한 반대 입장을 트럼프 행정부에 전달하고 있고, 워싱턴 DC 법무장관이 준비하고 있는 소송에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테슬라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이슬람 국가의 사람들의 입국 금지는 이 나라의 도전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아니라고 트위터를 통해 말했다. 그는 이번 조치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많은 사람들은 미국의 강력한 지지자들이며, 그들은 거부 당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 인텔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는 “인텔 창업자 중 한 명인 앤디 그로브도 이민자이며, 나도 이민자 3세”라며 트럼프의 명령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히며, 해당 명령에 영향을 받는 직원들에게 전적인 지원을 제공할 것을 약속했다.

■ 기타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CEO는 이번 행정명령에 대해 독특한 지원 계획을 밝혔다. 그는 에어비앤비의 '숙박업소'라는 장점을 살려 미국 입국을 거절당한 사람들과 난민들을 위해 무료로 숙박시설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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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자상거래 업체 라쿠텐은 미국에서 금지조치를 당한 7개 국가로 거는 국제전화 요금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우버 경쟁업체 리프트도 향후 4년 동안 미국 시민자유연맹에 향후 4년 동안 100만달러(약 12억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그 외에도 깃허브, 드롭박스, 엑스피디아 등의 많은 IT 기업들이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계속 적으로 반기를 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