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로 세계지배"…샤오미 야심 통할까

"스마트폰 보다 시장 커…전자제품 숫자로 승부"

홈&모바일입력 :2017/01/23 15:52    수정: 2017/01/23 15:54

2010년 첫 발을 내디딘 샤오미가 주목한 것은 스마트폰이었다. 그 무렵 많은 중국인들이 피처폰을 스마트폰으로 바꾸고 있는 모습을 예사롭지 않게 받아들였다.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든 샤오미는 판매 방식도 다르게 접근했다. 온라인을 통해 효과적으로 홍보한 뒤 싼 가격으로 판매하는 전략을 택했다.

스마트폰과 온라인이란 두 개 키워드를 앞세운 샤오미의 전략은 통했다. 덕분에 샤오미는 2014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스마트폰 제조사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샤오미 돌풍은 오래 계속되지 않았다. 2016년 들어 오포와 비보가 무섭게 부상하면서 샤오미 바람을 잠재웠다. 현재 샤오미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3분의 1 이상이 떨어져 나간 상태다.

사진=씨넷

이런 상황에서 샤오미는 어떤 묘수를 준비하고 있을까? IT매체 와이어드가 샤오미의 '다음 행보'에 주목하는 기사를 통해 이 문제를 파고들었다.

기사에 따르면 샤오미가 찾은 답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그 중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스마트폰 대신 사물인터넷(IoT)에서 해법을 찾는 부분이었다. 최근 샤오미가 '스마트폰 중심'에서 탈피해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는 것은 이런 전략에서 나온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샤오미가 스마트폰 시장을 등한시하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 전략 측면에선 '멋진 폰'을 만들거나 아직 포화 상태에 다다르지 않은 신흥 시장을 공략하는 두 가지 전략을 우선 순위에 놓고 있다.

■ 다양한 IT 제품 판매

류더 샤오미 공동 창업자는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또 하나의 물결이 오고 있다. 바로 사물인터넷(IoT)이다"고 밝혔다. 특히 류더는 IoT가 스마트폰보다 시장 규모가 훨씬 더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예 "당신이 사용하는 모든 전자 기기들이 훨씬 똑똑해 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샤오미가 IoT에 눈을 돌린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미 2013년부터 IoT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이런 연구를 토대로 앞으로는 한 회사가 모든 분야를 지배할 수 없으며, 하나의 스마트폰이 수 십 개에서 수 백 개의 IoT 기기를 제어할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후 샤오미는 제품을 직접 개발하는 대신 77개 회사에 10~20% 가량의 지분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진행했다. 해당 회사들에게는 디자이너, 마케터 등 인력과 샤오미의 공급망을 제공하고 대신에 해당 제품에 대한 브랜드와 판매권을 가져왔다. 이를 통해 5천만 대 이상의 샤오미 브랜드를 가진 IoT 기기가 판매됐고 이들 회사 중 4개의 회사는 시가 총액이 10억 달러를 넘는 성과도 거뒀다.

샤오미 공기청정기 미 에어 (사진=샤오미)

현재 중국에서 가장 잘 팔리고 있는 공기청정기 ‘미 에어’는 작은 스타트업에서 만든 제품이다. 샤오미는 자신이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하드웨어 인큐베이터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또, 이런 아웃소싱-통합 방식을 통해 샤오미의 IoT 앱인 ‘미홈’이 많은 IoT 기기를 제어하고 관리할 수 있다. 휴고 바라 샤오미 부사장은 “이 방식은 과거에 보지 못했던 독특한 모델이며, 이는 중국 회사만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고급 스마트폰 개발

하지만, 샤오미가 스마트폰 개발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은 현재 가장 인기있는 IT 제품이자,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제품이다. 또 샤오미가 앞으로 더 많은 IoT 제품을 팔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스마트폰을 판매해야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만 가지고는 어렵다.

미믹스는 제품 하단을 제외하고 3면 전체의 베젤을 없앴다. (사진=씨넷)

2년 6개월 전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베젤이 없는 폰을 개발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예전과 달리 폰 개발에 마감시한을 따로 두지 않았고 다른 스마트폰과 달리 멋진 디자인을 갖길 원했다.

그 결과로 탄생한 제품이 베젤리스 스마트폰 ‘미믹스’다. 샤오미는 베젤리스 디자인을 위해 스피커를 없애는 대신 소리를 진동으로 바꾸고 진동을 통해 소리를 전달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또, 카메라 위치도 밑으로 옮겨 부피를 줄였다. 미믹스는 한정 수량만 판매됐으며, 판매가 시작된 지 10초 만에 매진됐다.

■ 인도로 가는 샤오미…미국은 여전히 난공불락

샤오미는 현재 인도 시장에 주력하고 있다. 인도는 인구 밀집 지역이라는 점, 모바일 보급률이 낮은 점 등 중국의 초기 모습과 비슷하다. 이 때문에 견고하고 저렴한 제품으로 공략한다면, 중국에서처럼 인도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 샤오미는 이번 주 인도에서 레드미 노트4를 출시했다. 샤오미는 올해 1개나 2개의 제품을 인도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인도에서 출시된 레드미노트4 (사진=샤오미)

하지만 다른 시장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특히, 미국 시장은 샤오미 같은 신규 업체들이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이다. 가트너 분석가 뚜엉웅우옌(Tuong Nguyen)은 “가장 큰 도전은 전통적인 채널을 통해 진출하려는 것이다.”고 말했다. 샤오미는 주로 온라인 판매에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미국인들은 온라인으로 전화기를 구입하지 않으며 AT&T 매장에 진출하기도 쉽지 않다. 오래 전 미국에 진출한 화웨이도 아직도 미국 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미국 뿐 아니라 라틴 아메리카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 지역은 통신비가 비싸 온라인이나 모바일로 물건을 구매하는 것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 더 싸고 편리하기 때문에 샤오미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 중국 브랜드라는 한계, 트럼프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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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은 중국 제품을 말하며 ‘혁신’이나 ‘명품’을 떠올리지 않는다. 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 전 중국 제품과 중국에서 제조되는 제품에 보복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던 것도 샤오미의 미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이기 때문에 샤오미가 진출을 포기 하지 않을 것이라고 와이어드는 평했다.

이런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많은 IoT 기기가 하나의 기기로 연결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세상과 그 플랫폼을 꿈꾸고 있다. 만약 어떤 회사가 이런 플랫폼을 만들고, 그 안에서 다양한 IoT 기기들이 매끄럽게 작동한다면, 이는 시장을 바꿀 수 있을 것이고 그 회사가 중국 회사라 할지라도 시장을 정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와이어드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