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인은 금불상을 어떻게 만들었을까?

국립중앙과학관 연구진, 고대 도금기술 구현

과학입력 :2016/10/24 15:56    수정: 2016/10/24 16:06

국내 연구진이 고대(古代) 금속문화의 정수인 도금(鍍金) 기술을 구현해내는데 성공했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매실산을 이용해 금속 표면을 부식시키고, 금(Au)-수은(Hg) 아말감기법을 활용해 옛 도금 기술을 찾아낸 것이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전통 도금기법을 되살리기 위해 현재 사용 중인 질산, 염산 등의 물질을 대체할 만한 물질 찾기(매실즙)와 적용, 도금금속인 금의 상태(금분과 금박) 등 여러 차례 실험을 시도한 바 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국립중앙과학관 연구진 윤용현 박사(전시관운영팀장)는경주 월지에서 출토된 금동삼존판불을 복원모델로 설정한 뒤, 금동삼존판불의 바탕금속인 청동(구리 89% : 주석 11%) 시편(2.3×3.5cm) 수십 개를 만들어 3차례에 걸친 단계별 아말감도금 실험을 진행해 가장 완벽한 도금 조건을 찾아냈다고 24일 밝혔다.

국립중앙과학관 전시관운영팀장인 윤용현 박사가 고대 도금기술을 찾아낸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윤 박사는 “질산과 매실산, 금분과 금박, 상온과 가온 등의 비교를 위해 30여개의 시편을 만들어 옛 도금기술에 가장 근접한 방법을 찾아냈다”며 “전통 금도금 방법인 매실산과 금분을 수은에 녹여 만든 아말감으로 신라 금동삼존판불을 원형에 맞게 복원하는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윤용현 박사가 사전실험을 통해 찾아낸 고대 도금기법과 금동삼존판불을 복원해 낸 과정을 사진으로 담은 것이다.

옛 도금 기술과 가장 근접한 상태를 찾기 위해 만들어 놓은 수십 개의 시편(청동)
줄질을 통해 금분을 만들고 있다.
열을 가하여 금-수은아말감을 만들고 있다.
옛 도금 기술로 완성된 금-수은 아말감의 모습
숯가루로 청동불의 표면을 닦고 있다.
청동불에 전통적 방법인 매실산으로 표면을 처리하고 있는 모습
청동불에 금아말감을 도포하는 모습
금아말감으로 도포 완료된 청동삼존판불
수은을 기화시켜 도금하기. 유리를 씌운 이유는 수은의 유해성분 때문이다.
금도금 후 표면 광쇠질 하기. 광 세질을 하지 않으면 금 특육의 광택이 없다
경주 월지에서 출토된 금동삼존판불을 옛 도금기법으로 복원한 모습

양성광 국립중앙과학관장은 “인류가 최초로 사용한 금속인 구리는 무른 단점이 있었기 때문에 주석을 합금해 더 단단한 청동을 만들었고 그 바탕 금속에 금도금을 해 금속문화를 꽃피웠다”며 “이 같은 신소재의 탄생이 새로운 기술 발전에 바탕이 됐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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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국립중앙과학관 겨레과학 전시에도 당시의 소재와 기술을 국민들께 보여 줄 수 있는 전시기법을 시도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연구진은 2014년도 ‘천공개물(天工開物)’과 구한말 헐버트 교수가 ‘KOREAN REVIEW’에 담은 동전주조기술 내용을 바탕으로 주물사 주조법에 의한 황동 상평통보 모전판을 복원한 바 있다. 이러한 금도금기술과 황동상평통보의 복원 등은 관련 학계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