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차 업계 미션 "'시스템 해제' 줄여라"

美 정부 공개 '구글 웨이모 보고서'에 관심

홈&모바일입력 :2017/02/02 08:07    수정: 2017/02/02 10:00

최근 자율주행차 업계에서 가장 크게 신경쓰고 있는 단어는 ‘Disengagement'다.

‘Disengagement'는 통상적으로 ’해방 상태‘ 또는 ’이탈‘ 등으로 쓰이지만, 자율주행차 영역에서는 ’시스템 해제‘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자율주행차 업계에서는 왜 이 단어에 집중하고 있을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미국 캘리포니아 교통 당국이 정한 법규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DMV에서는 IT회사나 자동차 회사의 완전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을 허가하고 있다. 시험 운행에 나선 업체들은 ‘연간 자율차 시스템 해제 현황’ 보고서를 내야 한다. 완전 자율주행 모드로 주행중이던 차량이 얼마나 많이 수동운전 모드로 전환되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쏘울 EV 자율주행차(사진=기아차)
현대모비스가 CES 2017에서 선보인 자율주행차 솔루션 예시 화면 (사진=현대모비스)

2일(한국시각) 현재 캘리포니아 DMV 홈페이지에는 BMW, 보쉬, GM 크루즈 오토메이션, 델파이, 포드, 구글 웨이모, 혼다, 닛산, 메르세데스 벤츠, 테슬라, 폭스바겐 등이 제공한 ‘연간 자율차 시스템 해제 현황’ 보고서가 올라온 상태다.

이들은 지난 2015년 12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한해동안 완전 자율주행차를 운행하면서 겪은 시스템 해제 수와 해제 이유 등을 상세히 적어 캘리포니아 DMV에 제출했다. 지난 2015년 공개적인 자율주행차 시범 운행을 하지 않았던 테슬라도 보고서 작성 대열에 합류했다.

블룸버그, 씨넷, 일렉트렉 등 주요 외신들은 DMV에 집중된 보고서 중 구글 웨이모와 테슬라에 집중하고 있다.

구글 웨이모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해 완전 자율주행 모드 누적 주행 거리는 63만5천868마일(약 102만km)로 지난 2015년(42만4천331마일)보다 더 많이 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시험 운행 대수 증가가 누적 주행 거리 향상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행중인 웨이모 퍼시피카 하이브리드 완전 자율주행차 (사진=웨이모)
구글 웨이모 자율주행차 프로토타입 (사진=씨넷/구글)

이런 자료에서 눈길을 끄는 것이 ‘시스템 해제 수’다.

구글 웨이모는 지난 2015년 한해 341건의 자율주행 시스템 해제를 겪었지만, 2016년에는 이 숫자가 124건으로 줄었다. 2015년보다 무려 75% 줄어든 수치다.

웨이모 관계자는 “이 수치는 1천마일(약 1천609km) 자율주행 거리당 0.2건의 시스템 해제 수와 맞먹는 것“이라며 자체 자율주행 시스템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시스템 해제 수가 0에 가까워질수록 돌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지난 2015년에 별도 자료를 내지 않았던 테슬라는 어떨까?

테슬라는 구글 웨이모와 달리 완전 자율주행 시범 운행 역사가 상당히 짧다. 지난해 10월과 11월 두달동안 완전 자율주행 테스트를 진행한 것이 전부다.

테슬라는 지난해 10월, 11월 두 달동안 총 550마일을 완전 자율주행 모드로 주행했다. 완전 자율주행 테스트를 위해 동원된 모델은 모델 S가 아닌 모델 X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스템 해제 수는 182건으로, 구글 웨이모에 비해 높은 편이다.

완전 자율주행 테스트 비디오를 지난해 선보였던 테슬라 (사진=테슬라)
오토파일럿이 실행중인 테슬라 모델 X 내부 (사진=지디넷코리아)

테슬라는 보고서에서 “자체적인 테스트로 인해 사람이 다치거나 돌발 상황 및 추돌 사고가 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시스템 해제가 된 주요 원인은 젖은 도로였다는 것이 테슬라의 설명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오는 2017년 이후로 미국 로스엔젤레스부터 뉴욕까지 완전 자율주행으로 여행할 수 있는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테슬라의 완전 자율주행 테스트 역사는 구글보다 짧기 때문에, 테슬라가 구글 웨이모와의 기술 격차를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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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캘리포니아 DMV에서는 알 권리를 위해 자동차 회사에서 제출하는 자율주행 보고서 공개에 전념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업계에서는 올해부터 완전 자율주행 실현화를 위한 솔루션 경쟁에 열을 올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