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 아이폰 생산시설 미국 이전 어려울 것"

디스플레이와 달리 운송비 절감 효과 작아

홈&모바일입력 :2017/01/24 07:22    수정: 2017/01/24 09:35

송주영 기자

아이폰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70억달러(8조2천억원)를 들여 미국에 디스플레이 제조 공장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아이폰 생산 시설까지 이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3일(현지시간) 미국 IT매체 기즈모도는 폭스콘이 미국에 디스플레이 공장을 설립키로 한 것은 운송비용 절감 때문이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기즈모도는 아이폰은 디스플레이와 달리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이전하더라도 운송비 절감 효과가 크지 않고 폭스콘이 중국에서 토지나 세금 등에서 큰 혜택을 받고 있기 때문에 대대적인 이전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폭스콘 공장

폭스콘은 이미 수년에 걸쳐 미국에 대형 패널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것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형 패널을 대만에서 미국으로 운송하는 데 들어가는 물류비용을 줄이기 위한 방안이었다.

폭스콘의 미국 공장 설립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속도가 붙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미국 제조업 강화에 큰 관심을 보였는데, 폭스콘은 3만~5만개의 일자리를 신규로 창출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공장을 미국에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이제 막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그러나 아이폰의 경우 폭스콘 입장에서는 대형 패널과 달리 생산시설이 미국에 있다 하더라도 비용 절감 효과가 크지 않다. 아이폰에 들어가는 수많은 부품을 중국이 아닌 미국으로 운송하도록 이동경로도 바꿔야 한다. 그동안 부품 업체들은 중국 투자를 통해 중국 내 생산기지를 확보해 물류 비용을 절감해왔다.

기즈모도는 폭스콘이 아이폰 생산시설을 이전한다면 선결 조건으로 미국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책을 요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궈 타이밍 폭스콘 회장은 “중국, 일본 등에서 출하하는 것보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미국 정부가 지원한다면 샤프가 미국에서 공장을 짓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해 공장 이전을 위해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암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제조업을 육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시한 혜택이 대부분 세금 감면에 맞춰져 있다는 점도 한계로 꼽혔다. 폭스콘과 같은 제조업체는 단순한 세제 혜택이 아니라 생산비용 구성 요건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공장 이전을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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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폭스콘에 제공하는 혜택은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한 세금 감면을 훨씬 뛰어넘는다. 폭스콘은 중국 정부의 지원 아래 대규모 아이폰 공장을 건설했고 중국 정부는 공장 건설부터 노동자 거주 공간, 전기료 할인, 법인세 철폐, 직원 교육 및 채용 등 폭넓은 재정 지원을 하고 있다.

궈 회장도 니혼게이자이 아시안리뷰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 공장을 설립하더라도 중국은 폭스콘의 주력 애플 기지로 남을 것”이라며 “폭스콘은 중국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콘은 중국에서 연간 1억대에 달하는 아이폰을 생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