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녹인 챗봇, 글로벌 시장서 어떻게 쓰일까?

구글도 참전할 정도로 잠재력 무궁무진

인터넷입력 :2017/01/27 13:48    수정: 2017/01/27 13:59

손경호 기자

인공지능(AI)을 구현하는데 필요한 기반 기술들이 점점 더 채팅창 속에 녹아들고 있는 추세다.

기존에 단순업무 정도만 처리할 수 있었던 챗봇이 머신러닝, 자연어 처리/이해 등과 만나 사용자와 대화 중 알아서 필요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시기가 점점 앞당겨지기 시작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AI 기반 챗봇이 어떤 방식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어떻게 필요한 업무를 수행해내고 있을까?

■구글 AI 기반 챗봇 허브...검색엔진 한계 넘어설까

지난달 22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구글이 AI 기반 챗봇 허브를 만들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전까지 이 글로벌IT공룡은 구글 나우에서 구글 어시스턴트로 이어지는 음성인식비서를 개발해 운영해 왔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행아웃과 같은 메신저 역시 큰 인기를 끈 것은 아니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채팅창이나 음성인식비서들이 결국에는 구글 검색엔진이 검색한 결과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컸다. PC나 모바일웹/앱에서 구글링을 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었던 탓이다.

구글은 이런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외부 개발자들이 만든 챗봇을 서로 공유하거나 사고 팔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월스트리트저널은 이전처럼 검색엔진을 통해 찾은 결과로 답을 내놓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는 보안메신저로 국내서도 유명한 텔레그램이 선보였던 것과도 같은 방식이다. 텔레그램은 외부 개발자들이 자사 메신저 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챗봇을 만들어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이를테면 친구만들기, 개발자 커뮤니티인 깃허브 업데이트 내역 알림, 이미지 찾기 등 분야별로 단일 업무를 수행하는 챗봇을 만들 수 있는 생태계를 구글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방식은 구글 검색엔진을 통해 답을 찾는 대신 채팅창에 입력된 텍스트를 분석해 여러가지 정보들을 확인해 필요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

구글의 새로운 챗봇 허브는 구글 커뮤니케이션즈 부서 담당 닉 폭스 부사장이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그동안 행아웃, 웹RTC, 자사 스마트폰인 넥서스 기기를 위한 각종 모바일서비스, 프로젝트 파이(Fi) 등을 담당해왔다.

■기업 직원 관리자부터 개발자까지 AI 챗봇

미국 지디넷에 따르면 프레시데스크(Freshdesk)라는 커뮤니케이션 통합 플랫폼 개발사가 AI 기반 챗봇의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관련 스타트업인 채티미티(Chatimity)를 인수한 사례도 주목된다.

프레시데스크는 일반 회사가 이메일, 소셜미디어 등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하는 여러 수단들을 하나로 통합시켜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관리자가 모든 고객과 직원들의 커뮤니케이션을 하나의 대시보드에서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젠데스크, 데스크닷컴 등이 이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다.

2011년 5월 설립된 채티미티는 인도 남부 방갈로르에 위치한 스타트업으로 전직 구글 뮤직 검색 부문을 담당했던 개발자들이 포진해 있다. 이 회사는 AI와 챗봇 기술을 조합해 사용자들과 상호작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제공해 챗봇을 서비스하려는 앱과 통합시킬 수 있게 했다.

채티미티가 기존에 개발한 챗봇 'MITI'는 자연어 처리, 상태머신, 인공지능 생성 언어(AIML) 등 관련 기술을 조합해 동시에 수 천 개 대화를 진행할 수 있다.

개발자들이 서로 대화 중에 필요한 업무들을 자동으로 처리해주는 '챗옵스(ChatOps)' 기반 챗봇도 주목할 만하다. 채팅창에 간단한 지시사항을 입력하는 것만으로 알아서 개발자들이 일일이 해야하는 명령어를 대신 수행하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네트워크, 데이터베이스, 결제처리쪽에서 티켓6876에 대한 도움이 필요해"라고 입력하면 관련된 전체 시스템에서 필요한 업무를 자동으로 수행해주는 식이다.

■커머스용으로 진화 중, 대용량 음식주문도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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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챗봇은 사무실 내 대량 음식 주문과 같은 커뮤니케이션도 해결한다. 협업메신저 슬랙용 AI 챗봇인 '킵(Kip)'는 음식배달전문회사인 '딜리버리닷컴'과 손잡고, 챗봇을 통해 점심식사를 자동 주문할 수 있게 했다. 킵은 특히 동시에 수많은 팀 멤버들로부터 수많은 주문을 접수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페이스북은 일명 '페이스북 M'이라는 AI 기반 개인 메신저로 물건을 사거나 레스토랑, 항공권 예약 등을 지원하기 위한 비공개 테스트를 내부적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