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기업 히어, 어떻게 자율차 기대주 됐나

센티미터 단위 안내 강점…오픈플랫폼 전략 통할듯

인터넷입력 :2017/01/05 18:05    수정: 2017/01/05 18:24

손경호 기자

인텔이 '히어(HERE)' 지분 15%를 인수하면서 새삼스럽게 지도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히어는 원래 노키아의 지도 사업 부문이었다. 하지만 독일 자동차 제조사인 BMW, 아우디, 그리고 벤츠로 유명한 다임러가 합작한 컨소시엄이 2015년 12월 노키아로부터 히어를 인수했다.

테슬라를 비롯해 구글, 우버 등이 자율주행을 비롯한 다양한 기술 투자에 주력하는 사이 독일 자동차 강자는 지도 데이터 확보에 나선 것이다. 자율주행 경쟁 시대를 맞아 지도강자 히어의 인기가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히어는 인텔에 지분 15%를 매각하면서 한 배를 탄 식구가 됐다. 지난 달엔 중국 텐센트, 지도서비스 회사인 나브인포,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GIC도 히어에 10% 지분 참여했다. 이에 따라 유럽에 기반을 뒀던 히어는 어느 새 중국, 미국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회사로 탈바꿈했다.

이처럼 히어가 내노라하는 IT 기업들의 관심을 모으는 비결은 뭘까?

히어의 목표는 지도 및 위치정보를 활용한 서비스 분야에서 오픈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이 회사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히어 최고 플랫폼 책임자인 피터 커픽은 "히어는 오픈 위치 플랫폼(Open Location Platform) 회사"라고 강조했다.

히어가 서비스 중인 HD라이브맵을 통해 수집한 도로 정보.(사진=히어)

이 회사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는 전 세계 모든 지역에 대한 디지털지도 및 위치정보를 실시간으로 최신 상태로 유지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히어는 'HD 라이브 맵'을 서비스 한다. 방법은 이렇다. 히어가 관리하는 클라우드서버와 네트워크로 연결된 커넥티드카에 탑재된 수많은 센서들을 통해 주행 중인 도로에서 발생하는 모든 상황을 기록한다. 예를들어 일반적인 지도데이터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도로 주행 중 사고 내역, 공사 알림 표시, 위치가 바뀐 도로표지판이나 폭우/폭설이 내리는 중 도로상태 등을 히어가 관리하는 클라우드 서버로 보낸다.

클라우드 서버에서는 이러한 데이터들을 분석해 거의 실시간으로 자사 디지털지도 및 위치기반 서비스에 반영한다. 히어와 연결된 다른 커넥티트카가 이러한 정보를 받아들여 주행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가지 변수에 대해 알려준다.

이미 컨소시엄을 통해 간접적인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BMW, 아우디, 다임러의 벤츠 등에 이러한 기술이 적용됐다. 이밖에도 텐센트, 나브인포 등에 더해 일반 기업, 교통당국, 정부기관 등으로 받은 정보를 추가로 업데이트하면서 정확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인텔이 가진 프로세서 기술을 접목시킬 경우 기존에 '미터(meter)'에서 '센티미터(centimeter)' 수준으로까지 정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데이터는 대주주인 독일 자동차 3사 외에 다른 기업들도 쓸 수 있도로 API로 연동시킬 수 있게 했다. 구글이 오픈플랫폼을 통해 개발자 생태계를 끌어모았듯 디지털지도 데이터를 공개하면서 글로벌 서비스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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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는 오픈 위치 플랫폼을 활용해 '차세대 자동차 서비스'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다른 자동차 제조사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제조사, 각 나라의 교통당국, 스마트폰 앱 개발자 등이 모드 라이선스를 받아 이러한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이러한 비전을 실행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아우디, BMW, 벤츠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경쟁사 자동차 제조사들에게도 이들이 확보한 실시간 차량 센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