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크루즈, 준중형 강자 아반떼 넘는다"

"차급 넘은 디자인·크기·성능"...중형차·소형SUV도 겨냥

카테크입력 :2017/01/17 12:14    수정: 2017/01/17 18:02

정기수 기자

한국GM이 신형 크루즈가 현대차 아반떼를 제치고 새롭게 국내 준중형세단 왕좌에 오를 것으로 자신했다.

한국GM은 17일 서울 영등포 대선제분 문래공장에서 쉐보레 '올 뉴 크루즈'의 신차 공개행사를 열고, 국내 준중형세단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크루즈는 2008년 첫 출시 이후, 전 세계 115개국에서 400만대 이상 판매된 월드 베스트셀링카다.

신형 크루즈는 2008년 GM대우 시절 라세티 프리미어 이후 9년 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 된 3세대 모델이다. 이미 지난해 6월 미국 시장에 선보인 신형 크루즈는 월 2만대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올 뉴 크루즈(사진=지디넷코리아)

데일 설리반 한국GM 영업·AS·마케팅 부문 부사장은 "신형 크루즈의 판매 목표를 구체적인 수치로 공유할 수 없어 양해를 바란다"면서도 "준중형세단으로 경쟁 차종을 국한시킨다면 판매대수 1위가 될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국내 준중형세단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아반떼를 정조준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아반떼는 지난해 9만3천804대가 판매됐다. 월평균 7천800여대 수준이다. 이어 K3(3만6천854대), 크루즈(1만847대), SM3(8천880대) 등의 순이다.

한국GM이 이날 신형 크루즈의 구체적인 판매 목표 수치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크루즈 월평균 판매량이 900여대 수준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최소 8배 이상을 더 팔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만 한국GM은 내부적으로 신형 크루즈의 초기 월간판매 목표를 3천대 수준으로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 준중형세단이 침체 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시장에서 점유율 쟁탈전을 벌이기보다는 상위 차급과 엔트리 차급으로 새로 부상하고 있는 소형SUV에서 수요를 가져온다는 복안이다. 또 준중형세단 상위 트림과 중형세단 엔트리 트림 사이에 위치한 모델인 만큼, 새로운 대안을 찾고 있는 고객들도 신규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형 크루즈가 갖춘 경쟁 차종 대비 높은 성능과 가성비가 시장 장악의 요인이 될 것이라는 게 한국GM 측 설명이다.

설리반 부사장은 "신형 크루즈는 동급 모델 중 가장 길고 실내가 넓으며 각종 첨단기술이 적용된 모델"이라면서 "준중형세단 뿐만 아니라, 중형세단과 소형SUV까지 경쟁 모델로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GM 제임스 김 사장이 올 뉴 크루즈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한국GM)

실제 신형 크루즈의 전장은 이전보다 25mm 길어진 4천666mm다. 아반떼(4천570mm), K3(4천560mm), SM3(4천620mm) 등 동급 모델과 비교하면 최대 10cm 이상 크다. 차제가 커진 만큼, 실내공간도 한층 여유로워 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실제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척도가 되는 휠베이스(축거)도 2천700mm로 15mm나 커졌다. 뒷좌석 레그룸은 22mm 늘어났다. 아반떼보다 40mm 크다.

전세대보다 덩치는 커졌지만 몸무게는 가벼워졌다. 이전 모델 대비 공차 중량을 최대 110kg 줄였다. 여기에 차체의 74.6%에 이르는 광범위한 범위에 초고장력 및 고장력 강판을 적용해 강성을 27% 증가시키고, 첨단 소부경화강(PHS) 적용 비율을 21%까지 확대해 주행 안전성과 효율성을 향상시켰다.

차선이탈 경고(LDWS) 및 차선유지 보조 시스템(LKAS)이 동급 최초로 적용됐으며 버터플라이 타입 와이퍼를 적용해 깨끗한 전방 시야 확보와 악천후 시 안전 주행도 지원한다. 전 트림에 불필요한 연료 소모를 최소화하는 스톱&스타트 시스템을 탑재해 연비는 13.5km/ℓ를 달성, 기존 모델(12.6km/ℓ)보다 개선됐다.

국내에 판매될 모델의 파워트레인은 신형 1.4리터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렸다. 최고출력 153마력, 최대토크 24.5kg·m의 힘을 발휘한다. 2세대 대비 최고출력은 13마력, 최대토크는 4.1kg·m가 높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7초대 후반에 불과하다. 경쟁 모델인 현대차 아반떼 1.6 GDi는 최고출력 132마력, 최대토크 16.4kgm의 성능을 지녔다. 복합연비는 13.7km/ℓ다.

특히 신형 크루즈에는 랙타입 프리미엄 전자식 차속 감응 파워스티어링(R-EPS) 시스템이 동급에서 유일하게 적용됐다. 경량 고강성 차체와 균형 잡힌 서스펜션 시스템의 조화를 통해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부드럽고 민첩한 조향 감각을 발휘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올 뉴 크루즈 실내(사진=지디넷코리아)

디자인 역시 큰 폭으로 변경됐다. 신형 크루즈에는 말리부 등에 적용된 새 패밀리룩인 듀얼포트 그릴과 LED 주간주행등이 내장된 헤드램프가 적용됐고, 그릴 상단에 엠블럼을 배치해 한층 날렵한 인상을 갖췄다. 여기에 보닛이 짧고 실내공간 비율이 높은 캡포워드 스타일이 심화, 적용되고 측면 캐릭터라인을 비롯한 면과 선을 입체적으로 구성하는 등 차별성을 기했다.

스튜어트 노리스 한국GM 디자인본부 전무는 "쉐보레 전 차종에는 듀얼포트 그릴 등 공통적인 패밀리룩을 적용하지만 , 각 차종에 각각 적합하게 달리 적용한다"며 "디자인 아이덴티티의 일관성은 유지하면서 모델별 개성은 살리고, 러시아 인형처럼 획일성은 지양하는 것이 한국GM의 디자인 랭귀지"라고 설명했다.

신형 크루즈의 가격은 1천890만~2천478만원이다. 구형 크루즈(1천750만~2천325만원)보다 소폭 상승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신형 크루즈의 상품성이 대폭 강화된 만큼, 가격 인하 폭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쟁 모델들의 가격대는 현대차 아반떼 1천410만~2천415만, 기아차 K3 1천395만~2천420만원, 르노삼성 SM3 1천550만~2천95만원에 형성돼 있다.

설리반 부사장은 "디자인, 크기, 주행성능, 안전품질 등 전 부문에 있어 상품성이 크게 강화된 신형 크루즈는 준중형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면서 "단순 가격대로 비교하지 않고 아반떼와 비교한다면 상위급 트림 모델을 가져와야 신형 크루즈의 엔트리 트림과 적절한 비교가 가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실제 한국GM은 신형 크루즈의 고급화 제품 전략을 앞세워 신형 크루즈의 구매층을 기존 준중형 세단으로 한정하지 않고 상위차급인 쏘나타, K5, SM6 등 중형세단은 물론 티볼리, QM3 등 소형SUV까지 확대했다. 또 신형 크루즈의 가격이 준중형 경쟁 모델 대비 다소 높은 편이지만 차급 이상의 상품성을 갖춘 만큼, 준중형과 중형 세단 사이를 고민하는 고객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 뉴 크루즈 1.4 가솔린 터보 엔진룸(사진=지디넷코리아)

1.4 터보 단일 라인업으로 출시된 신형 크루즈의 향후 디젤과 전기차 등 추가 투입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설리반 부사장은 "신형 크루즈의 디젤과 전기차 출시 계획을 언급하기에는 다소 시기가 이르다"면서 "특히 전기차의 경우는 정부 정책과 충전 인프라 등 국내 도입 선제 조건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디젤과 전기차 라인업을 들여올 수 있는 역량은 충분하다"면서도 "도입 이후 판매가 개시될 경우 사업 타당성이 선제적으로 확보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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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은 작년 내수시장에서 18만275대를 판매 출범 이후 역대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내수 판매 목표는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19만대를 목표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올해 내수시장에서 2007년(10.3%) 이후 한 번도 달성하지 못한 두자릿수 점유율 달성에 다시 한 번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한국GM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9.94%였다.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은 "지난해 스파크, 말리부, 트랙스의 판매 호조와 노사 협력을 통해 역대 최대 판매를 이끌었다면 올해는 신형 크루즈와 볼트(Bolt)EV가 작년 실적을 뛰어넘는 데 기여할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것으로 자신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