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이어 VR방 시대 열리나

서울 등 주요도시에 잇단 등장…내년 본격성장 예고

게임입력 :2016/12/29 13:43    수정: 2016/12/29 13:59

가상현실(VR) 게임과 영상을 체험할 수 있는 수 있는 VR방이 국내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서울의 홍대와 강남을 비롯해 부산, 대구 등 곳곳에 VR 게임방이 들어서면서 이용자들의 발길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VR방이 PC방을 이을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VR플러스(대표 박미숙, 황명중)와 지피엠(대표 박성준) 등이 VR방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울과 부산에 설립한 VR플러스.

VR은 올 한해 국내 IT시장에서도 핫이슈 중 하나였다. 소니의 PS VR을 비롯해 HTC 바이브가 국내 정식 출시됐다. 여기에다 오큘러스 리프트도 내년 국내 출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VR에 대한 이용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VR헤드셋은 가격이 비쌀 뿐 아니라 넓은 플레이 공간이 필요해 개인들이 구입해서 사용하기엔 다소 부담스럽다.

VR방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은 이런 부분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시간에 1만 원 내외로 가격 부담이 적고 다양한 VR 콘텐츠를 즐길 수 있어 VR방으로 이용자가 몰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부스 형식으로 꾸며진 VR큐브.

VR플러스는 지난 8월 강남에 설립한 첫 VR방에 이어 부산 남포동에 체험방을 오픈하며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업체는 두 개 지점을 기반으로 VR방을 500개 가량 오픈하는 것을 목표로 세우고 있다.

지피엠은 VR 체험부스인 큐브VR과 VR게임 개발사와 이용자를 손쉽게 이어주는 플랫폼인 몬스터 VR을 준비하고 있다. 지피엠은 국내외에도 중국의 쥬디VR, 인도의 퍼니즌 등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글로벌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홍익대에 자리잡은 샵브이알(#VR)은 카페와 VR 체험공간이 결합된 방식으로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오픈 된 공간과 분위기를 강조했다.

무선 플레이로 움직임의 제약 없이 즐길 수 있을 예정인 캠프VR.

쓰리디팩토리는 내년 1월 캠프VR을 대구에 오픈할 예정이다. 캠프 VR은 백팩 형식으로 제작된 컴퓨터를 이용해 외부와 연결된 별도 케이블이 없어 행동에 대한 제약 없이 VR을 체험할 수 있다. 또한 하나의 VR 헤드셋을 번갈아가며 사용하는 다른 VR기기와 달리 최대 6명의 이용자가 동시에 VR을 체험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VR방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다. 일부에서는 PC방, 멀티방 등 방문화가 강한 국내 특성상 VR방이 프렌차이즈 사업 등으로 규모를 확장하면서 VR 산업이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쓰리디팩토리는 내년 VR방 사업이 본격화될 전망인 만큼 2017년도에 100억 원의 매출을 기대한다고 밝히 바 있다.

하지만 VR방이 안착하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콘텐츠다. VR산업이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만족스러운 수준의 게임과 영상 콘텐츠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체감형 VR 게임 등을 개발 중인 드래곤플라이.

이러한 콘텐츠 부족은 EVR 스튜디오, 드래곤플라이, 블루홀 등 국내 게임사를 비롯해 해외에서도 VR 게임 개발이 늘고 있어 내년에는 다소 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VR방에 대한 법안이 아직 준비돼 있지 않아 이에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유사한 사업인 PC방 관련 법을 도입하고 있지만 PC앞에 앉아서 즐기는 PC방과 VR 헤드셋을 착용하고 서서 플레이하는 VR방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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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문화체육관광부와 게임물관리위원회 등 관련 부서는 VR사업자 및 관계사들과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수집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VR이 국내 상황에 맞춰 VR방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는 시작을 위한 준비단계였다면 내년에는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