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카카오 O2O 플랫폼 참여 여부 저울질

"사용자 기반 강점이나 종속될 우려도 커"

인터넷입력 :2016/11/17 17:26    수정: 2016/11/17 17:27

카카오가 'O2O(온라인투오프라인) 플랫폼' 전략을 발표하면서 O2O 스타트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카카오 플랫폼과 협력할 것인가, 독자노선을 걸을 것인가가 고민의 내용이다. 양쪽 다 장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최근 두 차례에 걸쳐 'O2O 플랫폼' 전략을 공개했다.

지금까지는 카카오 서비스를 기반으로 다양한 O2O 사업을 직접 해왔으나, 앞으로는 일부 사업을 제외하고는 협력 기업들에게 플랫폼을 제공하는 쪽에 더 주력하겠다는 게 골자다. 직접 하게되는 O2O 사업은 이른바 '스마트모빌리티' 영역이다.

카카오택시를 비롯해 드라버, 지도, 버스, 지하철, 파킹 등 모빌리티(이동성)와 관련된 분야가 그것이다.

나머지 사업은 카카오가 플랫폼을 제공하고 협력 업체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 "서로 잘 할 수 있는 걸 하면서 힘을 합치자"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이와 관련 "각자가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했다"며 "많은 O2O 스타트업들이 사용자 확보, 결제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런 것들을 카카오가 해결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게임 for kakao'처럼 외부 O2O 서비스를 카카오톡 사용자들이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결정은 카카오의 O2O 사업 전략의 중대한 전환을 의미한다.

카카오는 그동안 각종 O2O 서비스를 직접 내놓을 계획을 밝히며 기존 스타트업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앞으로는 플랫폼을 제공해 스타트업들이 카카오톡 사용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카카오 정주환 부사장은 "모두 함께하는 O2O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며 "카카오 O2O 플랫폼을 통해 혁신적인 서비스들을 연결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숙박, 이사, 세탁, 장보기, 육아, 청소, 쇼핑, 커머스, 맛집, 헬스케어, 중고거래, 의류 등 여러 O2O 서비스가 이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O2O 스타트업 "카카오 필요한데 종속성 우려돼"

여러 O2O 스타트업이 카카오 플랫폼 참여를 놓고 고민하는 것은 일장일단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카카오의 사용자 기반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다.

그러나 서비스의 종속성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는 게 단점이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스타트업이다보니 사용자를 확보하기 위한 리소스가 한정된 탓에 카카오 O2O 플랫폼 합류에 대해 고민해 볼 것"이라면서도 "O2O 특성상 개성이 강한 서비스인데 플랫폼에 들어가 특색이 묻힐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오픈마켓이 제공하는 O2O 서비스 플랫폼에 들어가봤지만 큰 재미를 보진 못했다"며 "서비스 성격에 따라 제휴 성공 여부가 갈릴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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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O2O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일단 카카오의 세부적인 전략 공개와 관계 없이 플랫폼 함께 가는 방향이 맞는 지에 대해 고민이 크다"며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 카카오의 행보를 볼 때 입점 업체에 유리한 조건 만은 아닐 거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카카오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계획된 플러스친구 개편과 더불어 O2O 플랫폼도 준비될 것 같다"며 "생활 관련 O2O 서비스 기업들과 제휴를 해서 이들이 이전보다 쉽게 사용자를 확보하도록 돕고, 결제나 마케팅 인프라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