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간편결제, ‘소수정예' 진짜 승부 펼쳐진다

카카오페이·페이코·네이버페이·삼성페이 각축전

인터넷입력 :2016/12/07 15:40    수정: 2016/12/07 15:49

간편결제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한 동안 이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연상케할 정도로 혼잡한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체력 떨어진 일부 업체들이 도태되면서 1차 전장터에서 살아남은 소수 정예들간의 진검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막대한 플랫폼 파워와 자본력을 앞세운 간편결제 대표주자들끼리의 본 경쟁이 본격 시작될 것으로 에상된다.

■커지는 온라인쇼핑, 간편결제 시장

모바일 커머스 규모는 최근 몇 년 사이에 크게 증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1분기 1조1천270억원 규모였던 모바일 결제시장은 지난해 2분기 5조7천200억원까지 성장했다. 올해 모바일 결제시장 규모는 20조원을 훌쩍 넘길 전망이다.

국내 오프라인 결제 시장 규모는 700조원으로 추산되는데, 온라인 결제 시장은 80조원 밖에 되지 않는다. 거꾸로 생각하면 아직 모바일을 포함한 온라인 결제 시장이 성장할 폭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한국소비자원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 10명 중 7명은 주 1회 이상 간편결제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1인당 사용하는 간편결제 서비스도 평균 5개에 달한다.

통계청 블로그 캡처.

한국은행이 지난 10월 발표한 ‘2016년 2분기 전자지급서비스 제공 현황’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실적은 하루 81만 건, 207억원 규모다. 직전 분기 대비 이용실적은 82.9%, 금액은 53.5% 증가한 수치다.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실적은 전체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 일평균 이용실적 대비 건수로는 1.8%, 금액으로는 1% 규모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간편결제 서비스 등록 카드가 1분기 만에 2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도 높은 성장세가 기대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53조9천억원으로, 15년간 연평균 22.0% 성장했다. 2001년 3조3천500억원에 비하면 약 16배 커졌다.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모바일 쇼핑 규모도 커졌는데, 2013년 6조5천600억원이던 수치는 지난해 3.7배 증가한 24조4천600억원을 기록했다. 연 평균 93.1% 증가한 결과다.

■춘추전국 시대 열렸던 국내 간편결제 시장

이처럼 간편결제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전망도 밝은 편이다. 이에 따라 많은 사업자들이 ‘한국판 알리페이’를 꿈꾸며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약 2년 전부터 수십개 업체들이 저마다 간편결제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적지 않은 마케팅 경쟁을 펼쳤다. 옥션, 인터파크, 티몬 등 온라인 쇼핑몰들이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를 도입하는가 하면 카카오, 네이버 등 인터넷 사업자도 경쟁에 적극 발을 담갔다. 삼성전자도 갤럭시S 단말기 파워를 앞세워 삼성페이를 국내외 시장에 선보였다.

이 같은 다양한 간편결제 서비스가 우후죽순 쏟아지면서 그야말로 간편결제 춘추전국시대가 최근까지 이어져왔다. 카카오페이가 국내에 간편결제에 대한 인식과 사용을 확산시키는 데 일조했고, 뒤이어 페이나우, K페이, 페이코와 같은 유사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했다.

네이버는 네이버쇼핑에 네이버페이를 도입하면서 검색과 쇼핑, 결제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잇는 서비스로 시장에 주목을 받았다.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S 시리즈 등에 삼성페이를 결합하면서 국내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을 빠르게 장악했다.

저마다 모객을 위해 “최초 결제 시 5천원 할인” 등과 같은 할인 쿠폰을 뿌렸지만,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아 살아남는 서비스는 점점 좁혀지는 모양새다.

■간편결제 시장 이제는 소수정예 진검승부

카카오페이.

간편결제 시장의 춘추전국 시대가 저물고, 내년부터는 간편결제의 ‘끝판왕’을 두고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페이코, 삼성페이 정도만이 뜨거운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 플랫폼을 활용해 국내 간편결제 시장 대중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간편결제 시장을 둘러싼 공방에서도 카톡 플랫폼의 지원사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기준 카카오페이의 누적 가입자 수는 1천300만 명이며, 간편결제 누적 거래액 1조원을 돌파했다. 카카오페이를 통해 결제할 수 있는 가맹점 수는 총 1천300여개다.

주요 결제 가맹점으로는 카톡 선물하기, 카카오프렌즈, 신세계, 교보문고, 메가박스, 대한항공, 배달의민족 등이 있다. 전기, 가스 등과 같은 요금도 카카오페이 결제가 가능하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 측이 O2O 플랫폼 사업자로 전환을 선언한 만큼, 카카오 O2O 생태계에 들어오는 다양한 서비스에 기본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 한계로 지적받고 있는 가맹점 수가 O2O 플랫폼 구축으로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페이코.

마치 네이버가 네이버 쇼핑 내에 입정돼 있는 쇼핑몰에 네이버 페이를 쓸 수 있게 하는 것과 같이, 카카오 O2O 플랫폼 내 서비스에 카카오페이 결제 솔루션이 쓰이는 것이다.

NHN엔터테인먼트의 페이코는 총 20만여 곳에 달하는 막강한 가맹점 수를 앞세워 오프라인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작년 8월 서비스가 시작된 페이코는 가입자 수는 카카오페이의 절반(610만) 수준에 불과하지만 가맹 파워는 다른 회사보다 막강한 편이다. 이는 한 번 사용한 고객들이 계속해서 페이코를 사용하게 만드는 동력이 되고 있다.

또 티머니와의 제휴로 이미 오프라인 시장에 어느 정도 기반을 다진 페이코는 유명 편의점 등과 제휴해 자체 NFC 결제 단말기기를 보급해 나가고 있다. 이미 판교 등 일부 지역 편의점에서는 페이코 전용 결제 단말기가 시범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페이코의 610만 가입자 중 실 결제자수는 500만으로, 10월 기준 월평균 이용자는 약 100만명이다. 이는 전분기 대비 70% 증가한 수치다.

페이코는 앞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결제 서비스를 전국에 구축하고 가맹점을 더 빠르게 늘려 나가는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네이버페이.

국내 포털 서비스 1위 사업자인 네이버도 간편결제 시장에서 계속 두각을 나타낼 전망이다.

네이버페이는 올 2분기 기준 1천600만 가입자를 확보해 가장 많은 가입자를 지닌 간편결제 서비스로 발돋움했다. 이는 먼저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페이보다 300만명 가량 많은 수치다.

네이버는 쇼핑 영역을 강화하면서 네이버페이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많은 중소상인들이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려면 비용 문제와 복잡한 본인인증 등의 작업이 필요하다. 하지만 네이버 쇼핑에 입점한 상인들은 네이버페이를 도입함으로써 회원가입, 본인인증 등 소비자들이 불편 하는 여러 요소를 제거할 수 있다.

반대로 네이버는 다양한 쇼핑몰에서 발생되는 결제 정보를 모을 수 있고, 추후 이를 활용한 타킷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현재는 수수료 발생으로 인한 수익을 네이버가 거의 취하진 않지만, 향후에는 수수료 수익까지 챙길 수도 있다.

네이버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네이버페이 거래 규모가 8천7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 출시 이후 누적 거래 규모가 2조4천억원에 달한다고 공개했다. 카카오페이가 지난 10월10일 누적 결제 금액 1조원을 돌파한 것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 실적이 달성된 셈이다.

앞으로도 네이버는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검색-쇼핑-결제를 하나로 잇는 서비스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현재로써는 계획에 없지만 오프라인 진출도 원할 경우 관계사인 NHN엔터테인먼트와의 제휴로 손쉽게 뛰어들 수 있다.

삼성페이.

이 밖에 삼성전자의 삼성페이도 기대주 중 하나다. 삼성페이는 연내 러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등 3개국에 서비스를 출시해 총 10개국으로 출시 국가를 늘린다는 전략이다.

미국에서는 지난 달 위치기반 서비스를 통해 주변 상점의 할인 혜택과 쿠폰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와 연계한 새로운 서비스도 내놨다. 국내 누적 거래 금액은 2조원을 돌파했으며, 이 중 온라인 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25%다. 아직 오프라인 간편결제로서의 역할이 더 크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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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페이는 출시된 7개국에서 거래 건수 1억 건을 돌파했으며, 멤버십 카드 등록건수도 미국과 한국을 합쳐 400만 회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가 기능이 들어간 이용단말과 출시 국가를 확대해 간편결제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더 빠르게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막대한 자본력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 온오프라인 유통망과의 제휴를 더 빠르게 넓힐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