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또 혁신"...신년사로 본 2017 과학계

4차산업혁명-자기혁신 '역점'

과학입력 :2017/01/03 06:00

최경섭 기자

과학계가 2017년 새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 끊임없는 자기혁신을 주문하고 나섰다.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되는 인공지능(AI), 이동통신, 지능형 로봇 등에서 적극적으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출연연구 기관을 비롯한 과학계 전체의 내부혁신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기조과학연구원 등 주요 출연연 수장들의 2017년 신년사를 통해 올해 과학계의 핵심 과제를 짚어본다.

■“4차 산업혁명의 진원지 돼야"

과학계도 올해를 ‘4차 산업혁명 원년’으로 삼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 신산업 원천기술 확보에 역량을 집중한다.

이상훈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2017년 우리는 지금, 제4차 산업혁명의 한 가운데 놓여있다”면서 “ETRI가 4차 산업혁명의 진원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TRI는 올해 5G,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초연결초지능초실감융복합 연구에 역량을 집중한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5G 이동통신 기술은 물론 인공지능과 관련해 자연어 질의응답, 다국어 자동통역 등이 가능한 언어지능 기술개발에 주안점을 둘 방침이다. ETRI는 이미 지난해 11월, 인공지능 컴퓨터 ‘엑소브레인’(Exobrain)을 개발, 국내 퀴즈왕들과 대결을 벌인 바 있다.

인공지능 연구조직 '구글 브레인 팀' 연구자들이 머신러닝에 활용되는 빅데이터 처리기술 기반의 예측 알고리즘이 야기하는 성별 및 인종 등 이른바 '민감한

한국기계연구원도 올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핵심 기반기술 발굴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 임용택 한국기계연구원 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자율주행 자동차부터 스마트 팩토리, 3D 프린팅을 위한 신제조 장비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자체 개발한 산업용 양팔로봇 ‘아미로’을 앞세워, 스마트 팩토리 사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기초과학연구원도 4차 산업혁명의 기반 지식으로 활용될 양자 나노과학과 기후변화 원천기술 확보에 매진한다. 김두칠 기초과학연구원 원장은 “새해부터 외국인 신규 연구단장인 안드레아스 하인리히, 액슬 티머먼 교수가 동참해 양자 나노과학과 기후물리학이라는 새로운 연구의 지평을 넓힐 것”이라고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기초과학연구원은 올해 1차 5개년 계획을 마무리 짓고 미래 발전전략을 담은 2차 5개년 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다.

■“실패를 두려워 말라”...출연연 ‘자기혁신의 해’

정부의 지원을 받는 출연연들은 저마다, 올해를 ‘자기혁신의 해’로 삼고, 대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출연연들은 과거 산업화 과정에서 대한민국 핵심 산업을 일구는데 구심체 역할을 해 왔지만, 방만한 재원, 비효율적인 평가시스템, 도덕적 해이 등으로 인해 전 세계적인 기술 트렌드와 시장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맞춰, 25개 출연연 기관들은 자체 혁신위원회를 구성, 혁신안 초안을 발표하고 올 초부터 각 산하기관별로 본격 시행에 돌입할 예정이다.

ETRI는 이미 지난해 연말, 본부중심의 조직체계를 개편하면서 본부장을 원장이 아닌 연구원들이 직접 결정하도록 하는 참여형 제도를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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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상훈 ETRI 원장은 “과거 안정적인 과제에서 도전적인 과제로 전환하고 그 결과를 커뮤니티에 공개하자”고 주문했다. ETRI는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최근 3년간 출연금 연구사업의 100%가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 것은, ETRI가 성공률이 낮고 실패율이 낮은 연구만을 해 왔다”는 지적을 받은바 있다.

기초과학연구원도 연구자들이 ‘보텀업(Bottom-up)’ 중심으로 주제를 정하고, 연구를 끌고 가는 풍토를 조성하는 한편, 대학의 연구자들과 협업을 통해 상향식 연구 과제를 늘리는데도 역점을 둘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