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VR·AR로 자존심 회복 나선다

CES서 홀로그래픽 기반 헤드셋 공개

컴퓨팅입력 :2017/01/05 10:05

마이크로소프트(MS)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인텔과 함께 PC 시대를 주름잡던 MS는 모바일 전환기에 적응하지 못해 10년 가량을 헤매야 했다. 이제 넥스트 모바일이라 불리는 가상·증강현실(VR.AR)이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새 시대를 맞는 MS의 각오는 남다를 수 밖에 없다.

AR.VR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MS는 개발 플랫폼인 ‘홀로그래픽’을 외부에 활짝 개방하는 전략을 택했다. 홀로그래픽을 외부 하드웨어(HW) 제조사, 소프트웨어(SW) 개발사에 적극 끌어들여 ‘디바이스-애플리케이션’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MS가 빼앗긴 IT 왕좌를 되찾아 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300달러 짜리 홀로그래픽 헤드셋 등장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 2017’에서 레노버가 첫 홀로그래픽 기반 헤드셋을 공개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MS는 지난해 6월 홀로그래픽 플랫폼을 개방해 외부 제조사들이 VR 기기를 개발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발표했다. 레노버, 델, 에이서, 에이수스 등 하드웨어 제조사와 파트너십도 맺었다. 레노버가 이들 중 가장 먼저 홀로그래픽 헤드셋을 선보인 것이다.

레노버 홀로그래픽 헤드셋 (사진=씨넷)

레노버 헤드셋은 오큘러스 리프트나 HTC바이브 보다 가벼운 350그램으로 1440X1440 해상도의 OELD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MS 자체 디바이스 홀로렌즈와 마찬가지로 공간에서 사용자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인사이드-아웃 식스 디그리(Inside-out 6 six-degrees) 트래킹을 사용한다. 이는 외부에 모션 추적장치나 카메라가 설치돼 있지 않아도 세밀하게 공간을 파학할 수 있는 기술이다.

또 레노버에 따르면 윈도 스토어 응용프로그램을 뷰어 모드로 이용할 수 있다. 일부 홀로렌즈 앱도 레노버 헤드셋에 맞게 전환해 이용할 수 있다. 레노버 헤드셋에는 전면에 2 개의 카메라가 있어 홀로 렌즈처럼 광학 프로젝션 기능 없이 VR과 AR을 결합한 혼합현실(MR) 애플리케이션 이용도 가증하다는 설명이다. 또, 엑스박스원 키넥트 카메라 등 윈도 홀로그래픽 플랫폼을 지원하는 모션 컨트롤러와 함께 이용할 수 있다. 레노버는 자체 모션 컨트롤러를 출시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가격은 300달러를 조금 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다 낮은 사양 기기들이 600달러 이상에 판매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가격이다.

다양한 제조가사 윈도10 홀로그래픽 기반 헤드셋을 올해 출시한다 (사진=마이크로소프트)

MS, 올해 소비자 시장으로 홀로그래픽 팍팍 밀어 넣는다

외신들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제조사들이 홀로그래픽 기술을 각자 자기 방식대로 결합시켜 더 새로운 기기를 만들어 낼 것이라는 의미다. 레노버뿐만 아니라 델, 에이서, 에이수스 등 다른 파트너 제조사도 300달러 정도의 보급형 헤드셋을 선보일 예정이다.

단독으로 쓸 수 있는 MS홀로렌즈와 달리 이들 윈도 홀로그래픽 헤드셋은 PC와 함께 구동되는데, 이 PC 최소 사양이 너무 높으면 헤드셋 확산이 어려울 수 있다. MS가 발표한 PC 최소 사양을 보면, 이런 걱정은 크게 할 필요가 없어보인다. 500달러 정도면 구입할 수 있는 노트북 수준으로 PC 최소 사양을 맞췄기 때문이다.

MS가 지난 12월 중국 윈헥(WinHEC) 행사에서 홀로그래픽 헤드셋 이용이 가능한 최소 PC 시스템 사양을 발표했다. 하이퍼스레딩(하나의 CPU를 논리적으로 두개로 인식해 성능을 높이는 기술)을 지원하는 인텔코어i5 CPU, 인텔HD그래픽 620칩셋 또는 다이렉트X12 호환 그래픽칩, 8GB램, HDMI 또는 2880X1440 해상도에 90Hz를 지원하는 디스플레이포트 탑재 등이 포함됐다.

인텔 개발자행사에서 윈도10 홀로그래픽 셸 구동을 시연한 모습

윈도10에 홀로그래픽 투입…다양한 개발 개발 키드도 준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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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그래픽 헤드셋들은 대규모 윈도10 업그레이드인 크리에이터 업그레이드에 맞춰 오는 4월 출시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MS는 크리에이터 업그레이드를 통해 윈도10에 홀로그래픽 셸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홀로그래픽 셸은 윈도10 PC를 VR 헤드셋을 착용한 상태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이다. VR기기 안에서 데스크톱 PC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MS는 더불어 윈도 홀로그래픽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오는 2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MS는 윈도 홀로그래픽 헤드셋용 개발 키트를 공개할 계획이다. 또 자바스크립트와 웹GL을 이용해 홀로렌즈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는 '홀로JS(HoloJS)라는 프레임워크도 준비 중이다. 모두 더 많은 개발자들을 홀로그래픽 플랫폼으로 흡수해 앱 생태계를 풍성하게 가꾸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