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임시주총, 갤노트7 처방전 쏟아져

"발화 원인 규명 총력…책임 철저히 가릴 것"

홈&모바일입력 :2016/10/27 12:11    수정: 2016/10/28 08:41

정현정, 조재환 기자

삼성전자가 27일 1988년 이후 28년 만에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에 대해 거듭 사과하는 한편 철저히 원인을 규명해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제조 공정의 내부 프로세스를 개선해 더 신뢰받는 브랜드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이날 임시주주총회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내이사 선임과 프린팅솔루션 사업부 분할 등 긴급 경영 현안을 처리하기 위해 열렸지만 이 안건은 무난히 통과되고 주주들의 관심은 이보다 갤럭시노트7 사태 수습 관련 로드맵에 더 집중됐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 사장은 27일 "갤럭시노트7에도 소비자를 위한 최고의 기술을 구현하고자 했으나 두 번에 걸쳐 배터리 이슈가 발생한 점에 대해 깊이 자성하고 있다"면서 "원인 규명을 위한 전면적인 조사를 진행 중이며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끝까지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해서 그 결과를 여러분께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모든 안건 상정이 끝난 이후 발언대에 오른 신종균 사장은 갤럭시노트7 발화원인 분석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고 후속대책을 묻는 주주들의 발언에 답변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자체 조사와 국내외 전문기관에 의뢰한 분석을 병행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을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

신 사장은 "교환 제품의 배터리는 (1차 판매 당시 문제가 된 삼성SDI 배터리가 아닌)전량 다른 업체 배터리가 사용된 만큼 이 시점에서는 배터리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번에는 가능성을 배터리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부분을 면밀히 조사하고 실수가 없는지 철저히 가리겠다"고 약속했다.

또 "자체 조사와 함께 독립적인 전문 기관에 조사를 의뢰해서 모든 가능성을 철저히 조사하고 있다"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프로세스와 관리 시스템을 뜯어 고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신종균 IT모바일(IM) 부문 사장이 27일 삼성전자 임시주주총회에서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 분석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사진=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권오현 부회장 역시 주총 과정에서 거듭 사과의 뜻을 밝히며 "갤럭시노트7 발화 사고에 대한 원인 파악이 아직 진행 중"이라면서 "사건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면 원인 분석이 끝나면 제3의 기관들에서 검증을 받아서 특별히 공지를 드리고 그에 걸맞는 책임소재 파악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노트7 관련 주주발언도 이어졌다.

특히 경제개혁연대 소장을 맡고 있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발언 기회를 얻어 주목을 받았다.

김 교수는 "갤럭시노트7 사태는 기술적인 차원의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삼성전자의 의사결정 구조와 경직적인 조직 문화가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이재용 부회장이 이사회 구성원이 된 만큼 조직문화와 지배구조 개선방안이 전문경영인이 아닌 최고의사결정권자의 입에서 직접 나와야 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오현 부회장은 "혁신을 빨리하고자 하는 마음 때문에 더 높은 차원의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 것은 경영진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재용 부회장이 이사회에 참여하게 된 만큼 책임경영의 기회로 삼고 M&A와 신규 사업 창출에 계기를 마련해서 주주 여러분들에게 보답하는 기회로 삼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삼성전자 협력업체에 근무 중이라는 한 주주는 "협력업체 관리에 있어서 대단히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서 "일선에 있는 직원들이 정기적, 비정기적으로 확인을 할 수 있도록 관리 시스템을 개선해야한다"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권 부회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중요한 부품이나 시스템에 대해 더욱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8월 미국 뉴욕에서 호평 속에 공개된 갤럭시노트7은 완성도 높은 디자인에 홍채인식·방수방진·모바일 결제·S펜 등 실용적인 혁신으로 시장과 소비자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출시 닷새 만에 충전 중 폭발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발화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달 2일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결함을 공식 인정하고 글로벌 시장에 풀린 250만대를 전량 회수해 새 제품으로 교환해주겠다고 발표하면서 사태가 일단락 되는듯 보였으나 이후에도 국내외에서 발화 사고가 잇따르면서 결국 지난 11일 단종이 결정됐다.

이날 삼성전자가 밝힌 내용에 따르면 총 159만대의 갤럭시노트7 1차 판매분 중 10월 25일까지 발화 사고 총 220건이 접수됐다. 이 중 실제 신고된 제품이 없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 것이 44건이며, 나머지 176건 중 시료를 입수한 117건을 확인한 결과 배터리 내부 소손 85건, 의도적 소손 및 외부 요인 15건, 소손이 아닌 것으로 판정된 것이 9건, 확인 중인 것이 8건이다.

2차 판매 당시에는 총 147만대의 갤럭시노트7이 판매했으며 이중 10월 25일까지 소손 사고 119건이 접수됐다. 이 중 신고된 제품이 없거나 연락이 닿지 않은 것이 3건이다. 나머지 116건 중 시료를 입수한 90건을 확인한 결과 배터리 내부 소손 55건, 의도적 소손 및 외부 요인 16건, 확인중인 것이 19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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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갤럭시노트7 발화에 대한 정확한 원인 규명과 지지부진한 교환을 제고가 당면 과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교환 및 환불 시한을 12월 31일로 정해놓고 있지만 국내의 경우 교환율이 15%를 밑도는 수준이다. 갤럭시노트7 발화에 대한 정확한 원인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내부 품질 점검 프로세스 전면 개편도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최우선 요소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