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의 비밀, IT기술로 풀었다

주최측-경찰 집계차이 확인…체류시간-유형도

인터넷입력 :2016/11/24 14:37    수정: 2016/11/28 14:41

주말마다 계속되고 있는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 참가자 수를 놓고 공방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9일엔 주최측이 "100만명에 육박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경찰은 "잘해야 25만명"이라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걸까? IT 기술을 활용해 측정한 결과 이 궁금증을 일부 풀 수 있었다.

조이코퍼레이션은 지난 19일 열린 4차 촛불집회 때 스마트폰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 무선 신호를 기반으로 집회 참가자 수를 측정했다. 당시 조이코퍼레이션은 광화문 촛불집회 현장을 다녀간 총 인원은 약 74만 명(오차 범위 ±10%)으로 추산됐다고 발표했다.

또 피크 타임인 저녁 7시~8시 사이에 집회 현장에 있었던 사람은 22만 명이었다고 밝혔다. (▶IT로 측정한 서울 촛불집회 참가자 ‘74만명’ 기사보기)

지난 19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4차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하야 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 (사진=뉴스1)

■“주최측-경찰 집계 방식에 따른 결과 차”

이 수치는 주최측이나 경찰 추산과는 얼마나 유사했을까?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양측 모두와 같으면서도 달랐다. 연인원은 주최측과 비슷했으며, 특정 시간대 인원은 경찰 추산에 근접했다.

주최측은 지난 주말 오후 8시 기준으로 광화문 집회 현장에 50만~60만 명이 머물렀다고 추산했다. 또 서울을 제외한 광주 대전 대구 부산 울산 전북 경남 충남 등 지방 대도시를 비롯한 등 전국 60여 개 지역에서는 35만 명이 모였다고 주장했다.

이런 추산을 토대로 집회 주최 측은 지난 주말 전국에서 총 85만~95만 명이 촛불을 들었다고 발표했다.

반면 경찰은 지난 주말 촛불 집회 참가자가 24만명이었다고 주장했다. 서울에서 17만 명, 지역 7만 명이었다는 게 경찰 측 집계였다.

시간대별 집회 참가자 수. (이하 사진제공=조이코퍼레이션)

주최측과 경찰 추산이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걸까? 스마트폰 무선 신호를 토대로 한 조이코퍼레이션 측정 결과에서 그 힌트를 찾을 수 있다.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이 주장한 대로 주최측과 경찰의 집계 방식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란 점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조이코퍼레이션 수치는 누적 인원 기준으로 할 경우 주최측 집계와 비슷하다. 반면 피크 타임만을 놓고 측정한 수치는 경찰 발표에 근접한 수치가 나온다.

일반적으로 주최 측은 촛불집회 현장에 한 번이라도 머물다 간 사람들을 전부 합산한다. 반면 경찰 측은 특정 시간대와 구간을 획정해 집회 참가자 수를 계산한다. 측정방식 자체가 확연하게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수치가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어느 한쪽이 맞고 틀리다를 논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것이 다시 한 번 입증된 셈이다.(▶참고 기사보기)

■시간 지날수록 청와대 쪽 인파 집중…일찍 올수록 오래 머물러

시간이 지날 수록 청와대 주변 지역에 더 많은 인파들이 모였다.

이번 무선신호로 분석한 4차 광화문 집회 결과에서 발견되는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도 있다.

먼저 집회 현장 인원을 시간대별로 살펴보면 오후 4~5시 집회 현장에 인원이 가장 많이 증가(26%)한다는 점이다. 또 피크 시간대는 저녁 7~8시 사이로, 이 때 22.7만 명이 현장에 머물렀던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시간이 지날수록 시청 일대에서 광화문 방향으로 인원이 증가한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무선 신호 분석 결과 오후 3시 시청 부근부터 인원이 급증하다, 오후 4시 차량통제가 시작된 시점부터 광화문 광장 부근 사람이 많아졌다.

이어 본격 집회가 시작된 저녁 6시엔 광화문 광장과 청계 광장, 시청 또한 인원이 가득 찼다. 나아가 저녁 9시 반이 되자 다른 지점들의 인구는 줄어든 반면 청와대 행진으로 인해 청와대와 가까운 지역에 많은 인파가 몰리는 것이 확인됐다.

일찍 온 사람일 수록 현장에 더 오래 머물렀다.

이 밖에 재미있는 결과는 일찍 온 사람일수록 집회 현장에 오래 머물렀다는 점이다. 집회 현장에 머물렀던 사람들의 평균 체류 시간은 약 80분으로, 1시간 미만 체류자가 53%로 가장 많았다. 1시간 이상 2시간 미만 체류자는 21%로, 2시간 미만 참가자들이 74%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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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2시간 미만 머물렀던 사람들은 본격 집회가 시작되는 저녁 6~7시 현장에 가장 많이 나타났고 ▲2시간~3시간 미만 체류자는 오후 5~6시 ▲3시간~4시간 미만 체류자는 오후 4~5시 ▲4시간 이상 장기 체류자는 오후 2~3시 사이에 현장을 찾았다.

조이코퍼레이션 측은 “이번 조사는 우리가 가진 기술을 통해 조금 더 정확하고 과학적인 인원 추산이 이루어질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 진행됐다”면서 “여러 가지 의미 있는 정보들이 분석됐지만 하나의 결과를 두고 양 진영이 서로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해석하는 것도 흥미로웠다”고 말했다.(▶조이코퍼레이션 블로그 방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