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애플 특허전, 하루만에 전면전

노키아, 11개국으로 확전…애플, 노키아도 피고로

홈&모바일입력 :2016/12/23 11:32    수정: 2016/12/23 15:44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애플과 노키아 간의 특허 소송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21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과 독일에서 애플을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제기했던 노키아는 하루 만인 22일 소송 대상을 11개국으로 확대했다.

그러자 애플은 최초 소장에 포함하지 않았던 노키아를 피고로 추가하면서 정면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고 특허 전문 매체 포스페이턴츠와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노키아가 미국 텍사스 동부 지역법원에 이어 ITC에도 애플을 제소했다. 사진은 ITC 본부. (사진=위키피디아)

■ 노키아, 아시아까지 확대…美 ITC 제소도

노키아는 애플을 상대로 한 소송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당초 미국에선 텍사스 동부지역법원에서 민사소송을 제기했던 노키아는 국제무역위원회(ITC)에도 소장을 접수했다. ITC 소송에선 총 8개 특허 침해를 이유로 애플 제품에 대한 미국 내 수입금지 조치를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노키아는 독일 이외 지역에서도 대거 소송을 제기했다.

핀란드(3개 특허)를 비롯해 영국(3개 특허), 이탈리아(4개 특허), 스웨덴(3개 특허), 스페인(1개 특허), 네덜란드(3개 특허), 프랑스(1개 특허) 등에서도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노키아는 또 중국과 일본에서도 애플을 제소하면서 글로벌 특허 공세로 확대했다.

이로써 노키아는 애플을 상대로 총 9개국에서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전날까지 32개였던 침해 특허 수도 40개로 늘렸다.

핀란드에 있는 노키아 본사 건물. (사진=씨넷)

그러자 애플도 전략을 바꿨다.

애플이 미국 캘리포니아북부지역법원에 제출한 반독점 소송 관련 최초 소장 피고란에는 노키아가 빠져 있었다. 애플은 대신 아카시아를 비롯한 9개 특허관리업체(PAE)들만 올려놨다.

애플의 이 같은 전략은 특허사략행위(Patent Privateering) 쪽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됐다. 특허사략행위란 생산기업이 특허괴물 같은 특허 주장주체(PAE)를 활용해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노키아가 특허관리업체들을 통해 부당 이득을 취하려 하고 있다는 주장인 셈이다.

하지만 애플은 곧바로 캘리포니아북부지역법원에 노키아, 노키아 솔루션& 네트웍스, 노키아 테크놀로지스 등 3개 회사를 피고로 추가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특허전문매체 포스페이턴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법원은 애플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초 소장에 3개 회사가 피고로 등재돼 있지 않다는 게 기각 이유였다.

하지만 애플이 최초 소장을 수정 제출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노키아를 피고로 추가하는 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포스페이턴츠가 전망했다.

■ 노키아는 속전속결…애플은 전면전 불사?

국지전 양상이던 두 회사 소송이 하루 만에 전면전으로 바뀐 이유는 뭘까?

포스페이턴츠는 일단 노키아 측의 전략 변화에 주목했다. 어차피 애플에게 거액의 로열티를 받아내는 것이 목적인 노키아로선 좀 더 강력한 공격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문제는 노키아의 이런 판단이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포스페이턴츠가 분석했다. 노키아와 특허 소송에서 이길 수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되면 ‘끝장 승부’를 펼치려 들 것이기 대문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사진=씨넷)

또 다른 부분은 유럽연합(EU)의 움직임이다. 노키아가 미국에서 ‘특허사략행위’로 법정 공방을 벌일 경우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가 노키아를 조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포스페이턴츠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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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두 회사는 당분간은 한치 양보 없는 특허 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많아졌다.

스마트폰 사업에서 손을 뗀 뒤 ‘특허사업화’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노키아나, 아이폰 핵심 기능이 노키아 특허 우산 속에 들어가는 것을 결사적으로 막으려는 애플 모두 쉽게 양보하려 들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