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기술투자" vs 카카오 "수익실현"

새해 맞는 네이커-카카오의 '같은 목표, 다른 전략'

인터넷입력 :2017/01/02 17:16

부지런히 아침을 깨우는 붉은 닭의 해를 맞아 네이버와 카카오는 어떤 큰 그림을 그릴까? 가속화 되는 기술 경쟁과 점점 더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트렌드에 대응할 두 기업의 거대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네이버에선 오는 3월부터는 한성숙 대표 내정자가 김상헌 대표의 뒤를 이어 연매출 4조원대에 달하는 네이버호 선장 역할을 맡게 된다. 기술과 서비스 중심의 네이버, 상생과 투명한 운영 정책을 내세운 네이버의 변신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빠르고 감각적인 의사 결정이 강점인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올해 본격적인 승부수를 던질 전망이다.

지난해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로 덩치를 키운 카카오는 올해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 생태계를 키우는 데 주력한다. 이와 함께 모빌리티, 게임, 모바일TV 분야 등에서 수익 극대화를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첨단기술 대중화에 투자하는 네이버

한성숙 네이버 대표 내정자.

한성숙 대표 내정자가 이끄는 네이버는 올해 개인과 단체, 기업이 모두 함께 성장하는 ‘기술 플랫폼’으로 본격 진화한다.

올해 네이버 전략은 지난 해 11월 열린 ‘네이버 커넥트 2017’ 행사를 통해 대부분 공개됐다. 당시 네이버는 인공지능(AI) 중심의 4차 산업혁명을 맞아 기술 플랫폼 변화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대표적인 기술 플랫폼 전략은 네이버의 사내 기술 연구개발(R&D) 조직인 네이버랩스 분사다. 네이버는 네이버랩스에 3년 총 1천200억원을 투자해 AI, 로보틱스, 자율주행, 음성인식, 기계번역 등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미래에셋과 1천억원 규모의 투자조합을 만들어 AI 등 신기술 분야에 유망한 업체들을 발굴하고 육성하기로 했다. 아울러 내부에 기술플랫폼과 비즈니스 위원회를 신설했다.

이 같은 새로운 기술들은 이미 통번역 앱 ‘파파고’와 네이버 웨브라우저 ‘웨일’ 등을 통해 이미 일상적인 서비스로 구현되고 있다. 올해에는 네이버와 네이버랩스가 개발 중인 신 기술들이 더욱 다양한 서비스에 접목될 것으로 기대된다.

네이버랩스 자율주행.

한성숙 내정자는 기술 투자를 늘려가는 것과 동시에 개인과 소상공인들의 상생과 협력도 계속 이어가고,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가 신규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꽃’은 지난해 1만1천 명의 창업자를 지원했다. 네이버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창작자 수도 작년 4월 1만6천 명에서 7개월 만에 2만4천 명으로 늘었다. 이 같은 결실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한 내정자는 AI 대화시스템, 통번역앱, 3차원 정밀 실내 지도 제작 로봇 등과 같이 새로운 기술을 일상 서비스 구현함으로써 개인과 소상공인들의 창작 및 사업을 돕는다는 방침이다. 또 앞으로 5년 간 소상공입 창업과 성장, 건강한 창작 생태계 조성과 창작자 글로벌 진출에 1천억원의 자금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밝힌 바 있다.

이 외에도 한성숙 내정자는 네이버에 대한 이용자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투명성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등 네이버 서비스 운영 기준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외부에 개방하는 방향을 모색 중이다.

네이버는 보다 진화된 기술과 서비스, 사용자들로부터 신뢰받은 운영 정책으로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인터넷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한성숙 내정자는 커넥트 2017 행사에서 “네이버가 추구하는 것은 첨단기술을 일상으로 끌어 들여 모두가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대중화시키는 것"이라며 "네이버의 기술 플랫폼으로 변신은 차세대 첨단 기술을 광고주, 스몰비즈니스 분들과 창작자들 누구나 손에 쥐고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친숙한 도구로 잘 바꿔 내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기술 투자+수익 실현에 집중하는 카카오

임지훈 카카오 대표.

지난해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며 덩치를 키운 카카오는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기술 투자에 힘쓰는 한편, 본격적인 수익 극대화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말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 이후 지난해까지 서비스 개편과 새로운 먹거리 투자에 집중해왔다면, 최근 들어서는 특정 영역에서 결실을 맺기 위한 움직임이 포착된다.

먼저 카카오는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얻은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O2O 영역에서도 유사한 방식의 사업 모델을 전개할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사업 모델과 시기가 확정되진 않았으나, O2O 직접 서비스에서 부딪친 현실의 한계를 플랫폼 사업으로 전환함으로써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지난해 10월 ‘이동’과 관련된 O2O 서비스를 제외한 나머지 영역을 다양한 O2O 플랫폼 사업자들과 협업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카카오톡 또는 별도의 O2O 플랫폼을 만들어 ‘카카오 게임하기’처럼 이 안에 다양한 O2O 서비스가 유통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서 발생되는 플랫폼 제공 수수료와 광고 매출이 새로운 수익 모델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뿐만 아니라 O2O 영역에서 직접 서비스 하는 ‘카카오택시’, ‘카카오 드라이브’와 같은 이동과 관련된 서비스의 유료화 전환 또는 서비스 이용 확대 등도 고민할 것으로 예측된다.

카카오 드라이버

잠시 주춤했던 게임 분야는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가 카카오 전체 게임 사업을 총괄하면서 나타난 상승 기세를 더욱 강하게 몰아붙일 것으로 점쳐진다.

카카오는 지난 달 1일부터 수수료 정상화 취지로 카카오 게임앱스토어인 ‘카카오 게임샵’의 수수료를 7.5%에서 30%로 인상했다. 또 카카오게임즈는 단순 플랫폼 구조를 넘어 퍼블리싱 사업을 전개하며 성장 가능성 있는 개발자 지분을 인수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카톡 네 번째 탭인 게임전문탭을 만들어 카카오프렌즈를 활용한 스낵게임을 출시해 게임 사업의 다각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올해 2월 다음tv팟과 통합되는 카카오TV의 변신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향후 모바일 생중계 기능이 탑재되고 후원하기가 가능해지면서 개인의 끼를 발산하는 1인 창작자들의 활동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사업자들에게는 하나의 동영상 홍보수단으로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지상파 방송 클립 공유나 스포츠 중계 위주의 서비스였다면, 앞으로 카카오TV는 최신 트렌드인 라이브 방송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이 밖에 카카오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과의 본격적인 시너지도 기대된다. 카카오가 지난해 초 1조7천800억원을 들여 한 식구로 편입시킨 멜론은 지난 달 카카오톡 프로필 뮤직에 음원 DB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로써 사용자는 카톡 프로필을 통해 친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음악, 오늘의 기분을 표현하는 음악 등을 설정할 수 있다. 앞으로 이 같은 카카오와 멜론의 더 ‘끈끈한’ 서비스 연계가 기대된다.

임지훈 대표는 작년 11월 비즈니스 컨퍼런스 2016에서 “모바일 메신저에서 시작한 카톡이 커머스, 콘텐츠, O2O 등 다양한 정보와 콘텐츠를 유통하고 있고, 앞으로는 이용자가 원하는 모든 것을 카톡 안에서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많은 O2O 스타트업들이 사용자 확보, 결제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런 것들을 카카오가 해결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음성기술, 언어처리, 인공지능 등의 기반 기술을 통해 카카오톡이 한층 진화할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