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내비 곳간 여는 네이버-카카오…왜?

구글지도 견제…빅데이터 경쟁력 강화 효과도

인터넷입력 :2016/12/06 09:58    수정: 2016/12/07 07:37

국내 양대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연이어 API 개방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는 최근 개발사들에게 내비게이션 API를 개방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앞서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도 앱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무료 사용량도 확대했다.

이처럼 네이버와 카카오가 연이어 API 개방에 나선 것은 구글의 국내 정밀 지도 반출 요구에 따른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이 내비게이션 전면 무료화로 성과를 낸 부분 역시 포털들의 행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네이버, 카카오 지도 API 무료 사용량 확대

얼마 전 네이버는 웹과 앱지도 API 무료 사용량을 일 20만 건(기존 앱 일 5천건, 웹 일 10만 건)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지도가 필요한 앱 개발사들은 네이버 지도 API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의 정책 변경 이후 맛집 검색 기업인 ‘다이닝코드’와 ‘식신’ 등 일부 O2O 스타트업들이 네이버 지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카카오도 지도 API 무료 사용량을 늘렸다. 기업 사용자들은 하루 30만 건, 개인 사용자들은 20만 건까지 쓸 수 있게 됐다. 카카오 지도 API는 여기어때, 직방, 쏘카 등 스타트업들이 사용 중이며 스타벅스, 지마켓 등도 이를 활용하고 있다.

카카오는 여기서 한발 더 나갔다. 그 동안 제한적으로 제공해 온 카카오내비의 길안내 API를 카카오 SDK에 추가, 카카오개발자 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 공개된 카카오내비 오픈 API는 ‘길안내 받기’와 ‘장소 공유’ 두 가지다.

클릭 한 번으로 선택한 위치로 바로 길안내를 받거나, 카카오내비로 장소 공유를 할 수 있다. 친구에게 특정 장소를 공유해주거나, 이동하는 경로와 같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개발사는 내비게이션 기능을 개발하지 않고도 자사 서비스 내에서 바로 길안내 서비스를 할 수 있다.

이 밖에 네이버와 카카오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지도 다국어 서비스와 올림픽 관련 공간정보 등 구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와 내비게이션 서비스 품질을 끌어올리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오픈 API 정책 왜?

구글지도의 위성사진 모드로 본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구글 본사 구글플렉스와 주변 지역.

업계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막대한 돈을 들여 힘들게 구축한 지도 및 교통 서비스를 다른 개발사에게 공개하는 이유에 대해 몇 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다.

가장 유력한 분석은 국내 정밀 지도 반출을 노려온 구글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란 것이다.

구글은 5000:1 정밀 지도 반출을 요구하면서 국내 스타트업들이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도 API를 개방하겠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정밀한 국내 지도 데이터가 확보되면 국내 스타트업들이 다양한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도록 자사가 갖고 있는 다양한 지도 관련 API를 개방하겠다는 뜻이다.

반면 국토부의 지도 반출 불허 판결이 나기 전까지 국내 기업과 정부는 안보 우려와, 7조5천억원 규모의 국내 공간정보관련 산업을 외국계 기업에게 통째로 넘겨줄 수 있다는 논리로 반대해 왔다.

이 과정에서 네이버와 카카오 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국내 지도 서비스 투자 노력이 부족했을 뿐 아니라 글로벌 트렌드에 맞지 않게 정보 개방에 인색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었다.

이에 국내 기업과 정부가 구글 지도 서비스에 반감만 드러낼 것이 아니라, 국내 지도 서비스 자체에 품질을 강화하고 개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SK텔레콤은 모바일 내비게이션 서비스 T맵을 전면 무료화 했다 (사진=SK텔레콤)

이 같은 이유로 네이버와 카카오가 지도 API 무료 사용량을 대폭 늘리고 오픈 API 정책을 적극적으로 전개한다는 풀이다.

또 다른 이유로 구글처럼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사용자 정보가 모이면 빅데이터를 활용한 정교한 서비스와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번 API 개방 정책이 시행됐다는 분석이다.

구글은 지난해 일본에서 진행된 인공지능 관련 기자 간담회에서 머신러닝 기술인 ‘텐서플로’를 경쟁사들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전면 개방하면서 전 세계 개발자와 과학자 커뮤니티와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글이 연구한 머신러닝 기술을 함께 사용함으로써 개발사들에게 도움을 주고, 구글 역시 외부의 참여 확산을 통해 구글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었다.

구글이 오픈소스로 개방한 머신러닝 기술 텐서플로.

SK텔레콤은 지난 7월 모바일 내비게이션 서비스 ‘T맵’을 타사 고객에게까지 전면 무료화 했다. 14년 간 축적된 교통 정보와 경로 안내 노하우를 무료화 한 것인데, 무료 서비스 100일 만에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300만 가까이 증가하는 결실을 맺었다. 이를 두고 회사는 실시간 교통정보의 정확도를 높이고, 다시 이용자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평가다.

이와 같은 취지와 목적에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API 개방과 무료화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관련기사

네이버 지도 도입을 결정한 국내 스타트업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오픈API 정책이 빠르게 도입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구글 지도 반출 요구 이슈가 하나의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상대적으로 정교한 네이버 지도를 도입해 사용자에게 선택권을 넓히고 서비스 품질을 높일 수 있게 된 점은 스타트업으로서 반가운 소식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도, 내비게이션뿐 아니라 채팅 상담, 음성인식 등 다양한 API를 공개하고 있다”며 “개방을 통한 협력과 상생, 이를 통해 자사의 빅데이터 경쟁력도 함께 높여나가는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