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LG전자 대표 "스마트폰 사업 포기 안 해"

“MC사업본부 턴어라운드 필수…한 달에 3~4일 가겠다”

홈&모바일입력 :2017/01/09 08:59

정현정 기자

(라스베이거스(미국)=정현정 기자)“스마트폰 사업은 단독으로도 그렇지만 여러 가지 가전의 복합화, 스마트화를 위해서도 반드시 해야하는 사업군입니다. 그러려면 턴어라운드를 해야합니다. 제가 한 달에 3~4일 정도는 MC사업본부에 가서 근무를 한다고 생각하고 우선 순위를 정해서 턴어라운드를 이루겠습니다.”

조성진 LG전자 CEO 부회장은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 CES 2016에서 국내 기자들과 간담회를 자고 우선 과제로 스마트폰 사업의 적자 탈출을 꼽았다.

조 부회장은 “스마트폰 사업도 가전 사업과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성공 체험들을 하게 되면 살아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지난해 조직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들을 진행하면서 많은 부분이 정리가 됐다고 보고 올해는 턴어라운드를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 방향으로는 ‘본질에 충실한 제품 경쟁력’을 내세웠다. 원가경쟁력, 제품 자체에 대한 경쟁력, 제조능력, 품질 경쟁력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조성진 부회장은 지난해 연말 정기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LG전자 단독 CEO를 맡게 됐다. 그는 공업고등학교 출신으로 LG전자 부회장 자리까지 오른 '고졸 신화'의 주인공으로 회자되는 동시에 입사 이후 30년 넘게 세탁기 개발에 몰두하며 세탁기 세계 1등의 신화를 만든 업계 최고 전문가로 예우받는다.

조 부회장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저에게 주어진 책임감이 무겁게 느껴진다”면서 “국내외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지만 일희일비 하지 않으며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1등 LG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전략 방향이나 해야할 일을 정리하는 과정 중에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조성진 LG전자 CEO 부회장 (사진=LG전자)

조 부회장은 앞으로 ▲수익성을 기반으로 한 성장 ▲제품 경쟁력 ▲이기는 문화 ▲워크 스마트 등 문화를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3인 대표이사 체제에서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되면서 의사결정 속도도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그는 “그동안은 3인의 대표이사가 각자 본부장을 겸임하다 보니 전사적인 의사결정에는 속도가 늦어지는 문제가 있었다”면서 “각 본부에서 진행되는 사업은 독립적으로 운영되어야 마땅하고 시장 환경에 빠른 대응이 가능하겠지만 각 사업본부에 해당되지 않는 신규 사업이나 M&A 등의 경우 3인 체제에서 합의를 이루는데 어려웠던 부분이 있는 만큼 앞으로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CES 2017에서 눈여겨 본 분야로는 로봇과 자동차를 꼽았다. 또 가정용 허브 로봇과 미니 로봇을 비롯해 공항 안내 로봇과 공항 청소 로봇, 잔디깎이 로봇 등 상업용 로봇을 선보이며 로봇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자동차부품(VC) 사업본부를 통해 진행하고 있는 자동차 관련 사업도 성과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는 상태다.

조 부회장은 "이번 CES에서 로봇을 내놨는데 예상보다 관련 분야가 빠르게 움직이는 것 같아 좀 더 힘을 쏟고 스피드를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튈 지 모르는 상황에서 입구를 열어놓고 오픈 이노베이션이나 딥러닝, 인공지능을 접목하는 부분에 빨리 대응해야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전시회에 로봇이나 딥러닝 접목한 스마트 가전을 처음 선보였는데 가전 분야 변화와 진화 속도가 생각보다 훨씬 빠른 것 같다"면서 "앞으로 미래 가전과 스마트 사물인터넷(IoT) 분야에 많은 변화가 있을텐데 미리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빠져나오지 못하는 구멍에 빠져버릴 수 있는 만큼 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스마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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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CES 기간 중인 지난 6일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 4분기 35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분기 영업손익이 적자로 돌아선 것은 2010년 4분기 이후 6년 만이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의 부진이 주요인이었다.

조 부회장은 "연간으로 보면 1,2분기는 손익을 극대화하고 3,4분기는 다음해를 위해 투자하는 패턴이 계속됐다"면서 "손익분기점 정도로 예상했던 것 보다 낮게 나오기는 했지만 4분기에는 손익을 많이 확대하는 것보다는 내년을 위해 광고나 투자를 집행하는데 방점을 찍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