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로 카톡 이모티콘 판매…통할까

결제 다양화로 저변 확대…이용자 혜택확대 포석

인터넷입력 :2017/01/02 18:00    수정: 2017/01/02 18:04

손경호 기자

스마트폰의 전유물이던 이모티콘을 PC에서도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카카오의 전략은 통할까?

카카오는 지난 해 12월 23일 '이모티콘샵'을 오픈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조치로 PC나 노트북을 이용해 일반 웹사이트에서도 이모티콘을 구매하거나 선물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카카오는 당시 국내외 신용카드는 물론 휴대폰 소액결제, 카카오페이, 컬쳐랜드 상품권 결제 등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이모티콘은 카카오톡 안에서 바로 구매하는 것이 가장 손쉽고 빠른 방법이다. 그런데 카카오는 왜 PC 버전을 내놨을까?

이에 대해 카카오는 "하루 1천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이모티콘 판매채널을 확대하고, 이용자와 작가들에게 더 큰 혜택과 수익을 제공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 "신용카드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인앱결제(앱 내 결제)가 어려웠던 이용자도 이모티콘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비자, 마스터카드 등 글로벌 신용카드 브랜드만 지원했던 구글 플레이 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등과 달리 국내 신용카드, 카카오페이, 휴대폰 결제, 문화상품권 등 결제를 지원해 이용자가 보다 다양한 수단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설명이다. 애플 앱스토어의 경우에는 카카오톡 내에서 이모티콘 선물하기 기능을 아예 사용할 수 없었다.

■이모티콘샵, 구글-애플에 내야하는 결제 수수료 30% 절감

이용자나 이모티콘 제작자를 넘어 PC 버전 이모티콘샵이 카카오에게 주는 의미는 적지 않다. 이곳에서 결제할 경우 카카오톡 앱에서 결제할 때 구글, 애플 등에 내야하는 수수료를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구글 플레이 스토어, 애플 앱스토어에서 카카오톡 앱을 다운로드한 뒤 해당 앱 내에서 이모티콘 등을 구매하기 위해 결제하기를 누르면 구글 혹은 애플 계정과 연동된 신용카드를 통해서만 결제할 수 있다. 이렇게 할 경우 총 결제 금액의 30%가 구글, 애플에게 수수료 형태로 돌아간다. 카카오톡 내에서 이모티콘을 많이 구매할수록 구글, 애플 등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수익이 돌아가는 구조다.

구글, 애플 등은 자사 앱스토어를 통해 유통되는 앱의 경우 반드시 인앱결제에 자신들이 구축한 결제모듈을 쓰도록 강제하고 있다. 네이버 앱스토어와 이동통신 3사가 자체 운영하던 앱스토어를 하나로 합친 원스토어는 비자, 마스터카드 등 글로벌 브랜드 신용카드만 지원하는 구글, 애플과 달리 국내 신용카드, 휴대폰 결제, OK캐시백, 문화상품권, 기타 간편결제를 통한 결제가 가능토록 했지만 30% 수수료를 부담해야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이와 달리 카카오 이모티콘샵처럼 카카오가 자체적으로 이모티콘을 판매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 경우 구글, 애플, 원스토어에 지불해야하는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

카카오톡 앱 내에서 판매 중인 이모티콘 상품의 가격이 개당 2천200~3천300원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존 결제 방식은 구글, 애플에 660원~990원을 지불해야했다. 반면 PC 버전 이모티콘샵을 이용할 경우 같은 가격의 이모티콘을 구매하더라도 카카오가 이들 앱스토어에 지불해야하는 수수료가 없어지게 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현재 이모티콘샵은 PC 외에 모바일 웹브라우저에서도 사용할 수 있지만 이 경우에는 카카오페이(신용카드/휴대폰 간편결제)를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다.

■라인도 비슷한 시도...카카오 "수익 증대 보다는 이용자 혜택"

이런 시도를 한 것이 카카오가 처음은 아니다. 네이버의 자회사인 일본 라인주식회사는 2013년부터 8월부터 라인 웹스토어를 열고 스티커(이모티콘) 판매에 나섰다. 카카오의 이모티콘에 해당하는 공식 스티커 외에도 2014년 6월에는 일반 사용자들이 올린 크리에이터스 스티커 등을 PC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자체적인 웹스토어를 마련한 것이다. 여기서는 기존 글로벌 브랜드 신용카드 외에 페이팔, 가상화폐, 휴대폰결제, 선불카드 등을 지원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PC 기반 웹서비스이므로 구글, 애플에게 별도 플랫폼 수수료를 내지 않는 대신 이모티콘 이용자들에게 혜택을 더 많이 돌려주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구성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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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이달 말까지 이벤트를 통해 이모티콘샵에서 처음 이모티콘 구매시 10% 할인쿠폰을, 이모티콘을 친구들에게 선물할 때는 20% 할인권을 추가로 증정하고, 문화상품권 결제도 10% 할인권을 지급하기도 했다.

카카오측은 이달 말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이벤트나 프로모션을 기획해 카카오의 수익 증대보다는 이용자 혜택으로 돌려준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