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형 SW교육, '고품질' 오프라인 수업에 맡겨라"

코드스쿼드, NHN넥스트 출신 3인방의 코딩도장

컴퓨팅입력 :2016/12/08 16:41

정부가 소프트웨어(SW) 중심 사회, SW중심 교육을 외치고 있다. 사회와 산업계에 필요한 SW인재양성의 요구가 날로 커 간다. 배울 의지가 있는 사람에게 과거보다 진입 문턱이 낮아졌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갖춰진 곳 어디서나 공짜로 프로그래밍을 배울 수 있다. 대규모온라인공개강의(MOOC)에 올라온 유명 대학 프로그래밍 수업과 양방향 서비스로 제공되는 실습형 강좌가 국내외에 흔하다.

이런 온라인 사이트나 MOOC에서 SW강좌를 듣는다고 산업계가 원하는 SW인재가 될지는 의문이다. 당연히 부족하고, 자신들의 '고품질 SW교육'으로 그 간극을 메워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SW교육기관 NHN넥스트 교수 출신 개발자 3명이 모여 설립한 '코드스쿼드(Codesquad)' 얘기다.

코드스쿼드는 SW교육 스타트업이다. 오프라인 기반의 '고품질 SW교육 콘텐츠'와, 기업 대상 컨설팅 제공이 수익모델이다. 초기엔 기업보다 개인 대상 사업에 무게를 실었다. 코드스쿼드가 표방하는 고품질 SW교육이 뭘까. 오프라인 수업만으로 지속가능한 운영이 가능할까. 확장성을 어떻게 확보해 나갈까.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코드스쿼드 설립자, 김정 대표를 비롯한 멤버 3인을 만났다.

코드스쿼드는 수업을 이끄는 멤버들의 전문성과 오프라인 수업만의 장점을 중시한다. 수준별 학습을 지향하면서 강의식 대신 프로젝트 방식으로 실무적인 지식과 경험을 얻게 한다는 게 골자다. 멤버들은 NHN넥스트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경험을 바탕으로, 오프라인이라 가능한 유형의 피드백을 주고 다른 수강자와 협력하게 한다. 지식과 경험 전달뿐아니라 지속적인 성장을 돕는 징검다리 역할을 강조한다.

김정 코드스쿼드 설립자 대표 겸 모바일마스터.

김 대표를 비롯한 코드스쿼드 멤버들과 진행한 인터뷰를 아래 1문 1답으로 재구성했다.

■"SW개발 배우고싶은 개인, CTO 전문성 필요한 기업 오시라"

-코드스쿼드를 설립하게 된 배경은

기업과 개인 양쪽 문제를 모두 해결해 주려고 했다. SW교육 사업이라고 하면 대개 플랫폼 비즈니스를 떠올리는데 우린 콘텐츠가 더 중요하다 여긴다. 콘텐츠가 좋다면 이걸 태워 퍼뜨릴 플랫폼은 지금도 많다. 잘하는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고품질' 콘텐츠 생산 역량이 있는 사람들을 모아 시작했다. 온라인으로 확장도 생각하지만, 일단 오프라인 교육에 무게를 뒀다. B2C, B2B로 작게 성공사례를 만들어 가려고 한다.

-SW업계 문제가 뭐고, 그걸 어떻게 SW교육으로 푼다는 얘긴가

회사의 문제와 개인(개발자)의 문제가 있다. 결국 둘은 한 가지다. 개인이 성장해 회사에 도움이 돼야 하고, 그 결과 회사가 성장하고, 덕분에 업계도 성장하는 선순환이 만들어져야 한다. 지금은 개인도 회사도 성장을 못 하고 있다. (성장 못 한) 개인은 포기하거나, 전직하거나, 치킨집 차린다. 그런 문제를 (사람에 초점을 맞춰) SW교육이 해결해줘야 한다. 교육은 사람을 키우는 일이고, 그 사람이 SW를 만드니까.

코드스쿼드는 SW개발자 개인이 성장해 SW개발역량을 필요로하는 회사의 성장을 실현하고 전체 SW산업이 성장하게 만드는 순환구조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를 위해 실무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고품질 SW교육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B2C와 B2B를 모두 언급했는데, 각각 어떤 사업모델인지

B2C는 뭔가를 만들고 싶은 개인들이 원하는 걸 만들도록, 보유 역량에 따라 3단계 과정으로 SW교육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도장에서 흰띠, 파란띠, 검은띠로 숙련도를 나타내는 것처럼 우리도 입문자 과정을 '화이트레벨' 코스, 분야별 숙련 과정을 '블루레벨' 코스, 심화 과정을 '블랙레벨' 코스로 나눴다. 수료 조건은 과정마다 다르다. 블루레벨엔 현장 팀프로젝트, 서비스 배포, 결과 발표 등이 있다.

B2B는 교육, 컨설팅으로 개인, 회사의 문제 해결을 돕는 모델이다. 교육은 B2C와 비슷한데 SW사업자 직원 대상으로 설계했다. 연말과 내년초 사이에, SW역량을 높이려는 신입, 경력직 보유 SW사업자 한 두 곳에 제안할 계획이다. 컨설팅은 스타트업과 SW기업을 위한 외부 CTO같은 역할을 제공하는 거다. 기업이 겪는 기술 이슈에 기술지원, 직원교육, 솔루션 소개, 진단결과 제시하는 조직으로 포지셔닝하려 한다.

■"무료 강좌만 들으면 분명히 막히는 부분 있다"

-B2C 모델의 메인 타깃은 어떤 사람들인가

일단 만들고 싶은 SW가 있는 사람들. 프로젝트 기반 수업으로 진행하는 이유다. 다만 명확한 목표와 방향을 정한 사람만 한정하는 건 아니다. 막연히 SW를 좀 배워 보고 싶다는 사람들의 문의에도 답변을 드리고 있다. 의도하지 않더라도 수업 과정을 통해 뭔가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년 1월에 여는 풀타임(8주동안 주 4일, 하루 7시간) 코스는 SW 비전공 대학생들이 방학기간에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코드스쿼드 사이트에 게재된 프로젝트 중심 SW교육 운영방법 개념도.

-요새 온라인으로 코딩 가르쳐주는 무료 강좌가 흔한데, 오프라인SW 교육의 가치가 줄어든 것 아닌가

오프라인 교육의 장점은 '멘토'다. 온라인강의는 과정이 인터랙티브로 운영되더라도 내용 자체는 일방적인 강의식 교육이 대부분이다. 수강자가 이해를 못 하거나 막힌 지점에서 그걸 자유롭게 묻지 못해 포기하게 된다. 오프라인 교육에선 개인 성장 수준에 맞춰 적절한 코칭과 단계별 학습이 가능하도록 도와 줄 수 있다. (유명 MOOC 서비스인) 유다시티의 나노학위 과정도 '오프라인캠퍼스'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무료 강좌 중에도 구성과 내용이 충실한 게 있을텐데

오히려 무료 온라인 강좌를 일단 들어 보길 권한다. 혼자서 그걸로 익힐 수 있다는 분들은 우리에게 오실 필요 없다. 혼자 하면 분명히 배우다 막히는 부분이 있다. 그럼 우리에게 오면 된다.

■"강의 다 했다고 교육 끝난 게 아니다"…고품질 SW교육 강조하는 이유

-비트교육센터같은 곳이 전문기관으로 '오프라인 SW교육'을 하고 있고, 정부지원 무료 또는 저가 단기 오프라인 SW교육 과정도 많지 않나

현존하는 대다수 컴퓨터학원과 SW관련 교육기관의 (오프라인) 수업과정 대부분이 '입문' 수준이다. 전문교육이라 할만한 과정은 부족하다. 모든 강의 인력이 전문강사가 아니고, 가르치는 사람에게 현장경험이 부족한 경우도 많다. 비트교육센터는 대규모로 운영되지만 '현장에 필요한 인력을 배출하고 있느냐'는 관점에서 온전히 제 역할을 하진 못한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패스트캠퍼스'같은 곳이 주목받는 것 같다.

여러 정부지원 단기 과정은 프로그래밍 입문을 유도하는 역할로 일정 부분 필요하다. 그런데 단편적인 지식을 전달하는 걸로 끝난다. 다음이 없다. 연속성을 갖는 심화과정이 연결되는 것도 아니고, 커뮤니티로 연결해 고수들과 만나게 해주는 것도 아니다. 일반 대학에서 단과 수업을 듣는 것과 다를 게 없다. 전체적으로 수강자 개인이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이 아니다.

코드스쿼드 정호영 클라우드DB 마스터(왼쪽)와 김정 대표.

특정한 SW개발 지식을 전달하는 과정을 마치면 그걸로 SW교육을 끝냈다고 간주하는 분위기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SW교육을 하는 사람이 배우는 사람에게 그 다음에 뭘 하면 좋을지, 단계를 넘어갈 수 있도록 연결해 줘야 한다. 그런데 교육을 하는 사람도 그렇게 할만한 경험이나 여력이 부족하다. 축구리그로 따지면 유소년축구, 지역리그, 전국구 아마추어, 프로, 이렇게 밟아갈 수 있는 체계가 없는 상황이다.

-코드스쿼드가 내세우는 '고품질SW교육'이란 게 그 부족한 점을 해결해 주는 건가

우리의 고품질SW교육에 2가지 측면이 있다. 다른 교육과정보다 멘토가 투입하는 시간과 노력의 밀도가 높다는 것과, 그만큼 학생에게 자신의 성장을 위해 배울 시간이 충분하다는 것. 타 기관과 다르게 교육과정 자체가 학생 중심으로, 학생 입장에서 운영된다. 학생은 코드스쿼드의 '마스터'와 함께 업무현장과 유사한 형태로 팀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종합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성장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코드스쿼드 교육과정은 팀단위 학습, 팀단위 프로젝트, 도제식 멘토링을 포함한다. 언컨퍼런스 방식으로 필요할 때 개설되는 작은 수업을 통해 개개인의 성장에 맞는 교육을 제공하려고 한다. 모든 상황에 필요한 지식을 다 전달할 수는 없더라도 배우는 사람 수준별로 당신에게 필요한 다음 과정은 뭐다, 이런 커뮤니티가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안내해 줄 수 있다.

■모바일-프론트엔드-백엔드 '마스터'

-김 대표를 비롯해 코드스쿼드의 강사진 3인 각자 소개를 부탁한다

(김정 모바일마스터) 국민학교 4학년(1987년) '애플II'로 코딩을 시작했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병역특례 업체에서 일하면서 자연스럽게 개발자가 됐다. 윈도 프로그래밍, 서버 프로그래밍을 하고, 통신장비를 만드는 멀티미디어 프로토콜 구현을 주로 했다. 직장생활하며 취미로 맥 개발자 커뮤니티 활동을 했다. 거의 유일했던 곳이다. 아이폰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애플 기술을 전파하는 역할을 했다.

모바일 개발 회사를 운영하다 (NHN)넥스트에 합류했다. 합류 후 모바일 트랙에서 ARM 프로세서 아키텍처나 이동통신을 비롯한 모바일컴퓨팅 과목, iOS 프로그래밍, 프로젝트 과목을 담당했다. 지난해 넥스트를 떠나 국내 모바일 서비스 최전선이라 할 수 있는 레진코믹스에서 모바일 개발을 담당했다.

코드스쿼드 윤지수 프론트엔드마스터.

(윤지수 프론트엔드마스터) 웹프론트엔드개발을 10년 했다. 재미있어서. 웹UI 방법론을 비롯해 네이버에서 많이 배웠다. 다만 네이버는 포털 서비스 위주로 성장해서, 그 쪽 기술만 발전하는 듯했다. 프론트엔드 영역 저변을 확장하고 싶어서 넥스트에서 일했다. 넥스트를 나와서 SK플래닛에서도 웹프론트엔드 개발을 했다. 국외는 이 분야 인식이 좋은데, 국내는 아직 안타까운 게 많다.

프론트엔드개발 생태계에 좋은 영향을 많이 줄 수 있는 개발자가 되는 게 꿈이다. 지금도 개발하고 있다. 회사 홈페이지도 내가 만들었다. 좋은 개발자를 만들고 싶어 함께 하게 됐다. 국내 프론트엔드 개발자 층이 상대적으로 얕다. 직군에 대한 인지도도 낮다. 현장에서 필요한, 이 친구 잘 한다 싶은 사람을 키우는 게 목표다. 코드스쿼드를 통해 그런 개발자가 많아지길 기대한다.

(정호영 클라우드+DB마스터) 학교를 오래 다녔다. 96학번인데 15년 있다가 2010년에 졸업했다. 첫직장 LG전자에서, 처음 스마트폰 만들며 고생하다 그나마 쓸만한 폰이 나올 때쯤 덜 힘들어진 기억이 난다. 스마트TV 나오면서 또 바빠졌는데 어쩌다 넥스트로 가게 됐다. 가르치기만 한게 아니고 동료, 학생들과 서로 많이 배워 재밌었다. 이후 아마존웹서비스(AWS)에서 대기업 고객사 클라우드 교육하다 여기 왔다.

코드스쿼드 합류한 동기는, 갭을 줄이고 싶어서였다. 국내서 젊은사람 대다수가 취업을 원하는데 거의 대기업 입사나 공무원 시험 합격이 목표다. 개발자가 돼 대기업 아닌 직장 얼마든지 갈 수 있는 길이 많은데. 정작 기업에서는 사람 좀 구해달라, 개발자 쓰고 싶은데 뽑을 사람이 없다 한다.

■"NHN넥스트 커리큘럼과 노하우 개선해 활용할 것"

-NHN넥스트가 공통 배경인데, 거기서 쌓은 경험이나 노하우를 수업에 활용할 셈인가

지난 3년간 넥스트에서 SW교육을 위해 진행했던 의사결정 과정, 개선 과정을 바탕으로 새로운 교육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셋이 모바일, 프론트엔드, 백엔드(클라우드+DB), 3개 트랙으로 수업을 구성했다. 프로젝트 중심 오프라인SW교육이라는 방법론 자체엔 차이가 없지만 더 개선된 버전이다. 내용도 업데이트를 못해 금세 낡은 콘텐츠가 되는 온라인과 다르게, 최신 플랫폼 기준 SW교육으로 이어갈 수 있겠다.

코드스쿼드 멤버들. (왼쪽부터) 윤지수 마스터, 정호영 마스터, 김정 대표.

-현재 모집 중인 내년 1월 첫 수업과 단기적으로 구상하는 회사 운영 방향은

회사 생활과 비슷하게 프로젝트 수행 방식을 따르되, 목표는 수강자가 만들어보고 싶은 걸 만드는 결과물을 얻는다는 걸로 설정된다. 40명 규모로 우리 3명이 8주동안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우리의 교육 모델을 한 주기 실행한 다음, 피드백을 받아 완성도를 높일 생각이다. 그 뒤 더 많은 대상, 다른 교육 기관으로 확장을 기대할 수 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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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SW교육 시장이 어떻게 되길 기대하는지

B2C 교육 시장에 고액과외가 아니라 가치있는 교육모델을 설계, 실행할 파트너들이 많이 필요하다. SW교육 생태계가 훌륭한 선수가 많이 뛰고 유소년 축구교실, 연령별 대표팀, 감독, 기술위원도 보유한 축구리그 생태계처럼 만들어지길 바란다. 그리고 앞으로 B2B 기업 교육은 강의식보다 현장의 문제를 스스로 찾아 팀 차원에서 해결하는 워크숍 방식으로 진화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