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와 W의 대결…'삼성-LG TV 전쟁' 재발

삼성 'QLED TV' ↔ 'LG 시그니처 올레드TV W'

홈&모바일입력 :2017/01/05 17:40    수정: 2017/01/05 17:58

정현정 기자

(라스베이거스(미국)=정현정 기자)“자발광(스스로 빛을 내는 자체발광 디스플레이)이든, 광발광(백라이트로 빛을 내는 방식)이든 퀀텀닷 소재의 디스플레이 기술은 모두 QLED로 정의할 수 있다.”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

“퀀텀닷 시트 타입 제품도 결국 LCD의 한 종류기 때문에 시야각 등 기존 LCD의 한계를 그대로 가지고 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자발광이 TV 기술의 완성인 것처럼 얘기하시는데 그럼 자발광 디스플레이인 PDP TV는 왜 죽었겠느냐?”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기술 경쟁이 올해 또 다시 재현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내세우는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와 LG전자가 이끄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놓고서다. 올해 TV 전략 제품으로 삼성전자는 'Q'를, LG전자는 'W'를 들고 나왔다.

양사는 LED TV가 처음 등장했을 당시 엣지형과 직하형 방식을 두고 격렬하게 대립한 바 있으며, 3D 기술을 놓고도 셔터글라스와 편광 방식으로 대립했다. RGB OLED와 WOLED 논쟁도 있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 CES 2017이 열리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2017년형 TV 신제품으로 ‘삼성 QLED TV’를 선보였다. 지난 2015년 첫 퀀텀닷 TV를 내놓은 이후 3세대에 해당하는 제품이지만 삼성전자는 퀀텀닷 입자에 메탈을 적용하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면서 2년 간 사용하던 ‘SUHD TV’ 브랜드 대신 ‘QLED TV’라는 새로운 이름을 내세웠다.

논란은 여기서 불거졌다. QLED는 그동안 업계에서 퀀텀닷 소자를 활용한 자발광 디스플레이로 인식돼왔지만, 삼성전자가 올해 선보인 QLED TV 역시 지난해와 동일하게 LCD 패널과 백라이트 중간에 퀀텀닷 필름을 붙여 색재현율을 끌어올리는 방식을 썼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문수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영상전략마케팅팀 부사장은 "일부 학계에서 QLED를 자발광 디스플레이로 규정하고 있지만 사실 QLED에 대한 업계 정의는 명확하게 된 것이 없는 상태"라면서 "최근 디스플레이인사이트에서 QLED에 대해 그 범위를 특정 부분에 국한하는 것보다는 자발광과 광발광 모든 것을 포함하는 퀀텀닷 소재의 디스플레이 기술이라고 정의했는데 삼성전자도 그런 관점에서 퀀텀닷 기반의 디스플레이를 일컬어 QLED라고 명명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김현석 사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 킵 메모리 얼라이브 센터에서 전 세계 200여 미디어가 모인 가운데 차세대 TV 'QLED'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사장도 "자발광(스스로 빛을 내는 자체발광 디스플레이)이든, 광발광(백라이트로 빛을 내는 방식)이든 퀀텀닷 소재의 디스플레이 기술은 모두 QLED로 정의할 수 있다"면서 "QLED는 기술 분류인 만큼 삼성전자가 상표권을 독점할 계획은 없으며 오히려 많은 TV 제조사들이 합류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이례적으로 OLED TV와 전면적인 비교 시연도 함께 진행했다.

그러자 LG 진영의 반격이 이어졌다. 다음날 열린 LG디스플레이 기자간담회에서 한상범 부회장이 “삼성전자가 자발광 디스플레이가 아닌 퀀텀닷 TV에 QLED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용감한 행보인 것 같다”면서 “퀀텀닷 시트 타입 제품도 결국 LCD의 한 종류기 때문에 시야각 등 한계를 그대로 가지고 있어 자발광 디스플레이인 올레드와 비교할 필요가 없다”고 언급한 것.

강인병 LG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CTO) 전무도 "학계의 일반적 이야기는 퀀텀 자발광 소재인 경우를 QLED라고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경쟁사가 QLED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지만 결국 퀀텀 시트를 사용한 방식"이라고 거들었다.

다시 삼성전자에서는 윤부근 소비자가전(CE) 부문 대표이사 사장의 작심발언이 나왔다.

윤 사장은 이날 저녁 진행된 국내 기자 간담회에서 “자발광 디스플레이의 장점으로 콘트라스트와 시야각 정도가 꼽히는데 다른 기술로 이런 문제를 해결해서 소비자들에게 가격 부담을 안주고 해결하면 더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자발광이 TV 기술의 완성인 것처럼 얘기하면 자발광 디스플레이인 PDP TV는 왜 죽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LG전자가 이번 CES에서 새롭게 발표한 UHD TV 신제품에 적용된 '나노셀' 기술에 대한 공격도 이어졌다. ‘나노셀’은 약 1나노미터(nm) 크기의 미세한 분자구조를 활용한 기술로 색재현력과 색정확도를 끌어올려주는 역할을 한다.

윤부근 사장은 “나노셀은 물에 불순물을 거르기 위해 정수기에 필터를 쓰듯이 나타나서는 안 되는 색깔을 없애기 위해 필터를 쓰는 것으로 보이는데 경쟁사의 경우 물에 불순물이 있으니 필터를 써야겠지만 우리는 물 자체가 깨끗하기 때문에 쓸 필요가 없다”면서 "무색인 다이아몬드가 질이 나빠지면 노란색이 되는데 이를 필터로 가린다고 해서 그게 다 없어지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두 회사의 '네이밍 경쟁'도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QLED TV에서 딴 알파벳 'Q'를 마케팅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QLED TV 신제품 개발 작업도 내부적으로 'Q 프로젝트'로 불린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올해 올레드 TV 전략 제품으로 내세운 2.57mm 두께의 벽걸이형 TV를 공개하면서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W'라는 이름을 붙였다. 제품명에 붙은 'W'는 벽지(wallpaper), 창문(window), 와우(wow) 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