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오픈마켓 경계 사라진다

인터넷입력 :2017/01/08 11:17    수정: 2017/01/08 11:34

손경호 기자

흔히 쿠팡, 티켓몬스터, 위메프 등을 소셜커머스로, 지마켓이나 11번가 등을 오픈마켓으로 구분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러한 경계는 점차 사라지는 모습이다. 스마트폰이 가장 강력한 쇼핑채널로 떠오르고 두 진영이 서로 장점을 흡수하기 시작하면서 '모바일커머스' 혹은 '큐레이션커머스'라는 말이 더 현실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큐레이션커머스는 고객들이 좋아할만한 괜찮은 상품을 추천해주는 방식을 말한다.

8일 쿠팡, 티몬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제 소셜커머스는 더이상 현재 모바일 쇼핑 환경과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가 됐다.

국내서는 2010년부터 시작된 소셜커머스는 지역을 기반으로 일정 사용자가 모이면 대폭 할인된 가격에 공연티켓, 스파 이용권, 음식쿠폰 등을 구매할 수 있게 해주는 일명 '핫딜'을 제공하면서 성장했다. 2008년 미국 시카고에 기반을 둔 그루폰이 원조라면 국내에서는 티몬, 쿠팡, 위메프 등이 이러한 시장을 이끌어 왔다.

핫딜 쿠폰을 구매하려면 여러 사람들에게 정보를 공유해서 구매하도록 유도해야하기 때문에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를 활용한다는 뜻에서 소셜커머스라는 말이 등장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소셜커머스가 가진 원래 의미가 무색해질 정도로 모바일커머스 혹은 큐레이션커머스로 불리는 시장이 성장하는 중이다. 핫딜을 넘어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사용자들에게 개인화된 맞춤형 전자상거래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송철욱 티몬 홍보실장은 "티몬의 경우 상품 주문의 80%~90%가 모바일을 통해서 이뤄지고 있다"며 "과거에 소셜커머스로 시작했던 경쟁사들도 모바일커머스 혹은 큐레이션커머스 방식으로 넘어왔다"고 밝혔다.

이전까지 이들은 고객들에게 인기 있을만한 상품들을 선별하고, 검증된 판매자를 통해 유통하는 방식으로 진화해 왔다. 쿠팡은 대형 물류센터를 구축해 직매입, 직배송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핫딜 쿠폰 뿐 아니라 상품기획자(MD)들이 선별한 여러 제품, 서비스 등이 판매되는 온라인 쇼핑몰로 진화해 온 것이다. 반대로 기존 오픈마켓들은 단순 상품 판매를 중개하는 플랫폼을 넘어 각종 쿠폰이나 기획전을 진행하면서 기존 소셜커머스의 강점들을 이식하려 노력해 왔다.

최근 몇 년 새 이러한 경계는 모호해졌다. 지난해 쿠팡과 티몬은 기존 소셜커머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각각 아이템 마켓, 관리형 마켓 플레이스(MMP)를 선보였다.

쿠팡이 지난해 5월부터 선보인 아이템 마켓은 자사에서 직접 매입해 배송하는 상품 이외에 외부 판매자들을 입점시킬 수 있게 한 서비스다. 기존 오픈마켓처럼 상품수를 늘려서 매출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다. 흥미로운 점은 서로 다른 판매자들이 같은 아이템을 판매할 경우 이들 중 가격, 배송, 상품만족도 등에 따라 고객에게 가장 좋은 쇼핑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아이템 위너'를 선정해 대표로 노출시킨다.

쿠팡 관계자에 따르면 쿠팡서 검색한 상품 중 로켓배송이 안 붙은 것들은 모두 아이템 마켓 방식으로 외부 판매자를 통해 거래되는 상품이다.

티몬도 지난해부터 MMP를 강조하기 시작했다. 검증된 판매자를 통해서만 거래가 되도록 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민원을 직접 책임진다는 기존 방식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오픈마켓을 통해 거래했던 외부 판매자들 중 믿을만한 판매자들을 티몬 내에 입점시킨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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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외부 판매자들이라고 하더라도 과거 판매 이력을 봤을 때 문제가 없거나 기본 가이드를 지키는 경우에는 자유롭게 입점해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송철욱 홍보실장에 따르면 티몬은 이러한 과정이 최대한 사람 손을 거치지 않고 자동화 한다는 계획이다. 외부 판매자에게는 다른 입점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 얼마를 할인해주면 구매자들이 얼마나 늘어날 수 있는지 등을 알려주는 기능도 추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