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한국 에듀테크, 이제 글로벌이 보인다

인터넷입력 :2016/11/25 11:34    수정: 2016/11/25 11:46

손경호 기자

스타트업들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졌음에도 ‘에듀케이션(Education)’과 ‘테크놀로지(Technology)’가 합쳐진, 이른바 에듀테크를 '주특기'로 하는 스타트업들이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넘보는 공격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국내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이러닝 시장은 2014년 3조2천142억원 수준으로 2005년 1조4천708억원에 비해 10년간 119% 성장했다. 최근 에듀테크 시장은 유아나 어린이용 콘텐츠 서비스 업체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분위기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1~2년 사이에 국내 에듀테크 회사들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었고 서비스 사용자 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에듀테크 기업들이 모바일에 익숙한 사용들에게 기술로 무장한 새로운 교육 서비스 경험을 제공한 것이 먹혀들었다는 평가다.

최신 기술과의 융합 가속

최근 에듀테크 서비스는 최신 기술과의 융합에 가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기반 에듀테크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뷰아이디어도 VR과 AR을 교육에 접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 중 하나다. VR과 AR, 홀로그램 기술을 활용해 종이책과 모바일을 연결하고, 이를 기반으로 과거에는 없던 교육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김하동 대표는 "VR과 AR을 교육에 활용하면 집중력과 발달 능력 향상에 좋다"고 전했다.

뷰아이디어 서비스는 안경 등 특별한 기기 없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앱만 깔면 VR이나 AR 경험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뷰아이디어가 판매하는 공룡 스케치북에 색을 칠하게 되면 모바일앱이 그걸 인식하고 이를 통해 사용자는 앱에서 VR이나 홀로그램 형태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뷰아이디어가 제공하는 공룡 스케치북

뷰아이디어는 현재 VR, AR, 홀로그램과 연동되는 책 18종을 제공 중이며 매년 5~7권 정도씩 종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책을 넘어 문구와 완구 제품과 연동한 서비스도 기획 중이다.

상호 작용 기술은 에듀테크 서비스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4천여편 이상의 유아놀이학습과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유엔젤도 교수법과 모바일 기술을 접목해 상호 작용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가 성장 비결임을 분명히 했다.

유엔젤의 핵심 서비스는 토모노트와 토모키즈다. 토모노트는 유치원, 어린이집 교수학습 통합 프로그램으로 교육 계획안, 상호 작용형 멀티 콘텐츠, 인쇄용 콘텐츠로 이뤄져 있다. 토모키즈는 유아 대사 놀이 학습 서비스로 앱북, VOD 동영상, 놀이학습 등으로 이뤄져 있다.

유엔젤은 상호 작용에 초점을 맞춘 교육 콘텐츠 UX제공에 주력하고 있다.

유아·아동 교육, 게임, 애니메이션 등의 온·오프라인 콘텐츠를 제작, 유통, 서비스하는 스마트스터디의 최근 행보도 주목된다.

이 회사 대표 상품인 핑크퐁은 자체 제작한 동요, 동화 등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를 기반으로 아이들에게 재미와 함께 교육적인 효과를 전달해 주는 유아·아동 교육 브랜드다. 핑크퐁 앱 시리즈는 현재 1억 5천만건에 달하는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를 기록 중이다. 미국, 영국, 중국, 홍콩, 싱가포르를 포함한 전세계 109개국 교육 카테고리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를 기반으로 스마트스터디는 2014년 76억, 2015년 95억원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17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공략도 확률높은 승부"

국내 에듀테크 업체들은 최근들어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에듀테크가 게임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는 한국 콘텐츠 사업이 될 수 있을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구체적인 성과물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스마트스터디는 글로벌 시장을 볼 때 국가 개념이 아니라 언어 개념으로 접근한다. 핑크퐁 콘텐츠의 경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쓰는 영어로 먼저 만들어지며 그 다음으로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 다국어 버전 콘텐츠를 제작된다.

회사측은 "현지 문화와 정서에 적합한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해당 문화권에 대한 경험이 많은 직원 및 외부 전문가를 통한 철저한 콘텐츠 감수를 진행하며, 미국과 중국 등 현지 스튜디오에서 원어민 성우 및 합창단을 활용해 녹음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핑크퐁 시리즈 사운드북 영문판

스마트스터디는 현재 미국 LA와 중국 상하이에 지사를 세웠다. 미국에선 아마존(앱스토어, 프라임비디오, 오픈마켓)과 유튜브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아마존 앱스토어에서 핑크퐁 앱시리즈가 아마존 앱스토어 유아교육 카테고리 부문 1, 2, 4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중국의 경우 로컬 앱마켓(360, 샤오미)과 포털 바이두,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유쿠와 중국 IPTV WASU 등에서 거점을 확보했다. 지난해에는 '펑펑후'라는 현지 이름으로 중국 영상콘텐츠 및 앱 시장에 진출했다. ‘핑크퐁' 시리즈는 중국 최대 동영상 사이트 유쿠(Youku)에서도 교육 카테고리 방영수 1위를 기록하는 등 이미 인기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스마트스터디는 텐센트 비디오 및 지역별 IPTV 플랫폼에 콘텐츠를 추가 공급하여 중국에서 콘텐츠 노출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한 동남아 진출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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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아이디어도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서비스를 선보인 경우다. 올해는 인도네시아에서 자사 콘텐츠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이끌어냈다. 김하동 대표는 "올해 인도네시아에서만 5억 원 정도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엔젤도 글로벌 시장 공략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회사 측은 "합작 법인 설립을 통해 중국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으며 베트남의 한 교육 회사에서도 유엔젤 서비스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