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HP "서비스·SW 분리 체제, 내년 출범"

SW떼어낸 HPE, 인프라 솔루션 집중할 듯

컴퓨팅입력 :2016/12/21 17:04    수정: 2016/12/21 18:29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 본사 계획에 따라 한국HP가 소프트웨어(SW) 및 IT서비스 사업조직을 떼어내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중 '엔터프라이즈서비스(ES)'가 분사해 IT서비스업체 CSC코리아와 한 몸이 된다. 하반기중 SW사업조직도 분사해 '마이크로포커스코리아'와 합병한다.

함기호 한국HP 대표는 21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기자간담회 질의응답을 통해 이같은 계획을 언급했다. 그는 각 사업부 분사와 합병 계획이 "글로벌하게 진행되는 것이라 한국도 같은 일정으로 진행되며, 이를 위한 팀이 (한국HP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1월1일 한국에서 ES 조직이 분사한 별도법인이 설립되고, 그 회사와 CSC코리아와 합병작업을 거쳐 4월 1일부터 새 회사로 출범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SW 조직은 (출범 시기를) 8월쯤으로 잡고 있는데, 규모가 작아 분사와 합병을 동시 진행할 계획"이라 덧붙였다.

함기호 한국HP 대표.

HPE의 IT서비스 조직 ES와 SW사업 조직을 떼어내 각각 '컴퓨터사이언스코퍼레이션(CSC)'과 '마이크로포커스'에 합친다는 계획은 이미 알려져 있었다. 이 계획은 실적이 부진한 조직을 정리하고 데이터센터 하드웨어 및 네트워크 솔루션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방향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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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기호 한국HP 대표의 간담회 발표자료 일부. HPE힐리온에 대한 투자, 분사후 합병을 비롯한 조직개편 계획이 담겼다.

HPE는 '분사 후 합병' 방식을 통해 주주 자격을 유지, 내보낸 조직을 품은 회사 경영에 관여하기로 했다. 해당 조직과의 연결고리를 유지하면서, 다른 산업 파트너들과 손잡을 여지를 만든 걸로 풀이된다. 단순히 저수익 사업을 처분했다고 단정할 수 없는 여지를 남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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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E 클라우드, 믿고 써도 되나…

향후 시장과 업계가 주시할만한 부분은 HPE의 구조조정에 휩쓸린 듯 보이는 클라우드 기술 개발인력과 해당 사업조직의 변화다.

1년전쯤 HPE는 힐리온 브랜드로 제공하던 퍼블릭클라우드 서비스를 접기로 했다. 이어 도커 기반 서비스형플랫폼(PaaS) '스타카토' 담당 직원을 해고했고, 2개월전 서비스형인프라(IaaS) 기술 '오픈스택' 개발팀도 내보냈다. 스타카토 자산은 리눅스배포판을 만드는 회사 '수세(SUSE)'에 팔렸다. 수세의 모기업은 바로 HPE의 SW사업조직과 합병을 앞둔 마이크로포커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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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E는 이런 변화를 추진하는 명분으로 프라이빗클라우드와 하이브리드 환경 구축 수요에 집중하겠다는 명분을 제시했다. 클라우드 PaaS와 IaaS 시장을 바라보는 고객사들에게 다소 혼란스럽게 비쳤다. 언뜻 보기엔 기술개발 주체와 사업 전담 조직이 오락가락하는 듯한 HPE의 클라우드 기술을 믿고 써도 될까?

한국HP 임원들은 일단 안심해도 된다는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HPE의 오픈스택 기반 클라우드SW 제품 브랜드 '힐리온(Helion)'은 앞으로도 HPE가 보유하고 사업을 꾸려나가게 된다는 설명이다.

함 대표는 "HPE는 프라이빗클라우드 인프라 제공업체 선두 지위를 지켜왔고, 퍼블릭과 프라이빗 환경을 잇는 하이브리드 쪽으로 여러 선제행동에 나서고 있으며, 오픈스택에도 많은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힐리온 관련 코어 기술을 수세에 넘기긴 하지만, 수세는 HPE와 가장 긴밀하게 협력해 왔고, 마이크로포커스와 HPE의 긴밀한 관계나 HPE의 오픈스택 및 클라우드 분야 관심은 지속될 것"이라 답했다.

이어 박성철 한국HP 클라우드사업담당 이사는 "오픈스택 기술 관련 지원조직, 컨설팅 및 유지보수, 구축 서비스는 저희가 계속 가져갈 거라 고객이 차이점을 느낄 여지는 없다"며 "수세에는 오픈스택 코어모듈 엔지니어링 R&D 인력이 넘어가는 거고, 고객들이 원하는 제품수명주기관리 및 힐리온이라는 브랜드로 론칭하는 기업용 오픈스택 배포판 패키징 작업은 HPE에 남아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HP, 새로운 인프라 솔루션 대거 공개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HP 각 부문 임원들이 발표한 내용을 보면, 회사측은 내년 국내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서버, 네트워크, 스토리지 시스템을 아우르는 인프라 솔루션 영역에 더 주력할 전망이다. 클라우드 환경 구축을 원하는 기업과 서비스제공사의 요구사항에 계속 대응한단 메시지다.

유화현 한국HP 기술컨설팅사업부 총괄 상무는 컴포저블인프라 솔루션 'HPE시너지'와 관리효율을 높인 'HPE하이퍼컨버지드380'를 소개했다. 설명은 기존 레거시 환경, 프라이빗 클라우드, 퍼블릭 클라우드를 아우르는 운영 효율성과 애플리케이션 호환성 제공에 무게를 뒀다. HPE시너지는 클라우드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 최적 실행 환경으로 묘사된 기업용 오픈스택 배포판 '힐리온클라우드시스템10'을 포함했다.

새로운 스토리지솔루션 '3PAR 플래시나우'는 스토리지시스템 하드웨어 구축 시점이 아니라 실제 사용 시점에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제품으로 소개됐다. 최저 기가바이트(GB)당 월 0.03달러 가격을 지불해 쓸 수 있어 "퍼블릭클라우드 절반 수준으로 저렴하다"는 게 회사측 주장이었다. 고성능 네트워킹과 SAN스위치 자동화 기능을 제공하는 신형 '스토어패브릭 32기가비트 파이버채널' 제품군도 함께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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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웅 한국HP 아루바 사업부 총괄 상무는 HPE아루바 사물인터넷(IoT)용 신제품 '2540 스위치 시리즈'와 신기술 '클리어패스 유니버설 프로파일러' 그리고 무선랜 보안성을 보장하기 위한 파트너 협력프로그램 '클리어패스 익스체인지 파트너 에코시스템'을 소개했다. IoT 기기를 연결하는 유무선 네트워킹 제품과 각 기기 및 발생 데이터를 관리하는 플랫폼 기술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겠다는 구상이었다.

분사를 앞둔 SW사업조직에서도 새로운 솔루션을 소개했다. 서보희 HPE 아태일본(APJ)지역 이사가 서비스형SW(SaaS) 방식으로 제공되는 성능테스트솔루션 '스톰러너 로드'의 특징과 고객사례를 설명했다. 로드러너, 퍼포먼스센터에 이어 대규모 사용자 대상 서비스에 견딜 수 있는지 여부를 빠르게 검증하고 튜닝할 수 있는 수단으로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